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26 오후 11:02:33 Hit. 41105
NDSL용 닥터인 'R4'가 유통된다는 이유로 닌텐도 측이 용산전자상가와 오픈마켓에 게임기 판매를 중단한지 어느덧 2개월.... NDSL 품귀현상이 보이는 가운데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용산의 두꺼비상가를 찾아가 보았다.
용산에서는 NDS이나 NDSL라는 공식명칭보다는 닌텐도라는 호칭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닌텐도의 인기를 실감이라도 하듯 MP3와 카메라 위주의 판매점에서도 NDSL는 진열대 맨 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X박스360, PS3 등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NDSL이 없으면 왕따를 당한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두꺼비 던전의 한 게임매장에 들어갔다. "닌텐도 사려고 하는데..."하고 묻자 직원은 위 아래를 한번 훑어본 뒤 "뭐가 필요하시죠?"라고 되물었다. "NDSL 게임기하고 소프트웨어가 필요한데요"라고 답하자 "여기 중에 골라보세요"하며 직원은 매장 아랫쪽을 가르켰다.
블랙(품절), 화이트(품절), 실버, 핑크 등 여러가지 색상의 NDSL 게임기가 눈에 띄었다. 요즘 물량이 많이 딸려서 그런지 게임기 본체만 사려면 17만원에서 18만원 정도... 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게임은 어디 있느냐고 묻자 직원은 정품패키지들을 가리키며 "여기서 골라보세요"라고 답했다. "이거 말고 그거 요즘 많이 쓰는 거 있잖아요~"라고 웃으면서 말하자, 직원은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어떤 칩을 찾나요? ^-^ 게임이 들어있는 것을 찾나요? 아님 없어도 되나요?" 라고 대답했다. 그가 말하는 게임이 들어있지 않은 칩은 'R4'라는 닥터로 가격은 7만~8만원이었다. 참고로 중국 현지 가격은 2만5천원이다, 게다가 R4는 구형이라서 중국에서는 이미 생산이 중단된 제품이다. "중국에서 현재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닥터는 엠삼리(M3 DS real)다"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꾸~욱 참았다. 게임이 들어있다는 칩은 최근 인기가 급상승한 'DS TT' (일명 탁탁이)었다. 이 칩에는 30개 정도의 롬파일이 들어 있는 메모리카드가 동봉되어 팔리고 있었다. DS TT는 용산에서 9만원 ~ 10만원에 팔리고 있었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3만원 이하에 팔리고 있는 저가칩이다....;;;; "차이점이 뭔가요?"라고 능청스럽게 묻자, 점원은 "똑같아요. 그런데 인터넷으로 게임 받으려면 몇천원씩 들잖아요. 가격 차이는 별로 나지 않으니까 차라리 DS TT칩 사는게 낫지요" 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이지플래시'라는 칩도 있다고 했다. 다른 칩과의 차이를 묻자 'R4'의 경우, 게임 목록이 그냥 한글로만 쭉 나열된 것과 달리 그림 이미지 등이 나와 미관상 좋은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지파이브는 이미 구형이란 말야~~"라고 면상에 대고 말하고 싶었다....;;; R4, DS TT, M3 Real 등의 불법복제 카트리지는 닌텐도 게임을 공짜로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의미에서 '닌텐도 닥터(의사님, 명의)' 로 통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닌텐도가 용산에 물량공급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NDSL 게임기가 매장에 있다는 점이다. (블랙이나 화이트는 찾기 힘들다.) 점원의 말을 들어보니 닌텐도 본체는 마트나 대형 백화점에서 직접 공수해 온다고 한다. 어차피 닥터를 끼워서 팔면 마진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모음 ◆ NDSL, 물량 부족 "백화점 위주 유통"
닌텐도의 국내 유통사인 대원게임은 최근 NDSL용 불법복제 카트리지 제품인 'R4'가 유통된다는 이유로 용산전자상가에 이어 오픈마켓에 게임기인 NDSL의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대원게임은 수요에 비해 물량이 많지 않아 물량 조절을 했을 뿐 용산과 오픈마켓에 게임기 판매를 중단한 적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대원게임 송동석 부장은 "지난해에 비해 NDSL수요가 많이 늘었다"며 "공급은 한정돼 있는데 2~3배 수요가 늘어나니 물품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 부장은 "오픈마켓과 용산에 불법복제 제품에 대한 판매 자제를 부탁한 것은 사실"이라며 "한정 수량이다 보니 불법 복제 제품을 팔지 않는 백화점과 마트 위주로 물량 공급 우선 순위가 결정됐으며, 용산의 경우 90% 이상이 우리 정책에 협조하지 않아 2개월째 물품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2개월동안 닌텐도 공급이 되지 않았던 용산 전자상가 판매대에 즐비한 색색의 닌텐도게임기들의 출처는 과연 어디일까. NDSL의 경우 여느 게임기가 그렇듯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때문에 용산의 판매점들은 이 게임기를 백화점이나 마트 또는 옆 매장에서 제 값을 주고 구매하고 여기에 R4나 TT칩과 같은 불법복제 카트리지를 끼워서 팔고 있다는 것이다. R4나 TT의 경우 판매금액의 약 30~50%인 3만~4만원의 마진이 남기 때문에 훨씬 이득인 셈이다.
◆닌텐도 "유통 허가는 하고 관여는 안한다?" 오픈마켓과 용산전자상가 그리고 대원게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닌텐도코리아의 안이한 대책이 상황을 더욱 고조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닌텐도코리아측은 이 같은 갈등에 대해 "유통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통회사인 대원게임이 용산과 오픈마켓에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을 뿐, 어떤 식으로 유통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얘기다. 닌텐도 관계자는 심지어 몇 개의 유통사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유통에 관여하지 않아 알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닌텐도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닌텐도코리아의 허가가 필요한 데 몇 개의 유통사를 확보하고 있는 지 모른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닌텐도코리아는 결국 대외비밀이라며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X박스360이나 다른 게임기들은 불법 복제가 가능하지만 실제 라이브를 즐길수 없도록 보안이 돼있다"며 "하지만 닌텐도는 NDSL이나 위(Wii) 모두 보안에 취약한데 닌텐도 측에서 플랫폼 확대를 위해 불법복제에 대해 알면서도 방조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 아시아경제
참고로 2008년 2월까지 한국에서 판매된 NDSL은 약 250만대라고 한다. 소프트웨어 판매량은 다음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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