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6 오후 12:56:50 Hit. 6024
그래도 쏠림이 생기면 알리에 주문을 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알리에서 스틱 수령했고 어차피 교체하고 정품을 버리기로 판단했다면, 정품 스틱을 완전분해해 보는걸 권합니다.
깔끔하게 분해할 경우, 어지간한 쏠림은 거의 다 해결 가능합니다.
단 완전분해는 주의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파손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 스틱은 진짜 못쓰겠다 교체해야지... 하고 마음 먹었을 때, 그러니까 어차피 내다 버릴 상황이 되었을때 하는 걸 권합니다.
저 같은 경우 정품 스틱의 쏠림과 튀는 현상이 심해져서 답이 없다고 판단하고 알리에서 스틱을 샀는데 조작감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어떻게든 정품 스틱을 살리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뜯어보니 알리 제품은 속에 원가절감이 있더군요.)
그래서 알리에서 구입한 놈을 완전분해 연습용으로 썼고, 그 과정에서 몇 군데 부숴먹고 경험치를 쌓아 깔끔하게 분해할수 있게 되어 정품 스틱을 수리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처음 분해하시는 분은 파손의 위험성이 있으니 스페어를 준비하시던가 연습용 제물을 마련하는 편이 안전할수도 있습니다.
분해할 스틱과 뾰족한 도구를 준비합니다. 전 예전에 분해하다 해먹었던 알리에서 정품이라고 팔길래 샀던 스틱과 암살용 귀후비개를 쓸겁니다.
스틱 아래의 철판부터 제거해야 합니다. 스틱 양면에 저런 식으로 4군데 핀이 걸려 있는데 끄트머리에 날카로운 도구를 밀어넣으면 쉽게 들립니다. 안쪽에 스프링이 있으니 휙 잡아 빼지 말고 뒤집어 든 상태로 조심해서 열어주세요.
제거하면 스프링이 보입니다. 아날로그 쏠리면 여기까지는 많이 해보시는걸로...
여기서 할 수 있는 건 스프링 장력 조절로 헐거워진 탄성 복구하는 거랑, 하부 철판에 테이프 붙여서 틈새 없이 꽉 맞물리게 하기 두개입니다.
근데 사용한지 오래 되서 접점 자체가 산화된건 여기서 아무리 용을 써도 해결이 안됩니다.
스프링은 빼서 따로 잘 보관하시고 계속 분해합시다.
날카롭거나 뾰족한 물건으로 하부의 접합선 사이에 힘을 주어 찌르면, 케이스를 분해할수 있습니다.
이 때 중요한 포인트가 몇개 있는데
1. 여는 방향은 위의 사진처럼 열어야 합니다. 저 사진 뒷쪽의 회로가 새겨진 비닐은 케이스 상하에 고정되어서 분해가 안되는 부분이라 저 회로 부분을 경첩 삼아 열어야 합니다.
2. 케이스를 열 때 4방향의 높이가 적당히 수평이 되도록 돌려가면서 최대한 높게 벌린 다음 열어 주세요. 4군데 모서리에 프라모델처럼 핀이 있는 구조라서 한쪽만 벌린 다음 냅다 열면 반대쪽 핀이 뚝 부러져 버립니다... 이렇게 될 경우 청소 끝나고 닫아서 고정하려면 본드말고는 답이 없어서 두번다시 못 열게 됩니다.
3. 아날로그 스틱을 위에서 바라봤을 때 비타 본체와 나사로 체결하기 위한 부품 두개가 튀어나와 있는 방향이 있습니다. 그쪽 방향을 측면에서 관찰하면, 오른쪽 하부에 하단 케이스에서 돌출된 아주 작은 플라스틱 돌기를 필름이 물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자세히 봐야 보임)
케이스 열때 이 부분이 물려서 잘 안 열릴 경우 필름을 살짝 들어 주던지 바깥쪽에 칼집을 내던지 해서 돌기가 빠지도록 해 줘야 합니다.
