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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간단평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다
Ginzaya
2010-11-03 오전 2:59:21 Hit. 2052
살인을 저지른 용의자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의 가족은 같은 죄를 지은 용의자일까 아니면 피해자일까?
일본 영화를 자주 보는 건 아니지만 가끔 사회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며 만든 영화들을 만나게 됩니다. 한국 영화에서도 사회 문제를 고민하며 만든 영화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사회적 약자인 가난한 자 혹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2009년에 상영된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다'는 제목을 가진 이 영화만큼의 고민을 주지는 못합니다.
여기 초등학생에 불과한 어린 여자아이를 죽인 18세에 불과한 살인자가 있습니다. 일본 사회에서 18세는 어른이 아닌 미성년자입니다. 그래서 공개적으로는 아니지만 경찰에서는 오랜 경험을 통해 미성년자 용의자의 가족들을 보호하는 일종의 편법을 행하고 있다는 말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렇다면 살인을 한 미성년자-지각 능력을 지닌 어른을 포함해서-의 가족은 과연 살인자와 같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죄인으로 여겨야 할까? 아니면 죽음을 당한 이와 같은 피해자로 여겨야 할까? 이런 고민을 감독은 쉽게 풀지 않습니다. 그리고 단적으로 어떤 것이 해답이라고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다만 사람들의 반응에 초점을 맞출 뿐입니다. 그리고 제목을 생각하도록 만듭니다.
살인을 한 용의자가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언론이 용의자의 집 앞에 모여듭니다. 미성년자인 용의자의 얼굴을 가려 경찰서로 옮깁니다. 이제 언론의 관심은 살인자가 아닌 가족에게로 향합니다. 하지만 집 안에 있는 경찰들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잠시 후 몇 사람이 더 집으로 들어옵니다. 구청의 공무원들이 용의자의 부모에게 서류에 이름을 쓸 것을 요구하며 그 자리에서 이혼서류를 완성합니다. 그리고 다시 결혼서류에 이름을 쓴 후 가족들의 성을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의 성으로 바꿉니다. 경찰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미성년자 용의자가 있을 경우 남아있는 가족들이 계속해서 피해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이들이 아닌 제 삼자인데 계속해서 남아있는 가족들을 쫓아다니며 살인자라고 손가락질을 합니다. 이런 직간접적인 비난으로 인해 남아있는 가족들이 자살을 선택하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영화에서도 잠시의 빈틈을 노린 어머니의 절망어린 자살을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영화는 용의자의 여동생과 형사에게 집중합니다. 이미 노련한 인터넷 사냥꾼(?)들을 통해 보호하고 있는 여동생의 이름 뿐만 아니라 사진과 이름까지 공개되었습니다. 형사의 이름과 사진도 역시 공개되었습니다. 홀로 남겨진 형사는 어떻게하든지 여동생을 사람들로부터 보호해주려 멀리 멀리 갑니다. 하지만 그곳까지도 이미 노출되었습니다. 여동생의 남자 친구에 의해서.
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하나둘 사람들이 그들이 묵고 있던 숙소 앞에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촬영하기 위해 손에 든 핸드폰은 멈추지 않고 마치 생중계라도 하듯 숨어있는 이들을 들추어내려 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형사는 끝까지 여동생을 지켜냅니다. 아무도 자신을 지켜주지 않는다고 실망하고 있던 여동생을 끝까지 지켜줍니다.
그러면 결론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금방이라도 살인자의 가족을 죽일 것처럼 드세게 일어났던 여론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잠잠해졌습니다.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또 다른 살인자의 가족이 생겼으니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생각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한국의 언론에서 자주 마녀사냥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죄가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후사정이 어떤지 역시 중요하지 않습니다. 진실 따위는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보이지 않는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만이라도 죽이고 싶은 누군가만 있으면 됩니다. 이미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던 연예인들이 그러하였고, 지금도 누군가가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죽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언젠가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왜 그런 거짓말을 퍼뜨렸냐고 하니까 대뜸 하는 말이 '그럴 줄은 몰랐다'는 한 마디였습니다. 처음 거짓말을 한 사람은 그저 재미로 했겠지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처럼 정말 누군가가 죽음의 문을 넘어가 버렸는데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지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영화와 동떨어진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어쩌면 우리 안에 잠재되어있는 본성이라는게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하는건 아닌지 하는 섬뜩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우리의 이웃을 지켜야 할까요? 가족은 내가 지키는게 당연한데 그러면 우리 이웃은 누가 지켜야 하는 겁니까? 쉽지 않은 질문입니다. 어쩌면 너무 어려운 영화를 만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나와 이웃 그리고 내가 속한 사회를 깊이 더 깊이 생각하도록 만든 영화였습니다.
만일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만일 저와 같은 공감대를 가졌다면... 더 깊이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네요
Lv.7 / 하사 . Ginzaya (korsinj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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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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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3 10:32:20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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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작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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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3 11:09:00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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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멍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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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3 13:40:57
미라이 넘 귀여워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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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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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3 14:22:56
좋은 정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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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chjin
추천
2010-11-03 14:35:50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댓글
슈카쿠
추천
2010-11-03 18:58:50
좋은 정보 언제나 감사 드려요
·댓글
독일감자
추천
2010-11-03 19:06:51
잘 보고 갑니다.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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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댕이파파
추천
2010-11-04 00:09:57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댓글
비트포비
추천
2010-11-04 18:00:50
좋은 리뷰 감사드립니다^^
·댓글
문수봉1
추천
2010-11-04 19:30:33
좋은 정보 감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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