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0 오후 11:39:43 Hit. 2236
세상에는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과 같이 친절한 영웅만 있는게 아니다!
'핸콕'처럼 까~칠한 영웅도 있다!
핸콕 (Hancock, 2008)
우선 영화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좋은 영화 만들기란 정말 어려운 일같다. 한장면이라도 관객의 마음에 들지않으면 얼굴을 찡그리고, 또 스토리 구성이 썩연치 않다면, 아무리 멋진 배우들이 출연해도 영화는 쏟아지는 비판에 공격 당해야한다.
만약 관객의 10명 중 1명이라도 만족을 한다면, 영화를 떠나서 문화/예술 작품으로서는 분명 성공한 일일 것이다.
그에 비해 관객의 10명중 9명이 봤다면, 영화로서는 분명 대성공한 작품일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작 영화들 <타이타닉>, <터미네이터>, <스타워즈>, <쥬라기 공원>들 처럼.
이런 영화들처럼 분명 열이면 열은 대작영화라고 칭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모든 관객이 기립박수를 칠만한 이런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극찬을 해야할 일이며, 감독의 재량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으로써 이런 영화가 얼마나 대단한 가치를 지니는지, 또 몇십년만에 한번 등장할까말까한 대단한 영화임을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한번쯤 생각해봐야할 문제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서두로 시작했는가?
너무 아쉽다. 정말 아쉽다. 분명 <핸콕>은 이러한 대작 영화들과 어깨를 겨누며, 기타 영웅들(슈퍼맨, 배트맨등)을 제칠만한 자격이 있었던, '신세대 영웅'임에 틀림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역량을 가지고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점이 너무도 아쉽다.
'까칠한' 영웅 핸콕, 초반부는 10점만점에 10점짜리다.
일명 '핸콕(윌 스미스)'은 미국 L.A.에서 활약하는 슈퍼 히어로다. 하지만 그가 시민들을 위험해서 구출해줘도 시민들의 입에선 "멍청이", "머저리", "꼴통"이라는 소리만 나오게 된다.
핸콕은 말과 행동을 틱틱 던지면서 잘 해주고도 욕을 먹는 '영웅'이었다.
경찰도 잡지 못하는 차를 타고 도망가는 총기 강도를 슈퍼맨처럼 따라가서 그들의 뒷자석에 앉는다. 강도들은 핸콕을 알아보며 갖은 욕으로 당황해한다. 하지만 핸콕은 뒷자리에 여유롭게 앉아서 "더이상 떠들면 저녀석의 엉덩이에 네 머릴 꽂아주겠어."라며 오히려 까칠하게 나온다. 그리고는 강도들의 차를 하늘에 내던지며 강도들을 가지고 노는 아주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분명 사건은 해결했지만, 어쩐지 그가 지나고간 자리엔 강도들이 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피해만 남기고 간다.
전철을 몸에 정면으로 막고, 총에 맞고도 상처하나 남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핸콕을 그 누가 상대할 수 있을까. 따지고 보면, 오히려 강도보다 더 무서운 존재는 '핸콕'일지도 모른다. 아무도 그를 말릴 수 없으니까.
자기 멋대로 하고 싶은대로, 강도도 가지고 놀고, 지나가는 여자의 엉덩이도 만져도 누가 어떻게 할 수 없다. 그는 '핸콕'이니까.
"핸콕, 이제 그만 착하게 살고 영웅대접 좀 받자."
"아아, 그전에 우선 깜빵 좀 다녀와. 네가 지은 죄부터 청산해야지."
영화의 첫장면이 그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그는 시민들을 위기에서 구해주지만 반대로 시민들의 욕을 술로써 풀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그런 그에게도 기회가 찾아온다. '영웅대접'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우연히 구해줬던 PR 전문가 '레이 엠브레이(제이슨 베이트먼)'과 친분을 쌓게 되면서 그가 핸콕을 변화 시키려한다.
더이상 망나니처럼 굴지말고, 영웅 대접을 받고 살아가자는 것. 하지만 그전에 그가 LA전 지역을 놀이터마냥 뛰어놀면서 부쉈던 건물과 도로들에 대한 죄값 처리부터.
자유롭고 싶은 핸콕은 완강히 거부하지만, 이내 그의 말을 들어보기로 한다.
핸콕, 망나니 영웅이지만 실은 인정받고 싶은 외로운 영웅이다.
슈퍼 히어로들이 모두 그렇듯이 강한 힘을 가진반면, 일반인들과 어울리지 못해 항상 고독하게 일생을 보낸다. 민망한 쫄쫄이 바지나, 슈트를 입었던 기존의 영웅들은 그나마 시민들 속에 평범하게 보내지만, 이녀석은 그런 가면이나 쫄쫄이 옷을 입은 영웅들을 '호모'라고 부정하며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고 활약한다. 그리고는 끝내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툴툴거리며,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하고 돌아다닌다.
왜 학교에서 여자에게 못된 짓을 하는 남자아이나, 부모말 듣지 않고 말썽만 피우는 녀석들. 그 모두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 것이다. 단지 사람들과 친해지는 방법을 몰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못되게 구는 것.
핸콕도 마찬가지다. 실은 영웅소리 듣고 싶고, 사람들의 환호와 관심을 한껏 받고 싶은 그런 고독한 영웅이다.
망나니 영웅의 개과천선...
그때 갑자기 등장하는 애정전선?
망나니 영웅, 핸콕의 개과천선 교육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자신과 같은 라이벌이 등장한 것. '메리(샤를리즈 테론)'는 자신보다 동격체이면서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슈퍼우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이다. 초반부 까칠한 영웅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갱생기를 보여주려다가 갑자기 황당하게 등장한 라이벌과 그리고 애정전선은 영화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어 버린다.
이는 마치 '터미네이터1' 영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터미네이터4' 얘기를 하는 격이다.
중반부는 10점 만점에 5점~!
후반부는 10점만점에...1점.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진데는 '핸콕'의 매력을 채 다 보여주기도 전에, 그 뒷이야기를 보여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핸콕이라는 영웅의 매력은 아마도, 까칠하면서도 반항끼있는 자신만의 카리스마가 있는 그러한 독특한 영웅상일 것이다. 그러면서 관객은 영웅을 위협하는, 영웅의 힘과 필적하는 라이벌이나 악당과 맞써 싸우는 장면에서 진정한 그의 '영웅상'을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서의 핸콕은 그렇지 않다. 그와 필적할만한 상대가 있긴 하지만, 그의 썡뚱맞은 천년을 넘은 사랑이었을 뿐이며, 그를 위협하는 것은 단지 그가 약해졌을때 덤벼드는 하이에나들 뿐이다.
한편의 짧은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집어 넣으려했던, 욕심이 많았던 핸콕.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 '욕심이 많았던 <핸콕>'이라고.
차라리 다른 영웅물처럼 시리즈로 기획해서, 1편에는 까칠한 영웅에서 진정한 영웅으로 탈바꿈하는 그런 고뇌를 그린 고독한 영웅기를, 2편에는 그의 연인이나, 그의 힘에 필적하는 악당과의 싸움으로, <핸콕> 한편에 등장했던 소재들을 나누어서 묘사했으면 어땠을까.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많이드는 영화 <핸콕>이다.
<즐사마의 영화평점>
대만족 만족 보통 불만 대실망
핸콕(Hancock, 2008) ★★☆
연기 ★★★★ 액션 ★★★ 코믹 ★★★ 감동 ★★ 교훈 ★ 총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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