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누도 잇신
출연; 오다기리 조, 시바사키 코우
이번엔 주인공이 언제 울음을 터뜨릴까...??
이누도 잇신이 만들어내는 울음은 항상
모든것을 정리하고 모든것을 함축하는
그런 울음이었다. 또한 이번에도 그러했다.
사오리와 히미코
히미코와 하루히코
하루히코와 사오리
그리고 다시
사오리와 히미코...
사오리는 하루히코를 통하여
히미코를 어렴풋이 이해하고
확실하게 선명하게 그렇게
용서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마음 한 중간에 있었던
히미코를 향한 무거운 덩어리를
한쪽으로 밀어 놓을 수 있었다.
물론 사오리와 히미코의 관계회복이 영화의
한 중요한 부분이었지만...
히미코의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와 사진, 그리고
메종 드 히미코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부른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 를 통하여
사오리는 자신의 어머니에 대하여,
아니 사오리가 아닌 우리는
사오리와 사오리의 어머니, 그리고 히미코와 히미코의 아내
마지막으로 사오리와 히미코 사이의 가족일 수 밖에 없는
그러한 따뜻함을 알게 된다.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
영화에서 나왔던 번역은 잘 기억은 안나지만
'어렸을 적 어머니가 울면서 가르쳐 주시던 그 노래를,
지금은 내가 울면서 나의 자식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는 내용이었다.
사오리의 어머니가 히미코를 이해했듯이, 그러한 이해를
이제는 사오리에게 가르쳐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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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드 히미코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은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 멸시의 대상이 된다.
그것보다 더 가슴이 아팠던 것은
히미코의 집이라는 곳에 머물고 있는 그들...
자신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음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들(그들이 일반인이라 칭하는)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그렇게나 쉽게 향유하는 것들을...
그들에게 있어서 엄청난 용기와 댓가를 치뤄야만
손에 쥘 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다는 것...
물론 그들이 선택한 것이겠지만...
과연 그들의 선택이 단순히 자유의지에 의해서만
행해진 것인지...
그들에게 모든 책임을
당연하다는 듯이 지울 수 있는 것인지...
하는 그런 생각.
흩어졌던 그들이
'메종 드 히미코'로 돌아오면서
사오리와 히미코의 관계를
당연하다는 듯이 회복시키는 것이 아닌
하지만
그러한 여지를 남겨주며 이야기를 끝내지만...
나름데로 해피 엔딩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끝난후의 디프레스한 기분은 어떠한 연유로
그러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조제와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에서와 같이
한번 잘못 건들여 버리면 한도 끝도 없이 시끄러워질 소재를
'메종 드 히미코' 에서도 능구렁이같이 가볍게
하지만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끔 이누도 잇신은
잘 배열해 놓았다.
부분부분 너무도 급작스럽게 변해버리는
플롯의 전개가 불만스러웠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그러한 배치를
너그럽게 포용하지 못하는 나의 좁은 안목역시
문제였구나...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사건들이 아니라는 점이
눈물을 흘릴만큼 와닿지 않은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부분부분 나타나는 위트와 가슴찡함은
역시나... 하는 감탄으로 이어질 만큼 만족스러웠다.
"나를 데리러 온 사람은 젊고 아름다운 남자.
그는 아버지의 연인이었다."
라는 카피 문구에 한줄을 덧 붙이고 싶다.
"그는 아버지의 연인이자,
나의 아버지이고,
나의 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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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키피키피키를 위한 애니메이션 삽입장면,
루비의 불행한 사건을 부각시키기 위한
바다로 뛰어드는 남자들의 장면,
히미코의 죽음을 준비하는 클럽의 댄스 장면...
세세한 씬들의 배치에 감독에게 감사함을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