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4 오후 6:48:55 Hit. 2442
"거기 남학생, 시간있어? 있으면 이 아저씨랑 커피한잔 하지?"
생각만해도 정말 황당한 일이다. 같은 남자에게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될줄이야...
그렇지만, 어쩌겠어. 사랑할 수 밖에 없는데...
내가 사랑을 하는 건 여자인 네가 아니라, 바로 너 자체 인걸...
조금은 위험하면서,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 <번지 점프를 하다>
남자와 여자의 사랑.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그렇지만, 남자와 남자의 사랑...어쩐지 언밸런스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영화, 단순히 남자와 남자의 사랑을 그린 영화가 아니라,
그저 '사랑'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요즘에 이런 첫사랑 얘기가 먹힐까?
우린 말야...비가 내리는 어느 날, 우산 속에서 처음 만났단다."
"에이~! 그거 지어낸 얘기죠?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나오는 건데..."
"그래, 맞아. 사랑은 소설이나 영화처럼 아름다운거니까."
비내리는 날, 서로 우산을 쓰며, 사랑을 느끼는 '인우'(이병헌)와 '태희'(이은주).
마치, 연애소설에서 주로 쓰이는 단골메뉴와도 같이 시작하는 첫사랑의 기억은
17년이 지난 지금의 인우에겐 선생님이 되어서도 아련하고도 소중한 기억일뿐이다.
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차라리 인연이라는 게 없었다면, 좋았을 걸...
첫사랑의 그녀를 하필 내가 가르치는 제자. 그것도 '남자'로 보내주시다니!
그래도 어쩌겠어... 내가 사랑하는 너인데,
너를 사랑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사랑할 수 밖에...
이런 인우에게 대학시절 친구였던 '대근'(이범수)이가 옆에 있었다면...
"G랄하고 자빠졌네. 아주 소설을 써라 써."
자신의 제자의 행동, 말투, 모든 것에서 자신의 첫사랑 태희를 느끼지만,
정작 그녀, 아니 '현빈'(여현수)은 그 사실을 느끼지 못한다.
직업과 가족, 지금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남 부러울 것 없는 그였지만,
사랑이란 감정은 자신도 주체를 할 수 없는 것일까...
결국, 자신의 제자인 현빈이 첫사랑이었던 그녀, 태희라는 사실을 확신한 인우는
누가 뭐라고하든 본격적으로 자신의 마음 가는데로 행동해 버리는데...
급기야, 현빈의 교내 여자친구의 문자에도 질투란 감정을 느끼는 인우...
"이건 내가 질투나서 지우는 게 아니여! 학생이란 것들이 공부는 안하고..."
결국 그의 과도한 행동들 때문이었을까.
학교 전체에 '동성연애자', '호모'라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고,
이제는 더이상 둘만의 문제로 끝낼 수 없게된다.
인우는 주위의 비난에 결국 학교를 떠나게 되고,
그러한 문제는 가족문제까지 이어져, 아내와 이혼이라는 가정파탄의 위기까지 닥쳐온다.
이제는 더이상 인우에게 잃을 것은 없었다.
아니, 처음부터 태희라는 존재외엔 그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오직 그녀만 나에게 되돌아와 준다면...
"미안해요. 제가 조금 늦었죠."
"왜 이제야 온 거야...많이 기다렸잖아. 지금이라도 와줘서 다행이다."
영화의 마지막,
인우와 태희는 그들이 바라던 번지점프를 하면서 끝을 맺는다.
한 없이 길게 늘어진 강을 바라보면서...
그것으로 그들의 사랑은 end일까? 아니면 and일까.
해답은 여러분들이 영화를 보면서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네가 남자였어도 내가 알아봤으니까, 이번엔 네가 날 찾아봤으면 좋겠다."
"네...그럴게요. 당신을 사랑하니까, 아니, 사랑할 수 밖에 없으니까..."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을 찾아가는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
이상, 즐사마였습니다.
불량게시글신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