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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carriet | 조회수 : 2341 (2010-03-08 오후 9:21:53)


    "아빠~ 가자!"

    학교를 마치고 딸이 걸어나왔다. 평소엔 친구들과 함께 하교하는데, 오늘은 담임선생님과 일대일 면담이 있어 늦을것 같다 하여 딸아이를 마중나오게 되었다. 벌써 시간은 5시, 거리엔 해가 조금 저물어 어둡다는 느낌을 주고있었다.

    "그래, 선생님은 뭐라고하시니?"

    "헤헤, 나정도면 일류대는 문제없을거래 조금만 더 노력하래~"

    "하하, 당연하지. 누구 딸인데"

    딸이 6살때, 강도의 총에 아내를 잃고 힘들게 키워온 딸이다. 회사를 마치면 동료들의 유혹을 뿌리친채 곧바로 집에왔고, 집안일과 아이돌보기를 혼자서 다 도맡아 해왔다. 그런 딸이, 다행히 삐뚤어지지 않고 바르게 커서 지금은 모범적인 고등학생이 되었다.

    보통때라면 차로 데리러왔겠지만, 오늘따라 딸과 함께 걷고싶었기에 차를 놓고왔다. 집까지는 도보로 30분, 집까지 가려면 공원을 지나야한다. 현재시간은 5시, 공원에서 더 놀자는 아이들을 부모들이 다그치고 있을 시간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공원에 사람이 적었다. 하지만 아직은 사물이 훤히 보였기에, 위험하진 않을거라 생각했다.

    "어, 아빠. 오늘따라 사람들이 더 없는거같은데?"

    "그러게. 아마 추우니까 미리 들어갔나보다. 음, 그러고보니 좀 쌀쌀하네"

    공원의 중간쯤 갔을때, 반대편에서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이들 6명이 걸어왔다. 그리 불량해보이진 않았지만, 혹시 모르기에 딸의 손을 꽉 잡았다. 뭣하면 잡고 뛸 생각으로.

    예상대로, 그들은 우리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들중 2명은 담배를 피기위해 더 깊은곳으로 들어갔고(아직은 사물구별이 되기에 눈치가 보였던 모양이다) 소년 3명, 소녀 1명으로 이루어진 집단은 근처 벤치에 앉았다.

    딸아이의 손을 잡고 그들이 앉은 벤치 앞을 지나갈때, 소년 2명이 갑자기 일어서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아저씨, 돈좀있어? 우리같이 배고프고 연약한 10대들을 위해서 기부좀 하시죠?"

    순간 무슨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에, 딸의 손을 잡고 그대로 녀석을 지나쳤다. 10초쯤 지났을때, 갑자기 뒤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내말이 말같지가 않다 이거냐! 잡아!"

    뒤에서 그들이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난 딸의 손을 놓고, 뒤돌며 딸에게 말했다. "당장 도망가! 큰길로 간뒤 사람들을 불러와!"

    딸은 뭐라 말하려 했으나, 나의 눈을 보고는 전력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소년들은 나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난 총을 꺼냈고, 허공에 발포했다. 한국에선 2012년 태양폭풍으로 전자기기가 마비됬을때 대규모의 강도단이 창설되어 민간인들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그 뒤, 민간인들의 피해를 막기위해 25세 이상 남성의 총기 소지가 허락되었다.

    -탕!-

    공원에 총소리가 메아리치자, 뛰어오던 그들이 멈칫했다. 총구를 그들에게 들이밀면서, 다시한번 발포했다.

    -탕!-

    "다가오지마! 다가오면 이번엔 너희 이마에 구멍이 뚫리게될거야!"

    그들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도망쳤고, 나는 뛰는 심장을 쓸어내리며 딸이 뛰어간 방향으로 뛰어갔다.

    큰길이 나왔고,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딸은 보이지 않았다. 10여분간 딸을 찾았으나, 딸이 보이지 않아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는 가지만, 받지 않았다. 뭔가 불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애써 무시하며 다시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끊길때쯤, 신호소리가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받았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상대편 수화기에선 아무 말이 없었다.

    "딸! 여보세요? 딸아! 뭐하는거야! 어디야? 아빠 지금 큰길에있어!"

    -큿,-

    수화기에서,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말은 없었다.

    "뭐야! 왜 말을못해! 어디야! 무슨일이야!"

    -이봐, 아빠라고?-

    수화기 건너편에서,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딸의 귀여운 목소리가 아니라, 처음듣는 남자의 목소리였다.

    "넌 누구냐! 내 딸에게 무슨짓을 한거야!"

    -하하, 무슨짓이라.. 난 아무것도 한게없어. 뭘 알고싶나?-

    "뭘 알고싶냐니! 내딸, 내딸은 지금 어디에있나!"

    -당신 딸? 음.. 알려주고싶은데.. 음..-

    "어딨어! 내딸은 지금 어디있나!"

    -음..여기는말야.. 알려주고 싶은데.. 우리들이.. 딸칵-

    "말을해! 이봐! 이봐!"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연결 후에는..-
    전화가 끊겼고, 나는 뭔가 잘못됬다는걸 깨달았다. 즉시 택시를 잡고 경찰서로 가 녹음한 방금전의 통화내용과 딸의 유괴사실을 말했다.

    "그러니까, 딸을 먼저 보냈는데 딸이 납치를 당한거같다. 이겁니까?"

    "그래요! 내딸, 내딸이 지금 남자들에게 납치를!"

