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14 오후 10:20:22 Hit. 2937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어! 누구든 빨리 게임을 끝내야 해!"
주사위가 던져지면, 거울에 문구가 뜬다. 그리고 그 문구는 현실이 된다.
게임이 먼저 끝나느냐, 내가 먼저 끝나느냐.
어린 남매 주디와 피터는 우연히 낡은 게임판을 찾게된다. 요상하게 생긴 이 게임판은 대체 뭘까. 어린아이의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게임판. 어쩌면 그 게임판은 어린아이들을 "쥬만지"의 세계로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쥬만지"는 어린이들이 상상해오던 그 모든것을 여김없이 현실로 보여준다. 책에서나 봤음직한 독침을 쏘는 꽃과 흉측한 거대거미들. 집안을 온통 뒤짚어 놓는 말썽꾸러기 원숭이들과 안방 침대를 유유히 차지해버린 동물의 왕, 사자까지... 설상가상으로 집안에 폭우가 내리고 홍수까지난다... 이제는 더이상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다, 끝내기 위해 게임을 해야했다!
"책에서 동물이 튀어나오면 어떨까?" 어른이 봐도 자신이 어렸을 때 한번쯤은 생각해봤었던 발칙한 상상들이다. 이러한 어린 아이와도 같은 유치한 발상에서, 매우 독특한 가족영화로 탄생된 영화 "쥬만지". 또한, 이 영화는 어린이에 대한 상상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가족애는 아이의 성장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극히 가족적인면도 차지하고있다. 20년넘게 정글에서 갇혀있다, 가까스로 탈출한 알랜에게 쫓아온 것은 다름아닌 호통치는 사냥꾼. "언제까지 도망만 칠테냐! 이 겁쟁이 녀석아!" 아니, 그는 어쩌면 자신이 어렸을적에 늘상 강압과 억압을 주던 아버지의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버지 당신이 어렵게 성장한만큼 자신의 아이에게도 남에게 뒤쳐지지않게 강하게 키우려는 아버지만의 사랑이었을지도. 허나 그러한 그릇된 가르침에서 항상 쫓기다시피 살아온 알랜은 서른살의 나이를 먹고도 계속 아버지의 호통에 도망만 치고있을 뿐이다. 이러한 알랜에게 답답함을 느낀, 주디와 피터는 충고한다.
"더이상 도망치지 마세요."
오히려 이 영화에서의 어린이는 알랜으로 묘사된다.
어른의 모습을 하고는 있지만, 전혀 어른스럽지 못한 그에게, 쥬만지는 그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계기가 된다. 가족 오락영화에 이어,
성장의 모습도 담고 있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여주인공 메리 제인을 보면서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었었다. 어디서 봤지...곰곰히 생각을 해도 떠오르지 않았는데, 다시 이 영화를 보니 알게된 것 같다.)
1990년, 중반 개봉당시에 이 영화의 압도적이며 화려한 CG는 정말 내가 영화속에 있는 착각을 느끼게 할 정도였었으니, 몰입도면에서는 가히 최고라 할 수있겠다. 그리고 그에 따라 전개되는 상황이나 연출은 부드럽게 연결되어,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더해준다. 실제로 보드게임을 하면서 게임을 끝내게되면,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서 외쳐대던 "쥬만지" 역시 게임은 주사위를 한번 던지면 끝을 봐야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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