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해서 말씀드립니다만... 제 이야깁니다.;; 3월 중순에 턱교정수술을 했습니다. 일명 양악수술 저는 어렸을적부터 부정교합이 심해서 위턱이 아랫턱보다 뒤로 가있었습니다. 전형적이 주걱턱이죠...
게다 사진 찍어보니 안면 비대칭이 심하더군요.... 윗턱도 너무 들어가 있고.....
렛미인 출연자처럼 크게 티가 나진 않아서 사회생활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소화불량, 편두통은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앞으로 살날이 더 많으니 남은 인생은 정상인으로 살아보자는 취지에서 감행을 하게 되었네요.
제가 뭐 서른중반에 아이돌 가수 할것도 아니고 여친 없어서 여자 꼬시려고 하는것도 아니구요-_-
아무튼 양악수술은 큰수술이죠.... 수술 난이도도 높은편이고 위험성도 크고...
안정성이 중요했습니다. 수소문 해서 성형외과가 아닌 국내에서 손꼽는 구강외과 전문병원을 찾아서 수술했구요... (특히 성형외과에서는 절대로 하면 안되는 수술중 하나가 양악수술입니다!!! 꼭 치과쪽 구강외과에서 하셔야 합니다)
진단을 모두 7군데 받아봤는데 하나같이 수술에 난색을 표하더군요... 너무 어려운 케이스라 이건 모험이라고....
마지막에 수술한 병원에서만 흔쾌히(아주 별거 아닌듯한 느낌-_-) 가능하다고 즉답을 해주더군요;;;
선 치아교정을 1년 반정도 하고 수술을 했습니다. 정석은 선교정이 우선이라는 말에 일단 하고 봤죠...안전제일! (수술이 필요없는 미용목적 환자도 받지않았습니다.)
수술전날 입원하고 하룻밤 자고 그다음 아침 8시 수술했습니다. 당연히 잠 한숨도 못잤고요 -_-;;
전신마취도 난생처음이라 못 깨어나면 어쩌나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마취과 선생님이 걱정말라 하시더군요... ㅋ
아무튼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수술대.... 도살장 돼지 된 느낌이었습니다;; 게다 체격이 큰편도 아니었는데 너무 좁은 수술대.... 물론 의사쌤, 간호사분들은 친절했지만..
레드썬 하고 정신을 잃고 대략 한시간 정도? 지난거같았습니다. 일어나서 심호흡 하라고 하더군요.....기침이 엄청나왔고.... (현실은 3시간 정도 지났습니다.)
수술한 부위에 통증이 조금 욱신거리긴 해도 충분히 견딜만한 정도였던거 같습니다.
문제는 통증이 아니더군요...
코가 피 굳은 피딱지로 꽉 막힙니다. 코로는 아예 숨을 쉴 수 없구요.... 입으로만 쉬어야 하는데 수술당일은 물도 마실 수 없기 때문에
입술, 혀가 바싹바싹 마릅니다. 게다 입안 역시 피딱지들이 한가득, 붓기또한 엄청나서 거울보면 만화캐릭 짱구의 실제 모습을 보실수 있습니다-_-
수술 끝나고 병실로 가면 맥박, 혈관내 산소포화도 체크하는 기계로 산소포화도를 체크하게 됩니다. 3시간동안 잠못자게 하구요...
포화도가 좀 떨어지면 간호인(전 친구가 해줬습니다.)이 심호흡하라 해주고 잠을 자꾸 깨웁니다. 졸려 죽갔는데;;
근데... 잠 어차피 잘 못잡니다....;; 잠들만 하면 숨이 막혀서 저절로 깨지더군요...-_-
죽을 맛입니다. 입원해있는 4박5일동안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습니다. 숨막혀서....
수술다음날은 물과 게토레이를 많이 먹으라고 합니다. 갈증나니 많이 먹을꺼같은데... 막상 입에 넣어보면 목구멍으로 넘기는게 보통 고역이 아닙니다;;
입천정과 볼이 너무 부어서 입을 행구기도 힘들고 행궈지는건지 어떤건지도 모르겠고 윗입술은 아예 마비가 와서 감각이 전혀 없습니다.