위의 주의점들을 조심해서 열어줍시다. 이 스틱은 연습용으로 열다가 안쪽의 핀을 부러뜨려 먹었습니다. 깔끔하게 부러진 허연 자국...
금색의 부품은 그냥 빼면 빠집니다. 스프링의 장력을 스틱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전기적인 역할은 1도 하지 않습니다. 저기다 접점부활제 같은거 뿌려도 의미없으니 그냥 뺍시다.
X, Y를 담당하는 2개의 축 부품이 보입니다. 저 축에 달린 금속 핀이 필름에 인쇄된 회로 부위에 닿아 있는데 스틱을 움직이면 저 축이 회전하면서 닿는 부위가 달라져서 저항값 변화를 읽어들이는 듯 보입니다.
저렇게 막혀 있으니 스틱 윗쪽에서 실리콘 틈으로 부활제 뿌려도 잘 안 닿으니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플라스틱에 뭍어있는 흰색 물질은 때가 아니라 윤활유 역할을 하는 물질이니 닦아내지 맙시다.
저 축 부품들은 힘을 줘서 뺄 수 있는데, 이 때 축 부품 끝에 있는 저 얇은 금속 핀이 휘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저 부품들은 매우 얇아서 일단 휘면 원상복구 불가능합니다. 매우 정밀하게 각도가 맞춰져 있기 때문에 약간이라도 휘게 되면 아날로그 감도가 엉망이 됩니다.
분해할 생각이면 손으로 빼기 보다는 도구를 이용해 지렛대 원리로 조심스럽게 들어올리는걸 권합니다.
도저히 자신이 없을 경우, 그냥 여기서 분해를 멈추고 저 금속 부품 주위에 접점부활제를 분사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각각 스틱 몸체, 안쪽 축, 바깥쪽 축 부품입니다. 분해 순서는 사진에서 가장 오른쪽 부품부터 들어내고 하나씩 왼쪽으로...
저 축 부품들은 상하 생김새가 달라서 뒤집어 끼우거나 할 수 없습니다. 재조립시 원래 위치에 원래 각도대로 끼워야 하니 주의를...
여기서 정품과의 차이가 나오는데, 정품 스틱은 가장 오른쪽 부품의 색상이 아이보리색이고, 재질도 살짝 더 부드러운 연질 플라스틱입니다.
접점이 달린 흰색 부품은 검은색 몸체에서 분리가 되는데, 가급적 분리하지 마세요. 저걸 뒤집어 끼우게 되면 스틱의 중심축이 20~30 정도 이동해 버려서 다시 뜯어야 할수도 있습니다.
이건 알리에서 샀던 스틱에서 나온 거라 접점이 멀쩡한 편인데, 제가 사용하던 정품 스틱은 저 금속 접점이 검게 변색이 와 있었습니다. 접점이 무뎌져서 떨림과 튐 현상이 생겼던 거죠. 저 금속 핀을 세척해야 합니다. 핀이 민감하니 직접 뭔가로 닦을 생각은 접고 접점부활제를 써야 합니다.
접점에 대고 이런걸 끼얹어 줍니다.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회로 필름 중앙에 보면 ( ⊙ ) 이렇게 생긴 부분 보이시죠? 저 양쪽 검은 부분이 접점이니 저기다도 부활제 뿌려 줍니다.
X,Y축 두군데 다 뿌려줘야 합니다.
다 끝나면 분해의 역순으로 조립해 주면 됩니다.
조립시 아날로그 스틱에 축 부품 끼워 넣을 때 접점부 휘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플라스틱 케이스 닫을 때 필름이 사이에 끼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전 이렇게 수리한 이후로 떨림과 쏠림이 사라졌습니다.
사실 위의 과정을 보면 번거롭기도 하고 파손 위험성도 꽤 있어서
이런 짓 할 바엔 그냥 알리산 스틱 쓰는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저처럼 알리산 스틱의 조작감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정품 스틱만 가지고 쭉 버티고 싶으신 분들은 하는 법을 익혀둬도 나쁘진 않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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