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게임은 진작부터 스팀유저였고, 플스2와 플스3 게임들도 정품으로 사서 했던 사람입니다.
스팀 세일기간에 게임들을 싸게 구입하는 것에 맛이 들려버렸고, 게임을 하는 것보다는 모으는 것에 재미를 붙여버리게 되었습니다. 모은 게임들을 엑셀로 정리하는 것에 더 큰 재미를 느꼈달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것의 방향이 잘못되어버렸습니다. 정품게임들만 모으던 제가 롬들을 정신없이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정품게임들도 세일기간에 가격 후려칠 때 왕창 사버려서 하지 않고 쌓아두고만 있었는데, 아무런 돈이 들지 않는 복돌이는 하지 않고 쌓아두는 행위를 더욱 가속시켰습니다. 결국에는 어마어마한 게임 수에 압도되어 아주 심한 게임 불감증에 걸려버렸네요.
더불어 찝찝함도 자리잡았습니다. 윈도우도, 오피스도, 그래픽 관련 프로그램도, 음악 관련 프로그램과 악기들도, PC게임들도 죄다 정품을 쓰는데 복돌이가 제 하드에 있다는, 알 수 없는 강박적 찝찝함이랄까요. 저도 취미로 창작을 하는 사람인데 정작 다른 사람의 창작물인 게임을 복돌로 가지고 있다는 양심상의 찝찝함이랄까요.
이러저러한 이유로 복돌의 세계에서 빠져나가려 합니다. 다른 분들이야 복돌을 하시든 정품을 쓰시든 제가 관여할 바가 아니고, 각자의 판단과 책임이겠지요. 다만 저는 빠져나갑니다. 이것으로 저의 불감증과 찝찝함이 해소되기를 바랍니다.
종종 찾아왔던 파판도 발길이 뜸해질 것 같네요. 즐거운 주말, 즐거운 게임라이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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