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6 오전 12:24:43 Hit. 3579
건그리폰 1
세가세턴 중반기......
시장은 세가의 새턴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그리고 아직 발매되지 않은 닌텐도의 (그당시만 해도 돌풍의 핵이 될것이라 여겨졌던....) n64 가 쟁탈전을 벌이고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세가의 새턴은 메가드라이브의 실패를 거울삼아 상당히 착실한 서드파티를 구성하려 했고 ..그런 세가에게 어느누구보다도 힘이 되어준 제작사가 있었으니 ...앞서 말한 게임아츠입니다.
그당시만 해도 지금의 스퀘어나 남코같은 파괴력이 존재하는 제작사였고 과거부터 세가의 게임기를 위해 루나실버스타 , 실피드 등 주옥같은 게임들을 제공해온 세가의 일등공신 이었죠...
그러던 어느날 ..
게임아츠 에서는 독보적인 3d 메카엑션게임 "건그리폰" 을 발매하게 됩니다.
그당시 말라붙은 사막에서 독일의 레오파드3 로 설정된 탱크가 앙상하게 뼈만 남은 소의 두개골 짖밟으며 시작되는 동영상은 게임의 내용을 떠나 동영상 하나만으로도 유저들의 마음을 설래게 할정도 였죠......
(게임잡지에선 ..그동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유저도 있었다며 설레발을 쳤던 기억이 있군요)
우연한 기회에 플레이 해본 건그리폰은 세턴이라는 기기를 놓고 봤을땐 그야말로 마스터 피스 였습니다.
1. 현실감 - 건그리폰이 다른 메카엑션게임과 차원이 다른 게임이 된건 바로 이 "현실감" 넘치는 연출 때문입니다......식량과 에너지 위기로 황폐화된 근미래를 그리고 있으며 "메카" 즉, 로봇을 주인공으로 하지만 ...전투의 처절한 현장감을 통해 게임자체를 현대의 전장으로 묘사했습니다.
마치 로봇을 조종하는게 아니라 탱크나 장갑차를 조종하며, 전장의 한가운데 서서 어느구석에서 적의 포탄이 날아올지 모르고 .... 반대로 내가가진 포탄은 점차로 소모되어 재보급을 걱정해야하는 .......
그야말로 건담이나 마징가가 아닌 2차대전중의 쿠르츠크 한가운데 서있는 처절함....
2. 이러한 현실감을 더욱 배가시키는 무기 시스템 - 건그리폰은 설정상 근미래를 그리고 있기에 등장하는 무기조차도 우리에게 익숙한 병기가 등장합니다.....
역시 전장의 주무기는 전차병이었던 분들은 익히 들어보셨을 법한 apfsds 탄이나 heat 탄이 등장하고 기관포가 등장하며 토우나 메티스 비슷한 유도미사일이 등장합니다....
위기의 순간 대량으로 화력을 퍼붇는 결전병기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나마 다량의 포드형식의 로켓탄을 대량으로 쏟아부어 위기를 모면하는게 다입니다.
무기도 철저히 잔량이 존재하며 아껴쓰지 않으면 금방 포탄 떨어진 탱크꼴이 납니다....더현실적인건....."보급" 이란게 존재한다는 겁니다...
미션 시작전 세밀한 전술지도가 제공되며 브리핑되며 "보급" 에대한 부분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 게임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즉. ..." 000시간에 0분동안 보급이 제공되니 여건이 되면 활용하라" 뭐 이런식이죠....
이거...은근히 피튀깁니다.....
보급헬기가 다가오면 신호를 주는데.....그땐 앞뒤 볼것 없이 만사제치고 보급을 받기위해 전장을 이탈해야 합니다.....경우에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급이 워낙 절대적이어서 (최초 전장에 투입 되었을때 부터 소지한 탄약가지고 전투를 끝까지 치르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잔탄수량도 빡빡하고 상대할 적의 수도 적지 않은데다.....결정적으로 피탄을 당해 손실된 h.p를 회복해야 하기에......) 보급을 받지 않고선 끝가지 버티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3. 암울한 미래에서 오는 현실감
이게임의 무대는 몽고의 울란바톨 같은곳에서 시작합니다.....참 황당하기 그지없죠....어딘지도 모르지만 ...분명이 현실에 존재하는 장소
아군과 적의 기체도 명확한 형식명이 존재합니다....
마치 군대에서 " 26사단 3연대 1대대가 장비한 k1a1 전차" 라고 부르듯이 건그리폰의 메카닉도 아이들 만화에나 나올법한 "로봇" 이라는 명칭으로 호칭되는 경우는 절대 없습니다.
예를들면 "일본군 제11독립 기계화 여단 내의 xx중대 64식 awgs " 뭐 이런식입니다
그렇습니다.....전쟁을 그리고 있는 거죠.....좀..뭐하긴 하지만 ......일본군 입니다....그것도 평화헌법의 굴레때문에 정식으로 파병하지 못하고 pko 형식으로 파견된 ...그나마 주인공의 건그리폰 부대는 민감한 작전에 투입되어야 하기에 국가마크 (일장기) 를 지운 부대라는 설정이 잇더군요.....
우리가 보기엔 다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지만.....어쨌건 ....그만큼의 현실을 반영하고 만든 게임이라는 겁니다.
4. 현실감있는 난이도
이게임 ....어렵습니다...정말 어렵습니다......최소한 두번째 스테이지를 살아서 갈수 있어야만 비로소 게임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수 있습니다....
근데....어설픈 각오로 이게임을 접한다면 ....10중 8,9는 첫번째 스테이지에서 좌절입니다.
왜냐......
이게임을 현실적인 전투를 그리기 때문입니다.......아군의 건그리폰은 "무적의 로봇" 이 아니기때문에 ..........적과의 교전에서 얼마든지 "피탄" 당하고 "파괴될수있는" 병기 이기 때문에.....
또한 아군 로봇은 손가락에서 레이져 광선이 나가는 정의의 무적로봇이 아니기때문에 ...... 잔탄수를 헤아려 가며 지형지물을 활용해 은폐와 엄폐를 하고 적을 유인하여 각개격파 하며 신속한 이동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령하고 ....작전을 세우고 전술을 활용하지 않으면 살아남을수 조차 없습니다....
최소한 이정도의 경험 , 흔히 군대에서 말하는 짬밥이 되어야 이게임을 "즐길수 있는" 수준이 되는 거죠.....
오로지 현실감으로 시작해 현실감으 끝나는 메카엑션게임의 진수......이게 바로 건그리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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