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04 오후 2:55:42 Hit. 3797
미야자키 하야오. 아마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며, 애니메이션계의 대표적인 감독으로도 손꼽히는 사람이다. 그가 만들어내는 작품은 '명작'이 되버리니, 두말하면 역시 입아픈 양반이다.
사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자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이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내 가슴속에 그 무언가의 메세지를 남기고 가는 듯해, 보는 느낌이 새롭다. 그의 작품 중 본 것으로는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성' 그리고 바로 이 '원령공주'이다.
내가 본 애니메이션 영화중에서 가장 단연으로 손꼽는 것이 이 원령공주인데, 처음 보게 된 것은 중학교 때로 거슬러올라간다.(정식 개봉판은 아니었다) 그 당시에는 일본만화하면 '선정적'인 만화가 대표적인 느낌이었다. 때문에, 처음 원령공주를 접할때에는 산만한 상태에서 보게된지라, 내용은 보지않고, 오직 '볼거리'에만 충실했었으니, 명작이 왜 명작인지도 모르고 그냥 넘거버렸던 애니메이션이었다. (사실 어릴때는 모두가 볼거리 위주로 본다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것들로만 판단해버리니 말이다. "와 잔인하다" "그림 엄청 잘그렸네" 물론, 이것이 잘 못된 것은 아니지만, 감독이 말하려는 것을 이해한다면, 단지 눈만 즐거운 영화가 아니라 완성도 높은 영화로 생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찌되었든, 이번 기회에 다시 원령공주를 보게 되었는데, 보고 난뒤의 감상평은 애니메이션으로써는 만점주고 싶은 작품이다. 다른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보고 나서도 "잘 만들었군. 재미있네" 이런 생각만 들었는데, 원령공주는 보고나서도 곰곰히 생각하게 되는 그러한 내용을 품고 있는 듯하다.
만약 당신이라면 어느 쪽에 서있겠는가?
감독은 마치 이렇게 나에게 묻고 있는 듯했다. 자연과 문명사이에서 나는 어떤 편에 있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아시타카)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원령공주'는 일본의 문명이 근대화로 변하는 시점, 산업혁명기에서 제철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자연과 인간의 대립을 보여준다. 주인공인 아시타카는 저주의 신에게 저주를 받음으로써 자신의 마을에서 나와, 저주를 풀기위해 '사슴 신'을 찾아가게된다. 그리고 그 여행도 중에 '산'이라는 신의 딸과 만나게 되면서, 제철소를 중심으로 목숨을 걸고 전쟁을 하게 되는데...자연이나, 문명의 발전이냐를 두고 아시타카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극중 '에보시'라는 악역은 제철소를 운영하는 총 책임자인 여장부이다. 그녀는 자연(숲)을 무참히 파괴하며, 문명의 발전에 총력을 다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자신의 목표에 앞을 막는 자는 누구 할 것없이 처리해버리는데, 감독은 결국 그러한 악역조차 죽이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지만, 누구나 보기에 '악역'은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쪽일 것이다. 그렇지만, 죽이지 않았다는 것은 인간이 악역이 아니라는 것이며, 해답이 아니라는 것 일지도 모른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연이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 자연을 파괴할 수 밖에 없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수 밖엔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연과 인간이 같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존이 필요하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주인공 아시타카는 자연을 지키려는 사슴신과 인간쪽의 에보시의 사이에서 활약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모습은, 어느 누구의 편도 아니다. 하지만, 이 싸움을 멈추게 하고 싶은 그의 의지가 단연 돋보인다.
자연과 인간, 공존을 하기 위해서 서로 타협하고 살아간다면, 더욱 살기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원령공주는 자연과 인간의 전쟁이 일단락 되면서 끝을 맺는다.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완전한 끝은 아닐 듯 싶다. 나머지는 주인공 아시타카, 우리들의 몫일테니...
아직도 전쟁은 끝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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