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8 오후 2:10:38 Hit. 3056
더 게임. 우선 처음부터 같은 영화로 똑같은 리뷰를 세번이나 우려먹을 의도는 아니었습니다만, 회원분인 "finalpro"님의 요청에 의해 스포일러가 첨가된 리뷰를 작성할 예정입니다. 영화를 관람하지 않은 분들께는 강력한 네타가 될 수도 있으니 염려가 있으신분은 열람을 피해주시길 바라며, "어차피 이 영화 보기를 포기 했으니 상관없다" 라는 분만 즐사마와 함께 영화를 조금이나마 파헤쳐 보도록 합시다.
Step 1. 시작을 알리는 "더 게임".
영화의 시작은, 대학로에서 초상화를 그려주고 일정 금액을 받는 평범한 대학생으로 나오는 민희도(신하균 분)의 일상을 보여준다. 그에게는 여자친구(이은성 분)가 있으며, 순수한 청년 신하균은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대학로에서의 한때를 즐겁게 보내고 있다. 그때, 의문의 노인 강노식(변희봉 분)이 민희도에게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 달라하고, 수표를 건네주는 센스를 발휘한다. 민희도는 거슬러줄 잔돈(지갑에는 몇 천원만이...-_-)을 찾는척 하는데, 이미 강노식은 사라진 뒤였다.
-바로 이 영화의 첫부분에서 우리는 강노식(변희봉)이 민희도(신하균)를 노린 이유나, 무언가 사건의 결말과 복선이 연결 되있을거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일련의 감독의 낚시였던 듯 싶다. -_- 후반에 가봐야 이 장면은 다른 사건들과 큰 연관성이 없으며, 또한 초상화를 그려주는 대상이 강노식이 아닌 다른 행인이었어도 내용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즉, 강노식의 첫출연은 별 의미 없다는 거~
Step 2. 드디어 자신의 몸을 건 내기가 시작되는, "더 게임".
얼마지나지않아, 민희도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온다. 바로 강노식의 전화. 강노식이라는 노인은 현재 자신의 친구와 내기중이었는데, 내기의 내용은 대략 아무 핸드폰 전화번호를 찍어서 받는 상대방이 '여자냐, 남자냐'의 여부를 맞히는 것. 그 전화를 남자인 민희도가 받아주는 덕택에, 강노식이 승리하였다는 말. 그로인해, 강노식의 정체가 밝혀지는 대저택에 민희도는 초청 받게 된다.
그리고 갑자기 민희도에게 내기를 제안하는 강노식. 자신의 쇠약한 몸 대신, 젊은 몸을 가진 민희도의 몸과, 자신의 재산의 일부를 걸고 전화 내기를 하자고 제안한다.
민희도는 자신의 여자친구가 사채빚에 시달리는 통에, 어쩔 수 없이 제안을 받아 드리게 되는데... 과연 민희도는 이 말도 안되는 전화 내기에서 이겨, 억소리 나는 돈을 챙길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첫번째 내기에서는 강노식의 승리. 이 전화 내기에는 몇가지 트릭이 있었던 것 같다. 총 3개의 핸드폰에서 아무 것을 골라, 각자 서로 핸드폰 번호 하나씩 부르는 방식이었는데, 영화에서 보이듯이 '트랜스 젠더'가 받을 확률은 몇천만분의 1이 아닐까 생각된다. -_-;;
즉, 민희도가 여자든 남자든 어떤것을 골라도 받는 사람이 트랜스 젠더이니, 남자나 여자 아무거나 대답을 해도 무방하다는 것. 또한 이 3개의 전화와 랜덤 번호는 아무 의미 없는 것 같으며, 3개중 아무 전화를 걸어도 무조건 이 트랜스젠더에게 전화가 가도록 설치된 트릭이었던 것같다.
더욱이 영화 중간의 강노식의 대화에서도 "내기의 조작이 약간 있었지만..."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민희도와의 내기에서는 '몸'을 노리고 비겁한 수를 썼음을 알 수 있다.
Step 3. 변희봉과 신하균의 몸이 바뀌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더 게임".
서로 간의 몸이 바뀌는 부분부터가 영화가 말하려는 진짜 시작인 셈. 실제로 이런 시술은 불가능 하겠지만, 영화는 '뇌이식 수술은 가능하다'라는 전제하에 시작한 듯 보인다. 어찌되었든 이식 수술은 가히 성공적. 뇌와 척추를 서로 교환하며, 이제 강노식은 민희도의 젊은 몸을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모습에서 강노식의 친구는 강한 거부반응을 일으키며, 그의 야욕을 꼬집는다. 반면, 실제로 몸을 바꿀거란 것을 생각지도 못했던 민희도는 늙은 자신의 모습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한다.
