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BGM으로 하려고 했는데 비가 오는 관계로 어울리는 걸로 바꿨습니다 ㅎㅎ 소리가 방해되면 꺼주세요.)
이 세계에는 여러 세상이 존재합니다. 비 오는 거리에서 데이트하는 커플이 가득한 세상도 있고, 아마존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원주민들의 세상도 있고, 만화가의 머리에서 만들어진 가공의 세상도 있습니다.
모두가 희노애락을 느끼며 생활하지만, 딱 하나, 즐거움만이 존재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전자기기 내에서 구현된 음악이 공존하는 세상, '리듬 세상' 입니다.
여러분도 그곳에 한번 가 보고 싶지 않나요?
최후의 불씨에서 살아난 대작
닌텐도 DS(이하 NDS)용 소프트 '리듬 세상'은 2009년 9월 24일 한국닌텐도에 의해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한국 오리지널 소프트는 아니고, 2008년 7월 31일에 발매된 NDS 소프트 '리듬 천국 골드' 를 한글화한 작품입니다.
한국 분들은 제목이 리듬 세상이고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르이기 때문에 리듬 세상을 기념비적인 첫 작품으로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본판 제목 '리듬 천국 골드' 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리듬 세상은 게임 보이 어드밴스(이하 GBA)용 소프트 '리듬 천국'의 후속작입니다.
이때는 이 작품이 이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첫 작품에 해당하는 리듬 천국의 발매일은 2006년 8월 3일. 2006년은 이미 NDS, 그 개량판인 NDS Lite (현재의 DS죠)까지 발매가 끝난 상태이고, 이미 DS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기 때문에 닌텐도는 전 버전 휴대용 게임기에 해당하는 GBA 게임의 제작을 마칠 준비를 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닌텐도가 자사의 이름을 걸고 낸 GBA의 마지막 소프트입니다. 리듬 천국의 제작은 GBA때 와리오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품인 메이드 인 와리오 시리즈를 제작한 팀이었습니다.
2006년 4월 마더3가 아마 GBA의 끝을 화려하게 장식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는지, 리듬 천국의 초기 판매량은 닌텐도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후에 재미가 발견되면서 입소문을 타고 점점 퍼지더니 마침내 일본 GBA소프트 판매량 TOP 10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합니다. 그야말로 최후의 불꽃이죠. 이후 DS로 후속작이 나왔으면 좋겠다 라는 의견이 오갈 뿐 리듬 천국의 후속작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08년 3월에 후속이 나올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 오면서 많은 이들을 설레게 만들었고 얼마 안 있어 홈페이지가 공개되었습니다. 전작의 영향이 커서일까요? 리듬 천국의 첫 주 판매량은 1.3만이었으나 후속작 리듬 천국 골드는 첫 주 판매량 15만을 찍으며 08년도 닌텐도 DS 판매 랭킹 5위에 랭크되었죠.
역사는 여기까지입니다. 좀 길었네요 ㅎㅎ; 이제 본 게임으로 들어가봅시다.
Rhythm is My Life
메이드 인 와리오 팀이 제작을 맡은 건 분명 행운.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깔끔하고 귀여운 그래픽이 반깁니다. 메이드 인 와리오 팀은 작품 내에서 독특하면서도 깔끔한 그래픽을 자랑했는데, 이 그래픽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시작 화면에 해당하는 여기서부터 닌텐도가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했음을 알 수 있는데, 타이틀 화면에서 바로 왼/오른손을 바꿀 수 있고 가운데에는 '나를 터치하세요!' 라는 동그라미(?) 가 등장해 처음 잡았을 때 헷갈리지 않으면서도 참신하다고 느낄 수 있는 스타트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조작 방법은 매우 간단한데, 게임을 처음 시작하자마자 설명을 해 주기는 하지만 이미 타이틀 화면에서 조작의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게임에서 인식하는 것은 단 두개, '터치' 와 '튕기기' 입니다. 전작 '리듬 천국' 에서도 방향키, A, B 버튼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간편한 조작을 자랑했는데 이번에는 두 가지로 줄어버려 더욱 간결해졌습니다. 때문에 리듬 세상은 초보자가 접하기에 가장 무리가 없는 NDS 게임 중 하나입니다.
초 인기 미니게임 중 하나인 '아이돌'. 일본에선 실제로 공연까지 했다고. =_=;;
게임 방식은 리듬 천국의 그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STAGE마다 여러 개의 미니게임이 존재하고, 끝에 REMIX라는 것을 통해 STAGE 내에 나왔던 것을 응용해서 한 번 더 즐기고 나서 다음 STAGE로 넘어갑니다. 리듬 천국과의 차이점은 STAGE당 미니게임 + 리믹스가 6개였던 것이 미니게임이 한 개 줄어 5개가 됐다는 것 정도겠네요.
그리고 각 미니게임마다 평가가 있는데, 한번 더 / 합격 / 하이레벨의 3가지가 존재합니다. 한번 더는 불합격이라는 것과 같으므로 게임을 다시 해야 합니다. =_=;; 그리고 하이레벨이 나올 경우 메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메달은 모아서 후에 메달 개수에 따라 오픈되는 장난감, 번외 미니게임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리듬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타이틀에서도 쓰여 있듯이 '리듬' 이지요. 그런 면에서 리듬 세상은 타이틀 값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각 면마다 다른 곡은 묘하게 중독성이 있으며, 두 가지밖에 되지 않는 조작에도 불구하고 몇 번을 해도 이상하게 질리지가 않는 원인을 제공합니다. 특히 리믹스의 곡은 이전 미니게임에서의 다른 박자를 절묘하게 섞어 맞추어 미니게임과는 다른 느낌을 들게 합니다. 이 음악들은 나중에 카페라는 장소에서 BGM만 따로 들을 수 있게 해 놓아 음악 감상에도 좋습니다.
