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02 오후 2:05:07 Hit. 2696
내 나이 서른 중반...
가정에서도 버림받은 남편이고,
직장에서도 실패한 부하 직원이다.
어디서부터 꼬여 버렸을까...
혈기 왕성했던 젊은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세븐틴 어게인!
17 어게인 (17 Again, 2009)
소년은 어른이 되고 싶었고, 어른은 다시 소년으로 되돌아 가고 싶다?
인간이란 참 알다 가도 모를 존재다. 어렸을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듯이 어른은 다시 어릴때로 회귀하고 싶어진다.
어릴때는 그저 어른만 되면 더이상 부모님들의 싫은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고, 내 마음대로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으니까. 하지만 반대로 어른이 되고 나니, 사업과 인생의 실패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만 싶어진다. 마치 다시 그때로 되돌아가면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이...
<17 어게인>, 그리고 아직 즐사마 영화 삼매경엔 소개 되진 않았지만, <빅>이라는 영화.
한번쯤 눈여겨 볼만하다.
어릴때로 회귀하고 싶던 <17 어게인>과는 대조적으로
어른이 되고 싶었던 소년의 이야기. <빅>
'톰 행크스' 주연 추억의 영화로 손꼽히는 <빅>은, 작은 키 때문에 좋아하는 여자 친구와도 멀어지면서, 키 작은 꼬맹이 보다는 몸집이 큰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소년이 '졸타'라는 신비의 기계를 만나면서 아주 잠깐이지만 어른이 되는 경험을 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이 <17 어게인> 또한 어른이 다시 소년으로 회귀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낸다. 이 둘 영화의 공통점은 뭘까? <즐사마의 영화 삼매경> 105번째 시간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인생에서 실패한 중년의 남성, 다시 소년이 되다?!
30대 후반으로 치닿는, 서른 중반의 남성 '마이크 오도넬'은 인생의 실패한 중년 가장이다. 가정에서는 아이들의 짜증과 무관심을 받고, 심지어는 아내와도 이혼 직전의 상황까지 직면한다. 그리고 직장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지 못하는 상사들 때문에 진급도 못하고 언제나 부하 직원으로 지내는 현대 중년 남성들의 가슴을 후벼파는 위치에 있다.
한때 실력을 인정받았던 농구를 사랑 때문에 포기하고 이 위치까지 왔다고 한탄하며 남은 인생을 보내는 도중, 그에게 다시 한번 그 인생의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온다.
고등학교 모교를 찾아간 그는, 낯선 청소부와의 만남으로 자신의 20년전인 17세로 돌아가는데 성공한다.
나 좀 잘생김?
"내가 그랬잖아. 20년전엔 나도 잘나가는 꽃미남이었다고."
늘어지던 뱃살 대신에 '육팩'이 생기고, 쭈글쭈글한 얼굴 대신에 팽팽한 피부를 되찾고, 뛰는 건지 걷는건지도 몰랐던 육체는 어느새 혈기왕성한 그때 그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내 인생의 반환점이었던 17세. 좋아했던 농구를 포기하고, 사랑과 가정을 선택했던 그 시점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다시는 나와 같은 37세의 나를 만들지 않기 위해.
37세의 생각과, 17세의 몸을 가지고, 다시 고등학교로 고고씽~
"얼굴만 잘생기면 뭐해?
넌 유행이 20년도 지난 구석기 시대 아저씨라고."
마이크는 그의 절친, '네드 프리드만'에게 모든 사실을 알리고, 협조하길 부탁한다. 다름 아닌, 학교 입학을 위해 아빠 역할을 해달라는 것. 네드는 울며겨자 먹기로 친구를 도와주는데 주력한다.
이제 원하던 그때로 돌아왔겠다. 어떤 것 부터 시작하면 될까? 그래, 우선은 내 어릴때와 같이 농구를 시작하는 작은 아들부터 도와줘야겠군.
'아빠'일때는 함께 하지 못했던 시간을
정작 '친구'가 되어서야 할 수 있었다.
자녀들에겐 '아빠'가 아닌, '친구'로 다가 서자.
실제로도 우리는 아버지가 항상 따뜻한 말과 칭찬으로 우리를 격려해 주길 바랬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돌아오는 것은 아버지의 잔소리와 꾸짖음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아버지가 되어서도 우리 아버지가 그랬던 것 처럼,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항상 머릿속엔 친근한 아버지가 되어야지, 따뜻한 아버지가 되어야지 했지만, 실제로는 그게 쉽지 않다.
그렇다. 부모가 자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면 자신 먼저 '친구'가 되어야 한다.
아들은 단순해서 쉬운데 이놈의 큰 딸이 문제라는 거임...ㅠ.ㅠ
학교에서도 '꼴통'으로 알아주는 양아치와 입을 맞대고 살 정도로(?) 아직 사리분별이 부족해 사랑에 힘들어 하는 큰 딸. 마이크는 딸과 같은 시선인, 친구의 입장으로 다가가 보지만 쉽지 않다. 다가가자마자 딸이 문제를 파악하곤 큰소리와 잔소리부터 하게 되는 마이크. '아차, 난 아빠가 아닌데...'
후회하는 것은 이미 늦었다. 마이크의 잔소리에 뛰쳐 나가버리는 큰 딸.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하지만 이 와중에도 가장 중요한 문제인 자신과 아내와의 재결합도 중요했다. 자녀들의 문제는 어떻게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정작 가정을 꾸리게 되는 열쇠인 아내와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다면, 원점이나 다름 없다.
과연 마이크는 가정과 사랑, 그리고 직장의 꼬였던 문제를 어떻게 다시 풀어낼 수 있을까?<세븐틴 어게인>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싸모님~ 저와 한곡 땡기시죠."
"넌 학생이고, 난 아줌마야!"
영 화
즐사마의 한줄평
즐사마의 평점
세븐틴 어게인
꽃보다 가족!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에게 바친다.
★★★★☆ (8.0)
[파이널판타지아 닷컴]
작성자: 즐사마 (dkanfh@finalfantasia.com)파이널판타지아 닷컴 (http://finalfant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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