-바로 이 부분. 강노식(변희봉)의 젊은 몸을 되찾은 모습에서는 꽤나 인상깊은 모습이 연출되었지만, 민희도(신하균)의 모습에서는 그저 지루한 모습으로만 일관할 뿐이다. 물론 몸이 강제로 뒤바뀐 것은 충분히 고통스러운 일이겠지만, 대사도 없는 표정연기로만 타임을 길게 잡기 때문에, 관객입장에서는 지루해 질 수 밖에 없다. 좀 더 사실적인 구도를 넣어서, 관객이 그 신하균의 입장이 된 것 처럼 이야기를 이끌어 냈다면 이 장면이 좀 더 다가오지 않았을까.
Step 4. 다시 자신의 몸을 되찾기 위한 신하균의 처절한 몸부림, "더 게임". 강노식의 몸을 갖게된 민희도에게 믿을 만한 존재, 혈육이라고는 도박에 쩔은 양아치로 표현되는, 삼촌(손현주 분)뿐... 여차저차해서 자신임을 알리는데는 성공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몸을 되찾느냐는 것. 한가지 떠오른 것은, 금융계의 대부, 전 부인이었던 돈에 살고 죽는 여자 이혜린(이혜영 분)과 손을 잡고, 민희도 자신이 강노식 연기를 해내어, 강노식에게 일타를 먹인 다는 것. 그 수밖에는 없었다.
-배우들의 명연기들이 일품이었지만, 너무 변희봉과 신하균의 대립구도에 신경쓴 나머지, 충분히 명조연을 해낼 수 있었던, 그 외의 배우들은 '엑스트라'급으로 취급되며, 의미없는 캐릭터들로 전락해 버린다.
충분히 이혜영이나, 손현주들의 캐릭터들은 신하균과 손을 잡고, 강노식에게 일타를 가할 것으로 영화는 그려지고 있으나, 후반부를 달려가는 도중 모두 중간 하차해 버리는 황당한 시츄에이션. 이럴거면 왜 이 캐릭터들을 집어 넣었을까? 없어도 그만인 캐릭터들인데 말이지.
Step 5. 민희도에게 더이상의 선택은 없다. 두번째 "더 게임".
민희도, 그의 계획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다시 초점은 강노식과 민희도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궁지에 내몰린 민희도는 절규하며, 다시한번 내기 할 것을 제안한다. 이번에는 자신의 '기억'을 걸고. 민희도의 몸으로 그의 인생을 살던 강노식은 지금껏 자신이 부와 명예는 있었지만, 정작 제대로 된 '사랑'은 해본 적이 없었음에, 민희도의 여자친구(이은성 분)을 마음에 두게 된다.
민희도의 '몸', 그리고 민희도의 '기억'만 있으면, 이제 강노식이 아닌, '민희도'가 되어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을터.
하지만 자신이 내기에서 지면, 반대로 몸을 다시 내주어야 하는 상황. 약간 강노식에게 불리한 조건이었지만, 이 정도의 배팅은 되어야 게임 할맛이 생긴다는 강노식의 이유 모를 자신감에서 다시한번 그들의 전화 내기가 시작된다. 전화벨이 울리면서...심장을 조여오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이번에도 민희도의 선택은 여자, 강노식은 남자다. 과연 승부는...?
Step 6. 사실은 한 명 더, 게임을 하고 있었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더 게임". 화면은 다시 영화의 처음, 대학로를 비춰준다. 그림을 그리다가 꾸벅꾸벅 조는 민희도. 아직은 그가 '강노식'인지 '민희도'인지는 관객들이 모르는 상황.
여자친구가 "커피 뽑아올께"라는 말의 대답으로 민희도는 평상시에 자신이 주로 말 하던 "나는 자판기 커피"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여자친구의 대답, "그러는거 보니, 우리 오빠가 맞긴 맞나보네."
앗, 그렇다면 민희도가 결국 마지막 게임에서는 이겨서 다시 몸을 되찾았나?
그러나 그렇게 게임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을 관객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여자친구가 커피를 뽑으러 간 뒤, 담배를 꺼내어 지면에 톡톡 쳐내더니 입에 물고는 성냥으로 불을 붙인다.
이것은 강노식의 평소 담배필 때의 버릇...그렇다면, 이것이 반전. 강노식이 다시한번 게임을 이겼다는 것인가? 결국 민희도라는 존재는 세상에서 사라지고, 강노식이 차지하게 되는 것일까...?
하지만 영화는 마지막 하나의 장면을 더 보여주면서 끝을 맺게 된다.
