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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의 행로
    작성자 : 11th | 조회수 : 1567 (2010-04-08 오후 12:54:15)

    새의 행로

    홍일표



    그늘만 찾아다니며 몸을 의탁하는
    잔설이 있다
    구석으로 몰려다니며 그늘을 파먹고 사는
    주둥이
    몸 가벼운 잔설이 그늘에 둥지를 트는 것은
    끝까지 남아 전할 말이 있는 것
    검은 사제복을 입은 그늘이
    흰 그림자를 끌어안고 오래 귀 기울인다
    몸을 옹송그리고
    단단히 얼어붙은 이마에
    숭숭 뚫리는 분화구
    용암처럼 끓는 그늘의 숨구멍이다
    그늘을 독파한 잔설,
    햇볕 한 줌 끌어다가
    슬며시 제 몸을 지우고 먼 길을 떠나는
    늦은 오후
    애면글면 한 말씀 흘려 놓고,
    홀연히 새 한 마리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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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5 내가니꺼야 (2010-04-10 20:49:07)
    감사함니다 잘보고 감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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