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31 오전 12:36:35 Hit. 2558
내가 이 영화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일요일 티비에서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그 소개에서 인상깊었던 두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봉준호와 레오까락스....
우리 감독 봉준호야 다시 소개할 필요가 없겠지만
레오까락스는 나의 학창시절 '스크린'이니 '로드쇼'를 통해 전설처럼 동경하던 감독이었다.
그 시절 지방에선 절대 볼 수 없던 누델 바그의 영화들...
그리고 그 정점에 위치한다던 그의 작품들은 내게 하나의 꿈이었다.
나중에 퐁네프의 연인들만 간신히 극장에서 볼 수 있었고
인터넷이 발달된 지금에 이르러서야 그의 전작들을 구해 볼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감회가 남달랐다...
이번 영화 '도쿄'는 내게 이렇게 다가왔다.
왠지 쉽지 않은 감독들이 셋 모여서 도쿄를 주제로 만들어낸 영화...
미셀 공드리 감독은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던 감독이다.
나름 이름있는 감독이겠지만 나로선 그의 전작들을
하나도 접해보지 못한 상태라 큰 기대없이 영화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불만인 것은.. '인테리어 디자인'이라는 특이한 원제를
남녀주인공 이름으로 바꾼 것....
단조롭고 무미건조한 도쿄에서의 일상속에 여주인공의 자아 상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제목이었건만
수입사측에서 무슨 의도로 제목을 바꾼 것인지...ㅡ.ㅡ+
레오꺄락스감독과 단짝인 드니 라방이 주인공 역을 맡은 'Merde'
어느날 갑자기 도쿄 하수구에서 나타난 '광인'
그가 벌이는 일련의 사건들은 오로지 일본을 향한 절대적 반감들뿐이다.
마침내 체포되어 재판까지 받게 되지만
그를 심판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일본인들은 아니었나 보다...
두 외국인 감독의 에피소드가 상당히 당혹스럽고 난해하다면...
봉준호 감독의 '흔들리는 도쿄'는 친절하기까지 하다.
10년째 홀로 집안에서만 살아가는 남자의 독백으로 시작하는 이 에피소드는
앞의 작품들의 불친절함과 황당함에 질린 관객에게
가장 대중성과 오락성마저 갖춘 이야기였다.
히키코모리인 주인공에게 어느날 갑자기 접촉해오는 피자배달부 그녀....
둘의 극적인 만남은 조용하던 그의 삶을 흔들어 놓았고
그 여파일까 도쿄에 지진이 발생한다.
그리고 놀라 쓰러지는 그녀....
세 명의 감독이 각각의 눈으로 바라본 도쿄가 얼마나 흥미롭게 펼쳐지는지
두시간여 동안의 러닝타임동안 정신없이 바라볼 수 있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세 작품중 우리 감독의 작품이 가장 재밌었다는 거....
평범한 관객의 입장에선 역시나 아리송하고 끝맛이 씁쓸한 영화보다는
명쾌하고 단순하며 재밌는 영화가 제일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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