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1 오후 7:28:52 Hit. 2992
밑의 '유성의 인연' 관련 글에서 소개했던 동일 원작자의 작품을
영화로 만든 '용의자 X의 헌신'을 오늘 보고 왔습니다.
이 작품을 얘기 하기 전에
역시 동일한 원작자의 작품을 드라마로 만들어서 일본 내에서
좋은 시청률 속에서 종영한 '갈릴레오'라는 작품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군요.
'용의자 X의 헌신'은 드라마 '갈릴레오'의 스토리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기에..
(물론, 주요 출연진도 전부 그대로 나옵니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의 감상은 이 작품은 '갈릴레오'와는
다른 작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갈릴레오'에서 나왔던 비슷한 장면들과 음악들이 영화 속에서도 나오기는 하지만,
기존의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와
초짜 형사 우츠미 카오루가 알콩달콩 싸우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며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조금은 밝은 면이 있었다면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은 주인공과 새로 나오는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 테츠야와의
대결 및 약간은 음침한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탓인지 영화를 보기 전에는 드라마 '갈릴레오'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그다지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보게 되었는데,
보고 나서는 큰 스토리 연계성도 없을 뿐더러
(물론, 기존의 캐릭터들이 나오기 때문에 관계들에 대한 문제가 있긴 하지만
한편 보는데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오히려 '갈릴레오'의 후속작이라는
느낌보다는 새로운 작품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작품에 드라마의 인물들이
참조 출연한 느낌이 들 정도로 영화 한편으로써의 충실감에 더해졌던 것 같네요.
어쨌든, 스토리는 돈만 뜯어가는 전남편에게서 도망쳐서 도시락 가게를 운영하며
딸과 함께 살던 여인에게 남편이 찾아와 난동을 부리다가
실랑이가 벌어져 남편이 죽게 됩니다.
그리고 옆집에 살던 수학 교사인 이시가미 테츠야(츠츠미 신이치)는
두 모녀의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도와주게 되어 경찰의 수사망에서는 벗어나지만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친구이자 천재 수학자인 이시가미와 두 모녀의 범행을 예측하며
두 천재의 대결은 시작된다는 내용입죠.
등장인물을 보자면,
가수로써도 유명한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 역을 맡았네요.
드라마 '갈릴레오'를 본 이들은 다들 알고 있는대로 주인공입니다.
드라마 제목처럼 유카와 마나부의 별명은 갈릴레오죠.
물리학자로서 '있을 수 없다!!'는 말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드라마 중에서는 이걸 이용해서 사건을 맡게 하려고 형사 우츠미가 자주 사용하기도..^^)
드라마 '갈릴레오'로도 그렇고 기존에 가수로도 그렇고
상당히 유명한 인물이긴 하지만,
항상 무슨 설문만 하면 만년 2위라는 오명을 지고 살아온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바로 이 인물. 기무라 타쿠야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는 무슨 설문만 했다 하면 항상 1위에 오를 정도로
거의 독보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으며,
국내의 유명한 배우 원빈이 그를 닮았다 해서 일본과 한국 네티즌들이
싸우게까지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죠.
어쨌든, 드라마 '갈릴레오' 나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은 그에게 있어서
만년 2위의 오명을 약간이나마 덜게 해주는 일종의 촉매제 역할을
해주었지 않나 싶네요.
영화 자체가 천재 물리학자 vs. 천재 수학자였으므로 천재 물리학자 다음에는
당연히 천재 수학자가 나와야 할 듯.
츠츠미 신이치가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 테츠야 역을 맡았습니다.
드라마와 영화를 구별하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로 나옵니다.
천재 수학자이며 고등학교 교사이기도 하지만,
영화에서도 말했듯이 친구 한명 없는(유카와는 이시가미를 친구로 생각하지만...)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사는 굉장히 음침한 인물입니다.
그러나 사회와 단절되고 음침하다 해서 위험한 의미의 그것이 아니라
단지 너무 순수해서 세상의 드러운 것에 동화되지 못하는
그런 존재로써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왜 영화 제목이 '용의자 X의 헌신'인지를 정확히 알게 해주는 캐릭터이며
기존의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음침한 분위기와 눈물샘을 터뜨리게 해주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갠적으로 마지막 부분에 그가 우는 장면을 볼 때는 영화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흘러나오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었네요...ㅡ.ㅡ;)
그리고 가수이자 여배우인 시바사키 코우가 여형사 우츠미 카오루로 나옵니다.
솔직히 드라마에서는 주인공과 함께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영화에서는 중요한 역할보다는 극 중에서 고뇌하는 유카와를
보조해주는 역할로 나옵니다.
이 영화의 특징은 영화 광고에서부터 보여 줬듯이
(천재 물리학자 vs. 천재 수학자) 추리 영화면서도 관객에게
범인이 누군지를 밝힐 뿐만 아니라 극 중에서 조차
유카와와 범인이 서로 대치하고 선전포고를 하는 신선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런닝 타임이 2시간이었음에도 전혀 길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스토리의 전개가 잘 짜여졌던 수작이라고 평가하고 싶네요.
드라마 '갈릴레오'의 분위기를 기대한 분들에게는 다소 불만사항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파판지아 분들중에 보신 분들이 있으려나..??ㅡ.ㅡ;)
단지 한 편의 영화로 봤을 때는 재밌는 작품으로 간주할 수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건 갠적인 느낌일 뿐이지만,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연기도 멋졌지만,
츠츠미 신이치는 침울한 연기와 마지막에서의 눈물 연기는 놓쳐선 안될
명장면으로 만들 정도로 명연기를 펼치지 않았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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