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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비디오 대여점에 대한 기억..
    작성자 : 촬뤼 | 조회수 : 4559 (2015-10-28 오전 3:44:03)

    현재 20 이상이라면 최근 10년정도사이에 거의 자취를 감춘 영화/만화책 대여점을 기억할 것이다내가 초등학생 시절 학교 바로 맞은편에 


    그런 대여점이 하나 있었는데 주인 아저씨는 항상 카운터에 앉아서 소형 스크린으로 이름모를 영화들을 보고 있었다뭘보나 궁금해서 한번씩 


    살짝 들여다본적이 있는데 그저 지루해보일뿐 현란한 액션이나 압도적인 스케일의 장면은 한번도 보지 못하였다그럼에도 손님이 카운터로 


    가지 않는  팔짱을 끼고 집중해서 스크린을 응시하던 아저씨였다 점을 악용해서 만화책을 빌리는 대신 대여점 내에서 한권을  읽고 나오는 


    파렴치한 녀석들도 있었는데지금 생각해보니 아저씨는 알고도 모른  해준게 아닐까 싶다


     



     날씨가 추워지던 때였으니 아마 10월말에서 11  사이였을 것이다토요일 오후숙제를 끝내(었다고 거짓말하)고 엄마한테 천원을 받아든 나는 


    대여점으로 뛰어들어갔다지금처럼 인터넷에 영화리뷰들이 활성화된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저 입소문이나 영화 관련 tv프로그램비디오테이프 


    케이스 일러스트  설명에 의존해서 영화를 골라야 했었는데 날은 유독 영화를 고르는게 어려웠었다잘못 고른 영화 한편이 소중한 토요일 


    저녁을  망칠 수도 있었기에   생각은아저씨는 항상 영화를 보고 있으니 무슨 영화가 재밌는지  알거라는 것이었다아저씨에게 영화를


    추천해달라하자  거구를 파오후 쿰척 일으켜 카운터에서 나와 손수 꺼내준 영화의 이름은 ‘러브미이프유데어’ 미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겠거니하고 


    그걸 빌려와서 보고나서  도저히 상식에 맞지않는 씬들과 이해할  없는 스토리라인에 시간과 돈을 낭비했다 생각하고는 다음날 바로 


    비디오테이프를 반납했다반납할  아저씨가 영화 어땠냐고 물어보길래 별로였다고 말하고는 쌩하니 돌아와 다시는 아저씨에게 영화를 


    추천해달라고 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어느덧 중학생이되고 p2p 통한 영화 불법 다운로드를 알고나서 대여점에는 발이 끊어졌고 고등학생  


     근처를 지나가다가 대여점이 skt대리점으로 바뀐 것을 보게되었다. DVD, 블루레이를 구비해놓는 등의 변화를 꾀했지만 결국 불법 다운로드를 


    이기지 못하고 통신사에게 자리를 내어준 아저씨를 생각하며  이기적이게도 나도 공범이라는 생각대신 자본주의가 그렇지 ..라는 마인드로 


    지나쳤었다그리고 작년 이맘때쯤유니폼을 입고 살던 당시당직근무를 마치고 홀로 생활관에서 tv 보다가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그런데 


    세상에,, 어린 시절의 협소한 의식수준과 이해력으로는 느낄  없었던 유려한 영상미와 아름답도록 아픈 - 또는 아프도록 아름다운 - 스토리라인에 


    선임의 베개를 눈물 콧물로 적시고야 말았다. (이제와서 말하지만, 그 땐 미안했다 선재야 때였다대여점 아저씨를 이해한 순간이아저씨는 


    어쩌면 외로웠을 것이다좋아하는 영화에 관해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했었을 것이다그리고 자주 찾아오는당돌하게도 영화를 추천해달라한 


     초등학생 아이와의 공감과 소통을 원했을 것이다그리고 초등학생에게 어려운 영화를 추천할 수는 없으니 나름 어느정도 수준을 낮추어 추천한 


    영화가 그것이었으리라.


     




     바람이 차다오늘만큼이나 쌀쌀했던 그날의 나를 아저씨는 기억할까 궁금하다다시 아저씨를 만난다면 소주 한병까고 통신사의 횡포에 대해


    영화에 대해그리고 빠르게 지나간 세월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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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3 카무이 (2015-10-28 04:02:12)
    그야말로 추억이네요.
    Lv.18 갈매기2 (2015-10-28 04:15:47)
    필수품이었던 VTR, 지금은 어느집 창고 구석에나 처박혀 있을려나 ...
    Lv.5 신명궁 (2015-10-28 04:29:55)
    그러고보니 어느샌가 비디오대여점과 만화책대여점을
    보기 힘들게되었네요...
    저희 동네에도 제작년까지 만화책대여점이 있었는데
    어느날 보니 커피숍이 되어있더라구요..
    Lv.16 울라리아 (2015-10-28 04:31:44)
    저는 아마도 이때부터 수집벽이 좀 있었던듯..ㅡ.ㅡ 공테이프를 무쟈게 사서

