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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carriet | 조회수 : 1696 (2010-03-12 오후 1:20:48)


    아아 오늘도 정말 무료한 날이구만.
    나는 하품을 하며 기지게를 폈다.
    뭐 재미있는 일 없나? 크큭, 그래 영민이나 괴롭힐까?
    중학교 1학년때부터 나의 빵셔틀 노릇을 해온 영민이.
    녀석은 그때부터 지금 고2까지 무려 5년동안이나 같은 반에서 재밌는 놀잇감이자 빵셔틀로 녀석의 역학을 톡톡히 치루고 있었다.

    얘가 어벙하게 생긴데다가 성격도 소심하고, 뭐랄까 괴롭히는 맛이 있다고나 할까?

    "어. 영민이냐? 어, 나다 이드백. 지금 당장 우리집으로 텨와. 뭐? 볼일 있다고? 이 새끼가 장난하나. 알았다. 네 마음대로 해. 그 대신 내일 학교에서 나도 내 마음대로 한다. 크큭, 그래 진작에 그럴 것이지. 10분 준다 빨리 텨와라."

    난 핸드폰을 끊으며 침대에다가 툭하고 던졌다.
    요즘 이 새끼가 종종 개긴단 말야. 너무 풀어줬나.
    녀석이 오면 단단히 교육을 시키겠다고 결심한 나는 20분 뒤에 숨을 헐떡이며 우리집에 도착한 녀석을 볼 수 있었다.
    "야. 장난하냐? 10분 준다고 했지? 아아, 내 말이 우습게 들린다 이거냐?"
    "아....아니. 하아하아, 택시를 타고 와도 10분은 걸리는 걸. 어떻게...."
    "말 대답 작렬하는구만."
    "미...미안해."
    "미안하면 일단 좀 맞자."

    퍽. 퍼억!

    난 녀석을 샌드백을 두드리듯 힘껏 난타하기 시작했다.
    이 놈이 나에게 여러번 맞아서 그런지 맷집도 있는 편이고, 살도 어느정도 붙어 있어서 때리는 맛이 아주 예술이다. 크큭, 이거 스트레스가 조금 풀리는구만.

    나의 강력한 주먹이 정확히 명치에 꽂히자 영민이는 헛구역질을 하며 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런 녀석의 머리를 나는 있는 힘껏 짓밟았다.

    "크크큭. 아프냐?"
    "으윽."
    그렇게 한참을 때린 나는 입가에서 피를 흘리는 녀석을 즐겁게 쳐다보며 담배 한대를 꼬나물었다.
    "가봐."
    "으..응?"
    "가보라고."
    "무..무슨 일로 부른 건데."
    "심심해서 불렀지 임마. 말 대답 작렬하네!"

    퍼억!

    "크윽."

    괴롭게 숨을 헐떡이는 녀석을 보며 나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 맞다. 너 내일 우리 연기 연습있는 거 알지? 공연 준비해야될 거 아냐."
    "아 알았어."

    난 흙이 묻은 옷을 터는 녀석에게 다시 주먹을 날렸다.

    "먼지 날려 새끼야!"

    퍼억!

    그리고 녀석의 맨살에 담배를 지지면서 마무리로 녀석의 머리를 발로 걷어찼다.

    "크아아아악!"
    "수고했다. 어서 가봐."
    "크으...아, 알앗어. 내, 내일 보자 드백아."

    녀석은 아플텐데도 나에게 최대한 미소를 지으며 사라졌다.

    크크, 저 새낀 진짜 병신이다. 내가 저렇게 맞았으면 시발 벌써 죽여버렸겠다.
    뭐, 저 놈은 그럴 용기도 없는 놈이니.

    이구, 근데 저놈이 가니까 또 심심하네.

    다시 불러야겠다. 크큭.

     

     

     

     

     

     

