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니 ?"
먼 산을 응시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하얀 애벌레의 질문이었다.
이것만큼은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이미 사랑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 어떤 목적을 위해 시작된 사랑은 그 목적을 이룰 때 까지만 지속되는 법이니까. 사랑을 얻기 위해서만 노력할 게 아니라 노력 그 자체에서 사랑을 발견해야 하는 것 아니겠니 ?"
"그런데 만약, 상대방이 내 마음을 몰라줄 땐 어쩌지 ?"
"필요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건 사랑이 아냐. 좋아하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 생각해. 사랑은 대상이 아니라 방법이니까. 만약 그가 어떤 것에 기뻐한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그것을 할 수 있다면 무엇보다 큰 보상을 받게 되는 거야. 그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기쁨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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