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종: NDS
장르: 액션
플레이어:   1인용
네트워크지원:   지원안함
언어: 일본어, 영어
제작사: 닌텐도
발매일: 2005.04.19
유통사: 대원씨아이

독특한 하드웨어로 독특한 게임이 발매되었다. 게임의 제목은 ‘터치! 카비’. 적의 능력을 흡수한 뒤 자신이 그 능력을 사용하며 진행하는 액션게임 ‘별의 카비’는 원래부터 굉장히 독특한 형식의 게임이었는데, NDS가 자랑하는 ‘터치패널’과 만나 더욱 재미있고 독특한 게임이 되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 카비가 지니고 있던 ‘공’이라는 특성을 살려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카비를 볼 수 있으며, 십자 버튼이나 기타 버튼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스타일러스 펜으로만 진행하게끔 만들어졌다.

‘코로코로 카비(카비를 이용한 핀볼 게임)’ 같이 완전히 공이 되어버린 카비의 모습.
하지만 에너지가 다해 카비가 죽을 때는 짧은 팔다리가 묘사된다

게임의 외형은 전형적인 횡스크롤 2D 액션게임의 모습을 띄고 있으며 한쪽 방향으로 계속해서 굴러가는 카비의 움직임을 상황에 맞게 컨트롤해야 한다. 컨트롤 방법은 앞서 말했듯이 오로지 스타일러스 팬으로만 가능하지만 팬을 사용하는 방법이 대단히 독특하다.

터치패널이 메인 화면인 본작은 카비가 움직이는 화면에 선을 그으면 무지개빛 선이 그려지며 카비는 이 선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진행 도중 장애물이나 추락하는 구간이 나타나면 선을 그어 카비의 원활한 이동을 도와주고, 스테이지 곳곳에 등장하는 트랩 앞에 선을 그으면 카비를 향해 날라오는 빔이나 포탄 등을 막아낼 수도 있다.

‘마법의 그림 붓’으로 명칭되는 이 시스템(그릴 수 있는 잉크의 양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단화면 ‘팔레트’에 표시된 잉크 양을 항상 주시하며 진행해야 한다)은 플레이어가 그린 직선과 곡선 위를 자유자재로 굴러다니는 카비의 움직임이 매우 자연스럽기 때문에 지금까지 발매된 NDS게임들 중 ‘팩 픽스’와 더불어 터치 패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했다고 느껴진다.

카비를 겨냥한 빔을 선을 그려 막아내고 있다

스타일러스 팬을 사용한 액션은 단순히 선을 그리는 것만이 아니다. 등장하는 적을 펜으로 찍으면 스턴 상태로 된다던지, 굴러 떨어지는 돌을 잘게 부숴버리는 등 화면 상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오브젝트들을 펜으로 건드릴 수 있다. 또 제거한 적들 중 몇몇이 가지고 있는 특수 능력을 카비가 흡수한 상태에서는 펜으로 카비를 건드려 능력을 발동 시킬 수도 있다. 카비가 사용할 수 있는 능력에는 모두 11가지가 준비되어 있으며 저마다 독특한 특징을 자랑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다양한 게임 모드

‘터치! 카비’의 게임모드는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의 ‘메인 게임’과 타임 트라이얼(시간제한 모드) 및 라인 트라이얼(잉크 양 제한 모드)을 한데 모은 ‘레인보우 트라이얼 모드’, 그리고 보스전 클리어 시 생성되는 ‘보스 게임’이 있으며 각 모드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메인 게임

총 8개의 스테이지가 준비되어 있는 메인 게임은 따스한 느낌을 주는 파스텔 톤의 ‘동산’과 흑백 대비가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주는 배경, 그리고 붉게 타오르는 용암 배경 및 맑고 차가운 느낌의 수중 배경 등 깔끔한 2D그래픽으로 묘사된 스테이지들이 스크롤 방식(때때로 강제 스크롤 되기도 한다)으로 진행된다.

