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4 오전 6:43:00 Hit. 3188
게임플레이의 리뷰는 아닙니다. 파판7에 대한 저만의 고찰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십니다^^
플스가 처음 나오던 시절에는 세가새턴이 비디오게임 시장에 우뚝 서 있었습니다. 그 누구도 플스가 새턴을 밀어버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플스는 지금 -플3가 많이 밀리고 있지만- 비디오게임 시장에 우뚝 서 있습니다. 가전제품 제조업으로 주로 먹고 살던 소니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새로운 대안이 될 정도의 수익이 되어 주었을 정도죠(별개의 얘기지만 제조업은 갈 수록 어떡해서든 수익이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삼성도 새로운 대안을 찾지 않으면 10년만 지나도 지금의 삼성이 아니게 되어 있습니다).
각설하고, 그런 플스를 만들어준 게임이 바로 파판7이었죠. 그것도 단 한방의 역전이라는 하나의 드라마를 만들어줄 만큼 대단한 붐이었습니다. 저는 파판7을 시작으로 비디오게임계에 들어왔습니다. 캐릭터를 상점 문 앞에 세우고 결정버튼을 누르면 문이 열리고 들어갈 수 있다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 친구가 옆에서 "동그라미 눌러" 라고 알려주면서 땀을 흘려가며 했더랬죠. 그렇게까지 낯설은 것을 누가 시키지도 않고 그렇게까지 열심히 할 수 있었던건 절대 제가 다른 놀꺼리가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또 마침 그때가 제가 비디오게임을 즐기게 될 운명이나 타이밍같은 것이었음은 더욱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파판7은 게임으로서 게임이 가지는 그 어떤 기본요소들을 뛰어넘는 마력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생각해 봅니다.
(당시)스퀘어도 이 게임을 계기로 자국을 넘어 세계로 이름을 알리는 큰 계기가 됩니다. 파판의 고전팬분들 중에 파판7부터 맘에 안든다며 손을 놓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런 분들의 향수를 위해 눈앞의 손벌리고 있는 전세계 잠정고객들을 외면하는건 기업으로서 망하는 길밖엔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일개 한 나라의 기업이 세계를 상대로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그 업계에서 그 어떤 기업보다 대단한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건 당연한 거겠죠. 스퀘어는 그래픽을 내세웠고 현재까지도 당대의 최고 그래픽 수준을 알아보려면 스퀘어의 게임을 보면 될 정도의 수준까지 도달해 있습니다. 물론 현재는 그 기술이 평준화가 많이 되어 예전만큼의 포스를 느낄 수는 없습니다(예로 파판12의 동영상 CG는 파판으로서는 조금 실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스퀘어의 기술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임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이제는 기존의 2D를 그리워하는 고전팬들도 싫어는 할지언정 뭐라 토를 달지는 못하게 되었을 정도로 파판은 커졌습니다. 한 예로 이번에 나온 데빌메이크라이4의 판매를 캡콤에서는 150만장으로 잡았다고 합니다. 100만장만 넘어도 세계적인 게임이 되는 시장에서 파판의 최신작인 12는(인터판인 조디악시스템은 파판10-2와 같이 번외판이라 단정합니다) 500만장을 팔아치웠습니다. 물론 예전의 파판도 그만큼 팔아왔습니다만 대부분이 자국 내에서의 판매였던 반면 7이후로는 점점 세계적으로 팔리면서 파판10에 와서는 진정으로 세계적인 게임으로서 깃발을 찍었을 만큼 판매가 골고루 분포되었습니다.
그래픽 만으로 이만큼 팔릴 만큼 세계시장은 만만한게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라도 알고 있을 겁니다. 파판7을 기준으로 기존팬들의 원성을 살만큼의 변화를 꾀한 스퀘어. 이렇게까지 결과를 내버리면 그 원성이 누그러지는 것도 당연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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