    "오~ 영민이 왔냐? 그런데 얼굴이 왜 그래? 누구한테 맞았어?"
    "......안녕 드백아."
    나는 새삼 모른척 녀석에게 미소를 지으며 물어봤고, 녀석은 내 심기를 건드리기 싫은지(당연하지만) 애써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인사를 건냈다.
    "야, 이드백! 너 또 영민이 때렸지?"
    우리 학교에서 제일 예쁜, 지혜.
    이 년 때문에 내가 연극동아리에 가입한 이유였다.
    "아니야, 내가 깡패냐 애를 때리게? 야, 영민아 내가 너 때렸냐?"
    "아, 아니. 계단에서 굴러서 그래."
    "거봐."
    영민이가 해명을 했지만 지혜는 계속 나를 노려봤다.
    크큭, 귀여운 것.
    내가 조만간에 따먹어주마, 크큭.
    "이그, 좀 조심좀 하지 그랫어 영민아."
    현지 선배가 걱정어린 말투로 영민이에게 말을 걸었다.
    이제 고3인 현지 선배 역시 나의 목표 중 하나다.
    정말 어린 나이답지 않게 색기가 줄줄 흐르는 년이다.
    "죄송합니다...."
    "다음부턴 조심해. 연극발표가 얼마 남지 않았단 말야. 자! 오늘은 어딜 할 차례지? 로테오가 제이미스를 찌르는 씬이지?"
    우리는 조만간 있을 연극발표를 위해 연기연습을 하고 있었다.
    지금 연습할 씬은 거의 마지막 부분.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로테오가 주인공인 제이미스를 찌르는 장면이었다.
    물론 당연히 주인공은 바로 나!
    그리고 로테오는 영민이가 맡게 되었다.
    "자, 이 칼로 드백이를 푹 찌르면 되는 거야."
    현지 선배는 모형 칼을 자신의 손바닥에 찌르며 시범을 보였다.
    저 칼은 장난감 칼로 끝부분이 눌리게 되면 안쪽으로 쑤욱 들어가게 되는 속임수 칼이었다.
    "자, 이거 받아 영민아."
    현지 선배에게 속임수 칼을 받은 영민이는 어쩔 줄 몰라하며 안절부절했다.
    "이거 정말 안 찔리는 거죠?"
    "그래. 그거 그냥 장난감일 뿐이야."
    선배의 말에 다시한번 시험을 해본 녀석은 그제서야 안심하는 눈치였다.
    새끼 소심한 건 진짜 알아줘야 한다니까.
    "야. 그만하고 빨리 시작하자."
    "으..으응 알았어."
    나는 준비된 듯한 녀석의 태도에 뒤를 돌아 대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어. 이제 그녀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겠군."
    "이봐, 제이미스."
    "누구냐! 아아, 로테오. 그래 일은 잘 되가고 있겠지?"
    영민이는 살짝 몸을 떨며 내게 접근했다.
    "무슨 일? 아아, 그 일 말인가? 그게....잘 안 되고 있다네."
    "뭐? 그게 무슨 말인가!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왜냐고? 그건 바로...."
    순간적으로 영민이가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며 내게 다가왔다.
    "너가 죽기 때문이다!"
    푸슉!
    그리고 그 칼로 나를 찌른 영민이.
    나는 최대한 고통에 찬 목소리를 쓰러지며 자리에 주저 누웠다.
    "으음. 드백이는 좋았어. 그런데 영민아 더 살기와 분노를 담아서 연기를 해봐. 너무 어색하잖아."
    연기가 끝나자마자 내려지는 평가.
    역시 완벽한 나에겐 완벽한 평가만이 내려지는구만.
    "아...죄송합니다. 너무 긴장이 돼서...."
    "흠. 다시 해보자. 좀더 분노를 담아서 해봐, 영민아."
    "네....그런데 저 화장실 좀 다녀와도 될까요?"
    "그래, 그럼 잠시 쉬었다가 하자."
    녀석은 매우 급했는지 화장실로 달려갔다.
    나 역시 갑자기 오줌이 급한 것 같아 화장실을 향해 걸어갔다.
    남자가 가오가 있지, 뛸 수야 없지.
    퍼억!
    "악!"
    쿵.
    화장실을 향한 모퉁이를 막 돌 무렵 무언가와 부딪혀 그만 넘어지고야 말았다.
    아, 시발 도대체 뭐야?
    나는 짜증이 담긴 표정으로 상대방을 바라봤다.
    역시나 예상대로 날 짜증나게 한 건 영민이.
    녀석은 나에게 미안하단 말도 하지 않은 체, 무언가를 잽싸기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이 새끼가 미친 모양이다.
    "야! 처 돌았냐? 뒤지고 싶냐?"
    "아...미, 미안해."
    "너 이 새끼 이따가 동아리 끝나고 보자. 근데 주머니에 그건 뭐냐?"
    "아, 이거....속임수 칼이야."
    녀석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쳇, 무슨 재밌는 건 줄 알았드만, 속임수 칼이었잖아.
    "야. 빨리 꺼져. 그리고 아까 처럼 연기하면 뒤진다 진짜."
    "미..미안해."
    난 녀석이 사라지는 것을 슬쩍 본다음에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볼일을 끝낸 뒤 다시 연극동아리로 돌아갔다.

     

     

     


    "자. 다시 해보자! 영민아 이번엔 제대로 해? 알았지?"
    "네, 선배."
    난 시작됐단 싸인에 맞춰 다시 뒤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다시 대사를 읊기 시작했다.


    "그래.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어. 이제 그녀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겠군."
    "이봐, 제이미스."
    "누구냐! 아아, 로테오. 그래 일은 잘 되가고 있겠지?"
    오오, 눈빛 쩌는데!
    영민이는 조금 전과는 차원이 다른 연기를 선보이고 있었다.
    눈빛, 표정. 녀석에게서 풍겨지는 기운 하나하나가 정말 완벽했다.
    "무슨 일? 아아, 그 일 말인가? 그게....잘 안 되고 있다네."
    "뭐? 그게 무슨 말인가!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왜냐고? 그건 바로...."
    순간적으로 영민이가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며 내게 다가왔다.
    "너가 죽기 때문이다!"
    푸슉!
    그리고 그 칼로 나를 찌른 영민이.
    녀석은 그 순간 정말 기분 좋은 쾌락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기분 나쁜 미손데 저건?
    어쨌든 난 연기에 맞춰 쓰러지는 척 하며 제자리에 주저 누웠다.

     

     


    짝짝짝짝!
    "완벽해! 우와 영민이 연기 실력이 갑자기 늘었는데?"
    현지 선배와 지혜는 녀석의 연기 실력에 감탄하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녀석은 그 박수에 쑥스러운듯 뒷통수를 긁으며 수줍은 척을 했다.
    "응? 야, 뭐해 드백아. 그만 누워있고 일어나."
    지혜의 말에 정신을 차린 나는 다리를 후들거리며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응? 왜 그래, 드백아? 어디 아퍼?"


    아프냐고? 크큭, 아니 천만해.

    너희들은 듣지 못했을지 몰라도, 난 분명히 들었다고.

    녀석이 나를 찌르는 순간. 녀석이 내뱉은 대사를.

     

    "아, 이 칼이 아니네."

     

    이 새끼....아까 전에 연기 연습이 아니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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