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1 오후 3:28:14 Hit. 3065
크로싱 오버 (Crossing Over)
미국의 모순
<크로싱 오버>는 결국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미국이라는 나라가 불법 체류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모순을 드러낸다. 이것은 인종 편견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호주의 젊은 백인 여성도 체류가 어려워 이민국의 관리에게 몸을 팔게 되니 말이다. 오히려 이것은 자신들의 것을 빼앗기기 싫어하는 이익집단에 대한 이야기다.
하나 불편한 것은 다양한 갈등을 묘사하지만, 미국의 대표배우 해리슨 포드를 기용해 자신들의 나라가 희생을 감수하며 고민하고 있다고 내비치는 부분이다. 이것은 분명히 의도된 캐스팅이다. 그는 미국의 대통령 역할까지 소화하지 않았던가. 영화에 한 명의 유명 배우가 등장한다면, 사람들은 무엇에 비중을 둘 것인지 대략 예측이 가능하다. (레이 리요타야 악역을 자처했지만, 애슐리 쥬드 역시 미국의 선함을 연기한다)
그럼에도 <크로싱 오버>는 적당한 시점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9/11 이후 극도로 민감해진 반 이슬람 정서가 조금 객관적인 방향으로 흐를 때, 미국이 과연 진정 자유국가인가 캐물으며, 국경을 목숨 걸고 건너는 멕시코인들에 대해 이대로 괜찮으냐고 자책한다. 이런 질문들은 <크로싱 로드>가 이룬 성취가 분명하다.
영화에 표현된 화해의 손길이 가식적이고, 미국시민권을 취득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태도에는 불편하지만(행복하게 고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가? 미국만이 인간의 꿈이 실현되는 곳인가?), 적어도 사람들의 생각을 깨울 수는 있을 것이다.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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