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마왕 (J) - 4시간 플레이 소감

소감/간단평

나와 마왕 (J) - 4시간 플레이 소감

프리네일

2008-05-09 오후 2:59:46 Hit. 4266

-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cqvTwlL8h74&feature=related

(게임이 기억나지 않으시는 분은 위의 '포인트 무료'로  링크된 TV광고를 구경해보세요) 
 
발매된 지 몇 년이나 지난 게임을,  사전에 플레이한 적도 없이, 
해본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보지 않고 구한다는 것은 상당한 모험입니다. 
 
하지만 게임보다는 일러스트를 좋아하는 저는 
단순히 게임 표지만 보고 구입을 결정하곤 하는데, 
늘 그렇지는 않지만 필자의 예감은 대부분 적중했었죠. 
(표지) 일러스트를 보고 느낌이 좋았던 게임 치고 실망을 맛봤던 적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나와 마왕' 역시 그런 이유에서 선택한 게임이었어요. 
그림자 마왕과 그 친구들(?)의 유쾌한 일러스트가 들어있는 표지, 
그리고 표지 뒷면에 나와있는 게임 스크린샷 역시 좋은 예감을 주더군요. 
 
그리고 어제 저녁까지 장장 4시간의 플레이를 해본 결과, 아주 만족스러운 게임이었어요. 
 
스토리는 이미 알려진 대로 
평범하다 못해 존재감마저 없는 듯한 소년이 우연히 마왕을만나고, 
그 마왕이 소년의 그림자에 기생하면서 소년과 함께 마왕으로 성장해간다는 흐름인데, 
표현하기에 따라서 음침+비열+야비하게 그릴 수도 있는 이 스토리가 
상당히 유쾌한 이벤트들과 함께 전개됩니다. 
 
캐릭터들은 모두 3D로 표현되며, 팔다리가 꽤 가늘고 '만화같은 표정(>_<)'도 자주 짓죠. 
게다가 캐릭터들 모두 진지한 면이 전혀 없으며, 농담따먹기같은 대사가 넘쳐흐르는데, 
이런 요소들이 모두 어우러져 이 게임을 유쾌하게 만들고 있지만, 
진지한 스토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게임을 피하시라고 권해드려야겠네요. 
 
그리고 게임은 당연 RPG이며, 
전투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7을 연상케 하는 ATB 시스템으로 진행됩니다. 
전투를 비롯해 모든 메뉴의 형태와 구성이 독특하게 되어 있는데, 
생소하긴 해도 적응되면 이상할 것도 없다는.. 신기한 시스템이죠.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주인공의 레벨이 낮은 시절에도 
공격 데미지가 두 자릿수로 나와서 시원한 느낌을 준다는 거였어요. 
게다가 통상공격을 가해도 여러 번 연타로 공격하는 연출을 더해 주므로, 
화려한 전투'를 위해 불필요한 필살기를 난사할 필요도 없죠. 
파판 3 패미컴 버전에서 맛보던, 그리운 쾌감이라고나 할까요.. 
 
그 뿐 아니라~!! 주인공 고향이 아닌 이상 
얼마가 되었건 반드시 돈을 받아야만 재워주는 다른 게임의 여관들과는 달리, 
이 게임은 여관에 가서도 거저 잘 수 있다. 이 얼마나 인심 좋은 게임인가요~ 
 
물론 이 게임에도 아쉬운 점들은 많이 있었어요. 
 
우선 세이브를 하려면 반드시 고향집의 자기 방이나 여관에서만 할 수 있다는 점; 
이 게임은 그다지 멀리 이동하는 일도 없고, 
각 장마다 주어진 미션을 달성하면 끝나는 방식으로 되어 있지만.. 
저처럼 수시로 세이브해야 안심하는 사람들에게, 이 제약은 엄청난 불편과 불안 덩어리예요. 
뭔가 일어날 것 같거나, 던전에 들어가기로 결심하면 
반드시 만사 제치고 여관으로 뛰어가야 했거든요... 
 
그리고 전투시 적이 여럿 있을 경우에는 특정한 상대를 지정해서 공격할 수 없어요. 
ATB 시스템을 채용했으면서도 공격하기 직전의 적을 먼저 공격한다거나, 
여러 적들 중에 가장 강하거나 위험한 적 하나를 아군 여러 명이 집중공격하는 등 
'전략적인 전투'를 펼칠 수가 없다는 이야기죠. 
 
저야 아직 게임 초반이니 이런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지만, 
대개의 게임이 그렇듯 진행하면 할 수록 돌아다닐 지역과 던전이 점차 확장되어갈 테고, 
전투에서도 전략적인 고려가 필요할 터인데, 그 때엔 어찌해야 할 지 막막하더군요. 
 
하지만 전반적인 평가를 내려본다면, 이 게임은... 
어렵거나 진지한 구석 없이 그저 유쾌하게 RPG를 즐겨보려는 사람들을 위해 
제작된 게임으로 보여요. 
아직까지 살펴본 바로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나 라 퓌셀/디스가이아 등등처럼 
흉악한 레벨/아이템 노가다까지는 필요 없어 보이거든요. 
 
파판 6 이후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노가다를 강요하는 파판 시리즈의 추세에 질려 
파판 6 이후 완전히 손을 떼어버린 저로서는.. 멀티엔딩이야 어쩔 수 없다 쳐도,  
득템을 미끼로 노가다를 강요하는 요소는 좀 없었으면 해요. 
전투종족 사이야 인도 아니고, 반복전투에 수백 시간씩 쏟아부으면 지치거든요.  
 
맹목적으로 선호하는 제작사도 없고,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대상을 기피하는 저로서는 
스퀘어-에닉스 집단의 '대작 RPG'보다는 
다양한 제작사의 '정성 들인 RPG'들을 접하는 것이 훨씬 더 반가워요. 
 
'메이저'로 분류되기는 힘들지만 
꾸준히 자신들의 분야에서 명성을 일궈가는 가스트와 니폰이치 소프트, 
그리고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RPG를 내놓는 기타 회사들.. 
이런 회사들이 있기에, 저 같은 '마이너' 유저들도 패드를 놓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마이너 제작사들, 화이팅~!!

Lv.8 / 중사 . 프리네일 (primu)

( 583 / 1000 ) 58%

포 인 트 : 3583 P
가 입 일 : 2006-02-23 오후 10: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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