2002-02-17 오후 4:32:25 Hit. 921
199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있는 지금도 PS는 여전히 대작 또는 수작이라 불릴 만한 타이틀을 양산해 내고 있는 것을 보면 과연 그 저력의 끝이 어딘지 궁금해진다.
이미 PS를 기반으로 했던 명작들이 PS2로 플랫폼을 바꿔 새로운 작품을 내놓았거나 현재 작품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도 PS에는 많은 작품들이 발매되고 있다. PS2가 발매로부터 1년이 넘은 지금까지 내놓은 타이틀은 약 150개를 조금 넘어선 숫자다. 그에 못지 않게 PS는 지금도 매달 10타이틀 이상을 꾸준히 발매해 오고 있다. 물론 그 중에는 베스트 염가판이란 이름으로 이전에 나왔던 작품들이 다시 발매되는 것들도 있지만 새롭게 개발된 게임의 숫자도 다른 게임기에 뒤지지 않는다.
이것으로만 보아도 아직까지 PS의 위력이 게임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어쩌면 군소 제작 업체에게는 개발비용에 대한 부담과 개발 노하우 부족이라는 2가지 부담감을 안고 PS2로 게임을 개발하기보다는 PS로의 개발이 더욱 편안하다는 것도 지금의 PS를 지탱해주는 힘이 되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소니가 닌텐도와 같이 써드파티에 대한 불합리한 폐쇄 정책에서 벗어나 보다 개방적인 개발 정책을 추구했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써드파티에 대한 정책의 변화 이외에도 PS의 등장은 게임 시장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과연 그 변화는 어떠한 것이었는지 그리고 그 변화를 주도했던 PS라는 하드웨어는 어떻게 탄생됐으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 PS의 하드웨어 변천사에 맞추어 정리해보도록 하자.
PS 기본 정보(PlayStation Specification)
CPU Processor : R3000A 32 bit RISC Clock : 33.8688MHz Performance : 30 MIPS Instruction Cache : 4 KB Data Cache : 1 KB BUS : 132 MB/sec OS ROM : 512 Kilobytes
Memory Main RAM : 2 Megabytes (16 Mbit) V-RAM : 1 Megabyte(8 Mbit) Sound RAM : 512K (4 Mbit) CD-ROM Buffer : 256K Oper. System ROM : 512K
Graphics Processing : 360,000 polygons/sec 1.5 million flat-shaded polygons/sec Color : 16.7 million colors(True Color) Max. Resolution : 640x480
Sound Processor : ADPCM, 24 channels Sampling Frequency : 44.1 Khz
PS의 사양은 최근의 DC와 PS2와 비교하면 매우 보잘것없지만 당시만 해도 소형 워크 스테이션과 맞먹는 다고 할 정도의 고사양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단순히 하드웨어의 스펙만을 가지고 세가의 새턴과 비교했을 때는 오히려 새턴 쪽이 더 장점이 있다고 할 수도 있다. 비디오 램의 용량도 상대적으로 적었고 사운드 채널과 램의 부족으로 새턴보다 잦은 로딩이 필요했고 같은 음질을 들려주기에는 보다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S가 새턴보다 게이머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역시 3D 구현 능력에서 앞섰기 때문일 것이다.
PS는 3차원 CG연산 전용칩 GTE(좌표변화 엔진)를 탑재해 이전의 가정용 게임기에서는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실시간 3차원 CG의 실현이 가능해졌고 GTE를 통해 대용량의 연산 처리를 고속으로 진행해 컨트롤러로부터의 입력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3차원 CG조작이 가능했다.
또한 PS는 기본적으로 동영상 재생 기능을 탑재하고 있었기에 CD 1매 37분(배속)/74분(표준속)의 동영상을 풀 화면?풀 칼라로 재생이 가능했다. 이 기능은 단지 그림과 소리를 재생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실사의 인간을 3차원 공간을 움직이게 하는 것도 가능했다. 이런 이유로 PS는 ‘폴리곤의 괴물’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메모리 카드의 등장.
사실 메모리 카드는 PS가 처음 발매되었을 때만 해도 도대체 이런게 왜 필요하냐라는 의견도 많이 있었다. 아무래도 게임기에 내장돼 있지 않고 별도로 구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게이머(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게이머가 메모리 카드의 장점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메모리 카드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휴대와 보관이 용이하여 파일의 공유도 편리할 뿐 아니라 추가로 구입하면 얼마든지 저장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메모리 카드에도 결정적인 단점은 존재한다. 이 메모리 카드는 15블록이라는 용량을 가지고 있다. 메모리 카드의 전체 용량이 약 1MB라고 하니까 한 블록의 용량은 약 128Kbyte가 된다.