이 장면은 시술을 하는 장면인데, 뇌를 꺼내기 위해 누웠던 처음 자세와는 달리, 이 장면에서는 정면을 바라보고 눕는다. 즉, 뇌에 정면에 있는 기억을 담당하는 기관을 이식하는 것. 이것은 두번째 게임에서 걸었던 내기의 조건이다. 즉, 두번째 게임도 강노식의 승리라는 것인데...
이때 시술을 하는 담당 의사(거론한바는 없지만, 실제 영화에서도 여러번 등장하며, 첫번째 시술도 이 분이 했었고, 강노식에게 붙잡혀있는 일종의 부하라고 생각하면 된다.)와의 대화가 있다.
이제 자신을 놓아달라고, 그도 도박의 빚이 진 신세였기 때문에, 그것을 도와주는 강노식에게 저당 잡혀 있었다는 것이다.
그 의사는 마취 주사를 강노식에게 놓으며 말했다.
골수 이식은 상대방과 조직이 100% 일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즉, 처음부터 강노식과 민희도의 시술 성공은 우연이 아니라, 우연을 가장한 계획된 일이었다는 것이다.
덧붙여 혈연 관계가 아니면 일치는 불가능 하다...라고 의사는 밝힌다.
눈물을 흘리는 강노식. 그제서야 알게된다. 자신은 자기 아들의 인생을 짓밟고, 죽이고, 또한 그의 인생을 빼앗아 버린 짓을 해버렸다는 것... 하지만 마취제의 효력 때문에 점차 정신이 혼미해지고... 강노식이라는 '기억'의 존재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린다. (강노식의 '기억'은 민희도의 기억으로 대체되기 때문)
-영화의 반전은 이 마지막에서 밝혀진다. 의사의 말을 좀 더 풀이 해보자면,(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자신을 부하 부려먹는, 이 저당 잡힌 인생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의사는, 강노식에게 솔깃한 제안으로 몸을 바꿀 수 있는 시술을 할 수 있으며, 그에 딱 맞는 몸을 구해 놨다고 말했을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미리 구해 놓은 몸은 '민희도'이며 의사가 일부러 복수를 하기 위해 찾은 혈연관계 (강노식이 젊었을떄 계집질을 하면서 벌여놓은 결과라고 추론한다)라는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처음의 민희도와 강노식의 대학로 만남도 어느정도 연결이 가능하며, 처음부터 민희도에 대해 알고 있었고,(물론 강노식은 혈연이라는 건 모르겠지만) 그에게 연락 할 수 있었다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내기란 것은 거짓일뿐, 계획된 '몸'을 바꾸기 위한 '게임'이 었던 것이며, 반전이라는 것은 여기서 의사가 개입되어, 자신을 부려먹은 강노식에게 일련의 복수, 자신이 오른팔임을 감안하면, 기억 시술로 인해서, '강노식'이라는 존재가 사라지니, 자신이 대부분의 재산을 가로챌 수 있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 추측된다.
그렇다 할지라도 영화를 막상 보고나서는 이 반전의 떡밥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앞서 말했지만 이 것은 불확실한 추론일 뿐이다. 정확한 스토리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영화에서 이렇다할 제대로 된 개연성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반전에서 관객은 놀라야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바로 전의 화면에서 조차 민희도의 모습에서 진짜 희도인지, 노식인지 구분도 안간 상태에서 갑작스레 "아임 유어 파더"라는 황당한 떡밥을 던지니, 누가 "우와 이 영화, 반전 좀 짱인듯"라고 생각하겠는가... 거의 대부분 본인처럼 "이게 뭥미?"라고 일색할 뿐이다... 지금까지 즐사마가 직접 판독해보고 추론해본 것이지, 절대 정확하다고 할 수 없다. 이 외에도 다른 리뷰어들의 결말은 조금씩 엇갈리기는 한다. 이는, 감독이 "독자의 상상에 맡기도록, 일부러 결말을 여러개 생각 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다는 장치라는 것인데, 아무리봐도 결말이 흐지부지 될 수 밖에 없다.
어찌 되었든 이 게임의 가장 피해자는 '강노식'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
물론, 민희도는 이제 몸과 기억 자체까지도 뺏기며, 존재자체가 사라졌지만, 자신의 혈육의 인생을 망가뜨리며, 그의 인생을 가지게 된 강노식... 뭐 어쨌든 그런 것을 아는 강노식은 이제 세상에 없겠지만 말이다.
강노식의 뇌와 민희도의 기억, 그리고 민희도를 몸을 가진 민희도와 강노식이라는 존재가 세상을 살아갈테니 말이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로...
그저 민희도라는 인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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