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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을 기다리는 마음 -시-
    작성자 : 11th | 조회수 : 1330 (2010-03-16 오후 5:19:55)
    <내일을 기다리는 마음>

         - 시 : 돌샘/이길옥 -


    깊숙이 패인 살점 안에 돋아나는 진통이
    어두운 밤의 외곽을 선회하며
    불면의 동공에 세심한 관심을 쑤셔 넣고
    순백의 마음속에 깨끗이 닦인 거울을 비추는
    자정(子正)의 꿈.
    나는 꿈의 파편에 묻힌 채
    백팔번뇌(百八煩惱)를 헐기에 바쁜 손마디에 생긴 물집을 짜며
    머큐로크롬에 흥건히 젖은 솜뭉치를 추겨 든다.
    빨간 정념을 흔들어 깨우는 우렛소리.
    굳은 사념의 깊은 속살 가닥, 가닥에서
    자연의 파란 눈들이 사랑을 염원하고 헤어지던 비명을
    줄줄이 엮어
    뜨거운 사연으로 환원시키던 원시의 촉수마다
    눈이 흐린 안개로 덮이는 지대를 역류하고
    내 잘못의 구멍 난 사념이
    문득 고열에서 하나씩 돌아오는 시각을
    예감하는 지혜로
    어둠을 기어오르는 벌레들을 털어 내며
    우윳빛 창을 왈칵 밀어젖힌다.
    창 너머의 시원스런 공허.
    무딘 기억을 흔들어 깨우는 기침 소리가
    취한 자정의 역습에서 일어서는 불굴의 투지를 추겨
    이마에 손을 짚으면
    물결처럼 가닥으로 흐르는 생활의 밝은 여명이 일고
    생생한 기력이  잡아끄는 동아줄 밖의
    침울한 밤, 그 껍데기들의 해체 속에 밝아오는
    오, 빛.
    내 마음대로 한  아름의 빛이
    아침 발목에 걸린 목숨을 만지작거리며
    나는 이 시각의 탯줄을 당기는 작업에 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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