통증은 무통주사(마약성진통제)로 인해 크지 않습니다. 물론 그래도 아프긴 하지만 견딜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전...
수술3일째부터는 미음을 제공합니다. 그 힘든 와중에도 겁나 맛있더군요.-_-;; 근데 그날 밤부터 위산이 과다 분비되서 속쓰려 미칩니다.
3일째 밤에는 너무 쓰려서 새벽에 간호사 호출해서 속쓰림주사 맞고 친구놈 자다말고 밖에 내보내서 위장약 사오라 시키고 쌩쑈를 했습니다.
4일째 입안에 무슨 플라스틱 마우스피스 같은걸 물립니다. 그리고 위아래턱을 못움직이게 고무줄과 철사로 꽉 동여맵니다.
아무생각없이 퇴원하는날 이 답답한거 풀겠지 생각했는데 왠걸...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ㅅ-
퇴원해서 집에서 요양... 초반에는 잠못자고 숨막히는거 여전합니다. 코피도 계속나오구요... 이런 증상들은 아주 조금씩 호전됩니다. 아주 천천히 -_-;;;
특히 퇴원후 첫 내원을 하기전까지 입안을 묶어놔서 양치질을 할 수 없는데다 고무줄 탄성으로 인해 이빨에 가해지는 힘이 커서 너무 괴로웠습니다.
진짜 고문이 따로 없더군요...입안은 음식물 찌꺼기로 가득한데다 이빨이 뽑혀 나갈꺼같은 통증.... 퇴원후 일주일이 가장 큰 고통이었습니다.
첫 내원때 고무줄을 많이 느슨하게 해줍니다. 그때부터는 정말 살거같더군요... 양치질도 할 수 있고 부드러운 음식도 먹을 수있고... (물론 수월함과는 거리가 멉니다만)
붓기가 정말 안빠집니다. 오늘이 정확히 수술 한달째인데 붓기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서 외출할때 마스크는 필수입니다.
입이 안벌어져서 손가락 하나반정도 들어갈 정도뿐이 안벌어집니다. 그래서 슬슬 입운동도 해야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배고파서 환장합니다. '맛있는 녀석들' 같은 먹방 절대 보지 마세요. 멘붕 제대로 옵니다. (배고프기 보단 씹어먹어야 하는 음식들에 대한 갈망이 진짜....;;)
아직도 두달은 더 지나야 일반인에 가까워 진다고 하는데 사실 게임을 해도 시간이 잘 안갑니다. 군대있을때보다 더 안가는 기분이군요..;; (식생활이 생활에 차지하는 비율은 이렇게 절대적입니다 -ㅅ-큰 상심과 낙담, 절망, 이별고통으로 인한 식음전패.... 다 며칠 안되니 하는소립니다-_-)
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걸 미용때문에 한다구요? 미친짓입니다.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네요.... 그냥 사세요 왠만하면;; (3~4개월 장애인 체험 하실분들은 말리지 않겠습니다만...)
저처럼 필요한 사람들은 해야죠.... 그치만... 숨막힘, 배고픔... 같은 생존요건에 태클거는 고통이 정말 큽니다. (실제로 생명이 위험하진 않습니다 전혀요...-_-)
꼭 하시겠다면 돈이 들더라도 저처럼 유명한 병원을 찾아서 하셔야 합니다. 싼곳 찾다가 부작용 나면 진짜 자살충동 생기기 딱 좋습니다. (특히 성형외과에서는 절대로 하시면 안되요)
서울대치과 구강악외과 출신 원장님들이 유명합니다. 우리나라 턱교정수술이 서울대치대에서부터 시작되었거든요....
가장중요한것은 집도의사의 경험입니다. 경험이 많을수록 능숙하기도 하고 실수도 줄어들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집니다. (제가 수술한 병원 원장님의 경우 연간 700명정도 수술한다고 하십니다 -ㅅ-;;)
게시판에 어울리는 글일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해서 올려봤습니다. 이뻐지는건 전혀 바라지도 않고 빨리 씹는 음식이나 먹을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램뿐이네요. 얼른.... 그날이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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