이 블록을 이용한 메모리 카드는 하나의 세이브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은 편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불합리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어떤 게임이 10Kbyte의 저장공간을 필요로 할 때도 무조건 한 블록을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15개의 게임의 데이터가 모두 10Kbyte만 사용한다고 하면 결과적으로 그 몇 배나 되는 나머지 용량이 놀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게이머는 메모리 카드의 추가 구입을 위해서 추가 비용이 들게 되고 그만큼 소니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1997년 초에는 아날로그 스틱과 진동 기능을 내장한 아날로그 패드가 출시된다. 지금은 모든 게임 패드에 기본적으로 이러한 기능이 내장돼 있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패드의 출시와 함께 에이스 컴뱃 2같은 대응 게임도 출시돼 아날로그 패드의 수요를 촉진시킨다.
1997년 11월 6일 PS는 또 한번의 모델 체인지를 단행한다. 모델명은 SCPH-7000이며 이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 듀얼 쇼크가 동봉돼 있었다. 듀얼 쇼크는 기존 아날로그 스틱의 디자인을 개선하고 크기가 다른 두 개의 모터를 달아서 진동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들었다. 듀얼 쇼크의 등장으로 인해서 많은 게임이 진동 기능을 지원하게 됐으며 이후의 모든 게임기에는 이러한 기능이 표준으로 자리잡게 된다.
SCPH-7000은 이전까지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 받던 픽업도 개량돼 보다 안정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픽업의 개량으로 각종 복사 CD에 대한 인식률도 좋아져 누구나 마음놓고(?) 복사 CD를 사용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1997년 한해에 PS는 FF VII를 필두로 많은 양질의 소프트를 공급하여 하드웨어의 판매량을 크게 늘린다. 이 한해에 악마성 드라큘라 X, 그란 투리스모,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 등 많은 명작들이 PS 하드웨어 판매를 도왔다.
1997년 3월에 총 판매대수 650만대에서 1998년 3월 1,150만대로 늘어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전까지의 이년동안 팔았던 것을 단 한해에 팔아치우는 기염을 통한다. 같은 시기 닌텐도에서 출시한 N64의 누계 판매 대수는 300만대에 머물고 있었다.
1997년 말 국내 경제는 IMF 사태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 IMF의 영향은 여러 가지로 게이머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우선 환율이 높아지면서 소프트의 가격이 급상승하게 되고 가정 경제의 악화로 게이머의 주머니도 덩달아 얇아지게 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주변상황이 맞물려 이 때부터 국내 게임시장에는 복사 CD의 수요가 절대적으로 팽창하게 된다.
1999년 1월에는 일곱 번째 모델인 SCPH-7500이 판매된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98년 12월에 SCPH-7000을 구입한 직후여서 속이 무지 쓰렸던 기억을 지니고 있다. SCPH-7500의 경우 SCPH-7000과 큰 차이는 없었으나 가격이 15,000엔으로 인하됐다. 이 가격은 현재까지도 유지돼 오고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당시에 가격이 4,000엔 정도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그 혜택을 누릴 길이 요원했다는 점이다.
국내에는 SCPH-7500보다는 동시기에 미국의 내수용으로 발매된 SCPH-7501이 더 많이 들어와 있었다. 어느 모델이라도 10,000원 정도의 MOD칩만 달면 국가 인식 루틴을 제거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었다.
소니는 SCPH-7500의 발매와 함께 포켓 스테이션을 발매한다. 이 때는 원더스완이나 네오지오 포켓 등도 발매되며 휴대용 게임기 붐이 일어난 시기였다. 포켓 스테이션은 PS와의 연동이라는 무기와 귀여운 디자인으로 초기에는 많은 인기를 얻었으나 실질적으로 할 만한 소프트는 많지 않아 지금은 거의 사장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나마 어디서나 함께라는 게임이 포켓 스테이션에서 확실하게 킬러 타이틀의 역할을 해주었다.
1999년 2월에는 FF VIII이 발매된다. 발매 이전부터 화려한 CG 동영상으로 PS의 성능의 한계를 이끌어냈다는 평을 들었던 발매 이후에는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얻었다. 특히 이전부터 FF를 즐겨오던 시리즈의 코어 매니아에게는 FF의 이름을 빌려 내놓은 그래픽만 좋은 게임으로 인식되어진 게임이다.
FF VIII이 나왔을 때 국내에서는 여러 가지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는데 우선 이 FF VIII은 MOD칩 인식 프로그램인 RHP가 들어있어 복사칩이 들어있는 PS에서는 구동이 되질 않았다. 중요한 것은 정품 게임을 산 게이머도 복사칩이 달려있으면 구동이 되질 않았기에 큰 이슈가 됐다.
PS는 어느새 소니라는 그룹의 전체 수익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PS가 써온 그 찬란한 역사의 바통은 이제 PS2에 넘어갔다. PS2는 지금까지는 순항을 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올 여름 태풍과 함께 다가올 X박스와 게임큐브라는 거대한 암초를 맞이하여 과연 얼마나 잘 해쳐나갈 것인가가 궁금하다.
kangdongyo: -_-;;X-박스...-_-;; 그거 미국에서 만 인기 있고 이미 사장됬어 아시아 지역에서는 [09/0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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