단순히 스테이지 클리어를 위해 빠른 진행을 원한다면 그리 큰 어려움 없이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지만 숨겨진 요소들을 빠짐없이 찾아내는 완벽 클리어를 목표로 한다면 은근히 도전욕구를 불태울 만한 난이도를 보이는 ‘터치! 카비’는 ‘슈퍼마리오’와 ‘요시 아일랜드’와 같이 완성도 높은 스테이지 클리어 형 액션 게임을 수없이 제작해온 닌텐도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는 절묘한 밸런스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GBA에 비해 음원이 강화된 NDS답게 ‘터치! 카비’의 배경음과 효과음 역시 훌륭한 수준이다. 스테이지별 특징을 잘 살린 배경음악(밝고 경쾌한 느낌의 배경음을 듣다가 마지막 스테이지의 고요하고도 음산한 배경음 & 효과음을 들으면 ‘터치! 카비’가 마치 호러게임이 되어버린 듯한 착각을 줄 정도이다)과 수백가지의 효과음들이 귀를 즐겁게 해주며, 특히 적을 스턴 시키거나 공격할 때, 또는 무언가를 부술 때 발생하는 타격음이 시원하고 호쾌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스타일러스 펜으로만 진행하는 게임임에도 강렬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다.

2) 레인보우 트라이얼

제한된 시간안에 클리어를 해야 하는 타임 트라이얼과 제한 된 양의 잉크를 사용하는 라인 트라이얼로 구분된 레인보우 트라이얼 모드는 메인 게임에서의 조금은 답답한 플레이 방식과는 달리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한 진행을 자랑하지만, 제한 조건으로 클리어 시 얻게 되는 특전(메달)을 위한다면 적지 않은 재도전을 감행해야 함으로써 닌텐도의 절묘한 스테이지 구성(빠른 클리어와 완벽 클리어 모두를 만족시키는)이 또 한번 빛을 발하는 모드이다.

3) 보스게임

매 스테이지마다 마지막에 준비된 보스전만을 따로 즐길 수 있는 보스게임은 세가지 방식의 미니게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벽돌깨기(펜으로 그린 선이 카비를 튕겨낸다)와 같은 보스 전과 보스가 그린 그림(선으로 구성된)을 똑같이 따라 그리는 보스 전, 그리고 1 대 1 자동차 경주를 연상시키는 보스 전 등 서로 다른 형식의 미니게임으로 구성된 보스 게임은 하나같이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클리어 특전 및 기타요소

메인 게임을 전부 클리어하거나, 메인 게임과 트라이얼 모드를 통해서 얻게 되는 메달을 사용하여 카비와는 다른 특성을 가진 캐릭터들을 획득할 수 있다. 와들디, 데데데, 메타나이트, 와들두라고 불리는 신 캐릭터들은 카비 때와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운용해야 되기 때문에(예를 들면, 와들디는 펜으로 그린 선에 붙어 다니지 못하고 통통 튀어다니며 적의 능력도 흡수 하지 못한다. 또 메타나이트의 경우엔 검을 사용할 수 있지만 에너지가 적다) 똑같은 스테이지라도 전혀 새로운 기분으로 플레이 할 수 있다.

또한 메달을 사용하여 다양한 색깔의 라인 구입 및 스페셜 스테이지와 같은 여러 가지 특전을 즐길 수 있는데, 특히 메달 50개를 사용하여 구입할 수 있는 특전은 현재 진행중인 게임의 배경음을 ‘별의 카비’ 옛 버전 배경음으로 바꿀 수 있는 기능이어서 별의 카비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옛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

총평

‘터치! 카비’는 대단히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게임이다. 지금까지 발매된 터치패널을 사용한 NDS게임들이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실험적인 느낌이었다면, ‘터치! 카비’는 새로운 시도가 완성되었다는 느낌이랄까. 스타일러스 펜을 사용하는 진행에 거부감이 없으며 적절한 밸런스로 짜여진 스테이지들을 클리어 해나가는 것이 너무나 즐거운 게임이다.

물론 저연령층을 주 고객으로 삼으면서도 전혀 한글화가 되어있지 않다는 점과 짧은 플레이 시간(물론 달성도 개념과 새로운 캐릭터들을 준비해 두었지만, 그래도 스테이지의 수가 너무 부족하다) 등이 다소 거슬리지만, ‘터치! 카비’가 휴대용 게임기의 특성을 잘 살린 재미난 게임이라는 것과 새로운 시도에도 성공한 수작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게임샷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