    주말의 명화 였나...그리고 토요명화 이런것들을 녹화 떠서 모았드랬지용

    흐음..요즘에도 토요영화 이런거 하낭..ㅡ.ㅡ
    Lv.5 신명궁 (2015-10-28 04:45:51)
    아직 토요명화 일요명화 하는듯해요 ㅋㅋ
    토요일에 채널돌리다 본것같네요.
    그런데 일요일보다 토요일에 더 재밌는게 많았었죠?
    액션이라던가.. 일요일엔 좀 고전?이라고 해야하나...멜로같은거 해주고.
    Lv.18 갈매기2 (2015-10-28 05:04:22)
    주말의 명화, 토요명화, 명화극장
    Lv.3 게임하자!! (2015-10-28 05:09:28)
    그나마 우리동네에 몇군데 만화책하고 디비디 대여점도 전부 없어졌네요 ㅠㅠ
    Lv.7 51 (2015-10-28 08:03:32)
    우리동네엔 아직 남아있긴한데 언제 없어질지...
    Lv.19 pamas (2015-10-28 08:16:28)
    어릴땐 비디오 기계 갖는게 그렇게 꿈이었는데,, 비디오 있는 친구집에서
    영화 빌려 보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던..
    늦자락에 부모님께서 비싼 돈 주고 겨우 사주셔서 쓰게 돼긴 했지만
    막상 비디오 몇번 빌려보지도 않고,,

    어느새 시대는 변해 pc로 간편하게 동영상 파일로 보는 시대가 되버리고,,
    비디오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자리 한켠에 공간만 차지하는 골동품이 되버렸네요..
    정말 추억의 비디오..
    Lv.10 존팍 (2015-10-28 08:34:46)
    테잎 반납할때 실수로 포르노 테잎을 반납 했던게 생각나네요.

    Lv.7 레종79 (2015-10-28 09:17:11)
    정말 추억의 테잎 거기다 금성비디오기 ㅋ 감회가 새롭네영
    Lv.18 갈매기2 (2015-10-28 12:04:44)
    LG - Lucky Goldstar
    Lv.2 전기기사 (2015-10-28 09:45:21)
    기계 하고 테이프 3개에 팔천원에 빌려서 가방에 넣고 가서 보던때가 어그제 같네요.후후...
    Lv.8 차니69 (2015-10-28 11:01:49)
    정말 추억 돋네요 ^^

    저도 테이프 넣고 보던 그시절이 정말 더 정겹다고나 할까

    거대한 장비에 넣고 볼록이 티비로 보던 그시절이 더 재밌던거 같습니다.

    요샌 너무 홍수처럼 미디어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오히려 그 시절만큼의 감흥은 없네요

    특히 백투더퓨쳐 1편은 더빙판 녹화해서 수도없이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또 주말의 명화에서 보여주는 슈퍼맨, 스타워즈 등 쉽게 보지 못했던 영화를 보는 느낌은

    정말 지금 어린이들은 느낄수 없는 추억으로 아직도 깊은 인상이 남네요
    Lv.11 인천갈매기 (2015-10-28 13:09:24)
    중학교때 떨리는 마음으로 사온 비디오에서 뉴스영상 나올때 좌절감이란...
    Lv.8 RHCP (2015-10-28 14:25:09)
    저 같은 경우는 근처에 대여점이 없어서 다운로드에 눈을 뜨게 되웠죠... ㅎㅎ
    Lv.15 촐랑이 (2015-10-28 14:59:13)
    저도 20년전에 비디어 대여점을 동네에서 했었드랬죠.
    Lv.3 gamelugal (2015-10-28 19:24:37)
    상대적으로 그런추억이 사라지지 않으면 현실안주에 현실부적응사회만 되었을듯.
    Lv.4 촬뤼 (2015-10-28 21:39:51)
    맞습니다 ㅎㅎ 불편하고 화질도 안좋은 VCR, DVD나 어쨌든 광디스크인 블루레이보다 인터넷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불법이든 합법이든)가 훨씬 편리하니 그렇게 트렌드가 흐르는건 당연한거고 바람직한거지요. 하지만 추억은 추억으로 남아있을 가치가 있다고봅니다. 추억이 사라져야할 필요는 없지요.
    Lv.17 에수카 (2015-10-28 21:12:18)
    비디오대여점 한참 불붙었을때 저희 동내는 1박2일 5개에 천원씩 하고 그랬죠.

    정작 5개 빌려서 두편도 못보고 반납했다는.ㅠ.ㅠ
    Lv.7 영후니 (2015-10-28 22:15:22)
    호환과 마마 추억의 시절이네요. ㄷㄷㄷ
    Lv.4 Upi (2015-10-28 22:18:54)
    대단한 감수성이네요. ^^ 그 대여가게 아저씨도 다른 업종 찾아서 열심히 살고 계실듯 합니다.
    Lv.19 관리소장 (2015-10-29 01:46:32)
    요즘은 풍요속 빈곤입니다. ^^;;
    Lv.3 airpose (2015-10-29 13:13:10)
    ㅋㅋㅋ VTR 아직도 집에 샤프게 있네요
    Lv.44 전스타에요 (2015-10-29 22:25:37)
    추억에 관련 글 잘 읽었습니다.. 추천!
    Lv.4 촬뤼 (2015-10-29 23:22:26)
    넵! 감사합니다 ㅎㅎ 저도 추천드렸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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