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의 조개껍질처럼 비린내 나는 육신과는 헤어지고 세상 파도에서는 밀려나 일흔의 나이를 살고 있다.
나를 이제껏 살아남게 한 것은 나의 성명(性命)의 강(强)하고 장(長)함에서가 아니라 그 허약(虛弱)에서다.
모과나무가 모과나무가 된 까닭을 모르듯이 나 역시 왜 시인이 되었는지를 스스로도 모른다.
구상, 〈근황〉 중.
▶구상 《홀로와 더불어》(황금북, 2002), 84쪽◀
"모과나무가 모과나무가 된 까닭을 모르듯이 나 역시 왜 시인이 되었는지를 스스로도 모른다."
모과나무가 모과나무가 된 까닭은 모르지만 모과나무 덕을 보는 사람은 많습니다. 구상 시인이 시인이 된 까닭은 모르지만 구상 시인의 덕을 본 사람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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