현실이나 게임이나 귀엽다고 넘어가면 안됩니다
가장 많이 보게 될 바로 그 글자, '어쨌든' 합격..나 딱 한 번 틀렸다고 OTL
하지만 우리는 속지 말아야 합니다. 중독성 있는 사운드와 깔끔한 그래픽에 비해 난이도는 쉽지 않습니다. 닌텐도의 또다른 대표 시리즈 중 하나인 '별의 카비' 시리즈도 카비가 너무 귀여워 샀다가 어려워서 버렸다는 말이 종종 나오는데, 이쯤 되면 닌텐도의 전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_=;;
리듬 세상은 그저 리듬만 맞추면 된다고 생각하실 지 모르겠으나 의외로 파고들기 요소가 있습니다. 우선 부가적인 미니게임을 하려면 메달이 필요하며, 전작 리듬 천국에서 플레이어의 도전 욕구를 자극시켰던 '드럼 레슨' 모드에 이어 등장하는 '기타 레슨' 모드를 하려면 엄청난 갯수의 메달이 필요합니다. 즉 리믹스를 포함해 모든 미니게임의 개수는 50개이고, 이 50개 중 대부분을 하이레벨로 통과해야 합니다.
게다가 파고들기의 끝판왕인 '퍼펙트' 가 중간중간에 등장합니다. 퍼펙트는 말 그대로 미니게임에서 '한번도 틀리지 않는 것' 을 말합니다. 이 퍼펙트가 사람을 잡는데 한 몫 하는 것이 후반으로 가면 난이도 높은 미니게임이 많이 등장합니다. 근데 이걸 한번도 틀리지 않고 다 맞추기란 보통 일이 아닙니다. 특히 딱 한번 실수했을 때의 퍼펙트 깨지는 '깽' 하는 소리는 사람을 굉장히 슬프게 합니다. ㅠㅠ 단 곤경을 모두 이겨내고 올 퍼펙트를 달성했을 때의 그 성취감은 RPG 못지 않게 큽니다. 리듬에 자신이 생겼다면 올 퍼펙트를 목표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퍼펙트는 전작인 리듬 천국에서 이어 온 것으로, 리듬 천국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게임이었음을 짐작케 합니다. 스토리가 없는 게임인 만큼 전작과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하게 하는 부분이 곳곳에 숨어 있는 게임 중 하나인데, 자비 없는 조건에 서러움을 느끼신 리듬 천국 경력자라면 전작과 소소한 점을 비교하며 잠시 숨을 돌리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합창단의 지휘자는 바로...바로...!
녀석이 온다
이번 작품에서는 Wii이기 때문에 휘두르거나 하는 방식으로 리듬을 맞추지 않을까 했는데, 예상을 뒤엎고 Wii 리모콘의 버튼으로 조작하도록 회귀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여러가지 이유가 오가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역시 Wii의 센서 인식 기능이 완벽한 것은 아니므로 정확한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지만 리듬 세상에서의 직관적이고 간편했던 조작이 오히려 단조롭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림만 다르게 표현했을 뿐 터치나 튕겼을 때의 행동은 비슷하기 때문에 그게 그거같다는 느낌이 있지요. 또 전작에서 거의 모든 버튼을 사용해서 실제 드럼을 치는 듯한 동작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 드럼 레슨과 달리 터치만을 사용하는 기타 레슨은 드럼 레슨과 비교하면 확실히 재미가 적습니다. 아무래도 본편에 더욱 치중하다 보니 다른 면에서는 여러 아쉬움이 존재하는 게 게임이니까요. ^-^;;
리듬 세상은 그래픽과 사운드, 간편한 조작의 조화로 큰 인기를 얻은 게임입니다. 그 특징을 살려 남녀노소 모두에게 어필한 좋은 작품이었는데, 과연 후속작은 얼마나 큰 반향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굉장히 설레는 2011년의 여름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11년 7월 21에 발매되는 Wii 게임 '모두의 리듬 천국'을 기대하면서 마칩니다.
Again 2006은 과연 성공할까? 필자는 성공한다에 걸겠다.
~평점~
←높다 낮다→
S V A B C D E F (C가 보통)
게임성 : A - 어디까지나 본 목적은 리듬에 맞추는 것입니다. 이걸 잘 구성한 것이 대단하죠.
난이도 : D (후반 : V) - 초반엔 널널하지만 퍼펙트의 난이도는 가히 지옥입니다.
인터페이스 : B - 최대한 간결하게, 그리고 직관적으로. 편의성은 최고지만 좀 허전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픽 : A - DS에 가장 잘 어울리는 2D의 귀여운 그래픽은 호평.
사운드 : S - 듣기 좋은 사운드의 만재는 플레이어로선 환영일 뿐이죠. ㅎㅎ;
소장가치 : B - 100% 클리어를 했다면 고생 때문에 다시 잘 안 잡게 됩니다. 단 음악 감상용으론 좋습니다.
총평 : A - DS를 소유하고 있다면 한번쯤은 해볼만한 게임. 당신도 즐거워질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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