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던 베르길리우스가 낮게 책망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단테, 걸음이 느려졌군. 마음이 흔들릴 게 뭐가 있나. 저들이 뭐하고 지껄이든 자네와 아무 상관이 없네. 자기들 마음대로 지껄이도록 내버려 두고 자네는 어서 내 뒤를 따르도록 하게.
세찬 바람이 불든 말든 꿈쩍도 않는 돌탑처럼 꿋꿋한 자세를 지녀야 하네. 무엇인가에 끊임없이 사로잡히는 자는 자칫 목표를 잃기가 쉽지. 왜냐하면 사소한 잡념들이 마음을 흔들어 의지를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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