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의 이야기.
당시 나와 사이가 좋았던 친구가, 주말에 자기네 집에서 자고 가라고 권해 왔다.
특별히 다른 용무는 없었지만, 별 마음이 내키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거절했다.
그런데 왜일까, 이 녀석은 계속 끈질기게 권해왔다.
제발, 이라고 말하며 부탁해 왔던 것이다.
너무나도 끈질기게 권해왔기 때문에 나는 의문이 들었다.
"너, 혹시 밤에 혼자 자기 무서워서 그래?"
그렇게 은근 놀려대자, 친구는 갑자기 입을 다물어 버렸다.
"뭐야, 진짜야?"
계속 추궁해보니, 돌연 진지한 얼굴을 하며 나에게 말했다.
"너, 유령이 있다고 믿어?"
예상외의 질문을 받은 나는 할말을 잠시 잃었다.
"뭐, 본 적은 없지만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
"그러면, 주말에 우리 집에 와. 우리집에 유령이 있는 것 같아."
"에…보러 오라고? 됐어. 흥미없어."
그러자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나의 팔을 잡아 왔다.
"부탁해, 제발 와 줘."
"…구체적으로 어떤 유령인데?"
"매일 자정 12시 정도가 되면 계단을 하나씩 올라 와.
그리고 그 계단 수를 세어 봤는데, 계산대로라면 이번 주말에 정확히 집 앞에 올 거야…
그런데 그 날 우리 부모님은 집에 없어. 나 혼자서는 무섭다고!"
진심으로 무서워하는 모습이었으므로, 놀리는 것은 멈추기로 했다.
"…알았어, 갈게."
그렇게 말하자, 친구의 표정은 안심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고마워, 고마워!"
그리하여, 주말에 친구의 맨션에 방문하게 되어,
쓸데없는 잡담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하며 놀았다.
그리하여 밤 11시 반 정도가 되고, 그 문제의 유령 이야기를 시작했다.
"유령이 계단을 올라 온다 라는건 도대체 어떤 일이야?"
"일주일 정도 전부터, 집 앞의 계단을 올라 오는 발소리가 들려.
그렇지만 나 밖에 들리지 않은 것 같아서, 부모님께 말해도 그런 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말씀하셨어."
"그래서, 오늘로 계단을 다 오른다고 하는 것이야?"
"그래… 계단의 수를 세었기 때문에 틀림없어. 확실히 오늘 우리 집 앞에 올 거야."
"그냥 지나간다거나 하는 일은 없는 걸까? 이 맨션 꽤 높잖아."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지만, 집에 오면 어떡해. 그게 무섭다고."
"흠…"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친구의 표정이 바뀌었다.
"야…들었지? 발소리."
나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전혀 안들려?"
"어째서?! 들리잖아! 이것 봐, 또 한 계단 올랐잖아!"
"진정해, 아무것도 안 들리잖아. 기분탓 아니냐?"
"뭔소리야! 어째서 안들린다는 거야! 들어봐, 들어보라고!"
"안들린다고, 진정해 좀!"
정말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벌써 친구는 제 정신이 아닌 모습으로, 나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
"발소리가 멈췄다… 지금, 이 문 앞에 있어!"
어디 한번 열어 볼까 하고 내가 일어서자, 친구는 내 팔을 잡아 멈추었다.
얼굴은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멈춰! 열지마! 있어! 거기에 있다고!"
"야, 괜찮아. 아무것도 없다니깐!"
친구의 그런 모습에 나도 점점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갑자기 얌전해졌다고 생각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안돼. 쭉 여기를 쳐다보고 있어. 더이상… 움직이질 않아!"
"무슨 말을 하고있어! 아무것도 없다니깐! 괜찮다고!"
친구의 한마디가, 비정상일 만큼 공포심을 몰고왔다.
"두… 두드리고 있어.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그렇게 말한 친구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분명하게 '그 녀석'이 아닌듯한 소리로 지르면서, 친구는 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였는지, 나는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친구는 괴성을 지르면서 문을 비틀어 열어, 그대로 밖으로 뛰쳐 나가 버렸다.
나는 당황해서 뒤쫓았지만 이미 늦었다.
친구는 계단으로부터 몸을 던졌고, 이미 거기에는 없었던 것이다.
뭔가 뭔지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무엇이 일어난 것인지..
힘이 빠져버린 나는 그자리에 주저앉았다.
그 후 경찰의 조사가 시작되고, 조금씩 자신을 되찾아 갔다.
그 때의 상황, 일어난 사건, 내가 기억하고 있는 모든 일을 모두 이야기했다.
뜻밖의 일로, 경찰은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았다.
단지 내가 이야기한 것을 묵묵히 듣고, 그것을 종이에 써내려갔다.
그러던 중 경찰 한 명이 중얼거렸다.
"또인가…"
또?
또라니 무슨 소리야…
부자연스러운 말을 의문으로 생각하며, 나는 그 경찰에게 물었다.
"또인가···라니, 어떻게 된 일입니까?"
"너무 이런 일은 말하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지만, 너도 당사자구나. 알아 두면 좋을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경찰은 담담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이 맨션, 특히 이 방에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몇번이나 같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원인을 전혀 알아낼 수 없고, 경찰도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
결국 친구의 죽음은 「노이로제에 의한 돌발적인 자살」 이라고 하는 것으로 처리되었다.
친구를 잃은 슬픔보다는 놀라움과 두려움의 생각 밖에 나지 않았다.
결국 친구는 무엇을 들었으며, 무엇을 두려워 했던 것인가….
그리고 모두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죽은 친구의 모친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밤 중에 실례합니다. 요전날은, 몹시 폐를 끼쳤습니다…"
"아, 아니요 이쪽이야말로…"
뭐라고 말해야 좋은 것인지 몰랐다.
"그- 이상한 것을 물어보는 것이지만… 우리 아들은… 확실히 죽은 것이죠?"
"…네?"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밤샘도, 장례식도 치루지 않았는가.
설마 아들을 잃은 쇼크로, 모친까지 이상해져버린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실은…지금,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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