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06 오전 1:14:03 Hit. 2895
영화를 좋아라 했던 지난 시절...
주말이면 극장에서 기다렸던 영화를 표를 사서 보던 재미로 살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때 우리영화는 뒷전이고 홍콩발 느와르나 헐리우드식 블록버스터를 주로 봤던 것은
우리영화가 그만큼 미숙한 시절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최근들어 나날이 장족의 발전을 보이고 있는 우리 영화들 사이로
날카로운 비명소리로 찾아온 영화 ' 추격자 '
이미 입소문은 천파만파로 퍼졌고
뒤늦게 영화를 보게된 내 심정은 오히려 불편했다.
과연 얼마나 잘만들었기에??라는 의구심과 기대감으로
팔짱끼고 스크린을 노려보는 정도였달까....
그러나 그랬음에도 영화는 충분히 감동적이고 재미있었으며 스릴넘쳤다.
아직은 신인이랄 수 있는 감독의 놀라운 연출은
초반에 범인을 잡아 버림으로 오히려 더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점점 범인의 행적에 눈길을 주게 만들고
냉정하며 치밀한 범인에 비해 너무나 막무가내며 무능해보이는 경찰과
주인공의 부당한 처지에 안타까워 하며 빠져들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여기서 두 주연 배우를 돌아보게 만든다.
연기력에 비해 크게 빛을 못 본 전력의 두 주인공들은
어쩌면 이 영화를 위해 감독이 선택한 최대 변수처럼 보인다.
얼마전 개봉했던 '우리동네'가 생각난다.
류덕환이라는 어린 배우가 보여준 살인마 연기가 과연 만족스러웠던가.
하정우가 보여준 그 어눌함 속에 선득선득 비춰지는 서늘함은
영화가 진행되면서 더욱 날카로움을 더해준다.
김윤식은 천상 배우라는 말밖에는 나오질 않았다.
하정우의 연기가 고요함 속의 숨은 그늘 같은 것이었다면
김윤식은 활활 타오르는 횃불처럼 영화를 관통한다.
시종일관 지치지도 않고 범인과의 싸움에 모든 것을 불태워버리는
그의 연기는 그래서 더욱 시선을 끌고 감동을 발한다
그에 반해 서영희라는 배우는 비록 욕실에서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나로선 슈퍼마켓으로 탈출후 그 "계세요....."하는 대사톤에서 그만 확깨고 말았다...
그녀의 전작이랄 수 있는 '며느리 전성시대'에서의 어눌한 말투가 그대로 나와버린 대사때문에...
타고난 목소리임에 어쩔 수 없었겠지만 조금 급박하게 고쳤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더라...
그러고보면 정말 완벽하게 이어지는 스토리 라인도 슈퍼마켓 씬에서 조금 삐끗해 보인다.
열려진 공간에서의 살인이었음에도 범인이 유유히 사라졌음은 경찰의 무능만을 너무 치부시한 듯 보여서....
이래저래 말 많았았지만
이 영화에 관해서라면 정말 이야기 꺼리는 너무나도 풍부하다.
스토리, 배우, 연출...무엇하나 아쉬움이 없다.
영화를 보고 지인들끼리 술을 마시며 뒷풀이를 하면서도
우리는 끝없이 추격자에 대해 그리고 우리 영화에 대해 건배를 했다.
이제 더욱 발전할 미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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