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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머니의 유산
    작성자 : 11th | 조회수 : 1224 (2010-03-14 오후 2:50:11)

    노인성 치매로 말년이 늘 우울하셨던 할머니.

    수건과 화장질 구분하지 못하신 것도,

    지친 엄마에게 매일 알 수 없는 욕을 해대시는 것도,

    나가기만 하시면 길을 잃고

    도로 한가운데서 울고 계시던 것도......

    그 몹쓸 병을 얻고 난 뒤부터 였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냄새나는 할머니가 창피하고 부끄럽기만 했습니다.

    너무도 변해버린 그분의 품을 다시는 파고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닌 너무도 빨리...조용히...

    그리고 편하게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죽음의 의미도 모른 채 상가의 분주함에 넋이 빠진 내게

    누군가 와서 건넨 꾸러미 하나!

    그 안엔 손녀에게만 몰래 주시려고 남겨 두신 식은 통닭

    몇 덩어리, 장조림 달걀, 딱딱한 팥빵 조각이

    조심스레 담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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