    "남자친구와 함께 나간거 아닙니까? 곧 돌아오겠죠"

    "아닙니다! 내딸은 그런애가 아닙니다! 납치가 확실합니다!"

    "원래 부모들이 다 그렇죠, 내자식은 안그런다. 그런데 수사해보면 다 가출로 나온다니까요. 기다려보시고, 3일 뒤에 다시오세요. 그때도 안돌아온다면 수사해드리겠습니다."

    "이.. 이!"

    결국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채로 경찰서를 빠져나왔다. 분노로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한채 3일이란 시간을 보냈다. 경찰의 태도를 보아 제대로 수사를 해주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어 뒤 개인적으로 수사를 해야된다고 결심했고, 결국 통신사를 찾아가 딸의 통신기록을 요구했다.

    "아버지 되시는분이군요.. 음.. 딸의 기록이.. 마지막으로 핸드폰이 켜진곳은, 수원이네요."

    "수원이요? 그런.. 내딸은 수원에 아무도 아는사람이 없는데.."

    동네 과수원이면 모를까,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자란 딸이 어째서 수원에 가있단말인가.

    나는 과수원으로 향했다. 아니, 수원으로 향했다.

    "이근방..인가."

    손에 든 지도에는, 수원의 특정지역에 제법 큰 원이 그려져있었다. 딸의 핸드폰이 마지막으로 켜졌던 곳은 이 원 안에 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아파트뿐이었다. 제법 고층아파트. 수천가구가 거주하고 있을텐데, 여기서 어떻게 딸의 행방을 찾는단말인가. 하지만, 아파트단지인 만큼 이동하지 않고 이곳 어딘가에 범인과 딸이 있을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런데, 범인은 분명 '우리들'이라는 표현을 썻다. 우리들이라면, 적어도 그들은 2명 이상이라는 얘긴데.. 어쩌면, 딸과 범인 자신을 '우리들'이라고 표현했을지도 모르지만. 범인이 몇명이든간에, 반드시 내손으로 잡고만다.

    한참을 행인들에게 딸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아이를 못봤느냐고 물어봤으나, 아무도 아는사람이 없었다. 하긴, 납치당했으니 어딘가에 묶여있겠지. 이상한짓을 당하고있는건 아닐까, 점점 더 불안해진다.

    끊었던 담배 생각이 간절하다. 근처의 편의점에 들러, 담배를 하나 구입했다.

    "2500원입니다."

    2500원입니다. 2500원입니다. 2500원입니다.. 2500원입니다... 2500원입니다.... 2500원입니다.....

    2500원입니다..2500원입니다..2500원입니다..!!!!!!!!!!

    그목소리다. 분명하다. 녹음한뒤 수백,수천번도 더들었던 그목소리.

    '그놈'이다.

    아닐지도 모른다. 비슷한 목소리지만 내 마음 상태가 불안정하여 착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목소리다.
    그놈이 맞다.
    그놈이 맞아여야만 한다.

    "저..손님? 돈을.."

    한참을 벙찐 표정으로 놈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자, 놈이 당황하며 말했다.

    당장이라도 놈의 멱살을 잡고 소리치고 싶었으나, 그렇게 된다면 다시는 '우리들'이라 표현했던 다른 동료들로 인해 딸을 찾을수 없을것같아 조용히 돈을 지불했다.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놈이 내 목소리를 눈치채고 도망가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잠복형사처럼, 놈의 교대시간까지 길건너 차속에서 기다렸다.

    "경찰이죠? 나, 납치된 딸의 아빠입니다. 지금 범인같은놈을 찾았고, 쫒을겁니다. 만약 앞으로 나에게서 연락이 없다면.. 내가 놈들에게 당한줄 아십시오"

    놈이 나오는것을 보고, 조용히 차를 몰며 경찰에게 말했다. 경찰은 뭐라뭐라 말하려 했으나,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놈이 눈치 못채게 길거리에 차를 세운뒤, 이웃인양 하면서 놈의 뒤를 쫒았다. 워낙 아파트단지가 많고, 집에가는 사람도 많았기에 놈은 나의 미행을 눈치채지 못했다.

    놈이 엘리베이터를 탔다. 계단으로 가야하나 엘리베이터를 타야하나. 위험하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기로 했다. 놈이 나의 얼굴을 못알아보도록 하기위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몇층가세요?"

    놈이 나에게 물어왔다. 이건 예상치 못했다. 몇층이라고 말해야 할것인가.. 그러나, 놈은 14층을 이미 눌렀다. 나는 놈을 보면서 말했다.
    "저도 14층 갑니다"

    "아~ 이웃이구나! 몇호사세요? 전 1405호삽니다. 하하, 친구들과 함께 살고있지요"

    친구들..! 분명, '우리들'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놈과 친구들이 내 딸을..!

    "아 네, 전 1408호삽니다. 하하, 딸아이가 아주 예쁘답니다."

    일부러 '딸'에 악센트를 주어서 말했다.놈은 웃으면서 "아 네~ 좋으시겠어요 하하"하고 천연덕스럽게 웃어넘겼다. 가증스러운놈..!!

    -지이이이잉- 또다시 전화가 울렸다. 담당 형사에게서 벌써 10통이 넘는 부재중전화가 와있었다. 놈이 눈치 못채게, 종료버튼을 눌러 전화를 거절했다. 핸드폰을 꺼낸뒤, 전화 설정을 무음으로 해놨다. 끄지않는 이유는, 내가 만약 이놈에게 당했을 때 이놈들이 잡히고 딸이 구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놈은 먼저 나갔고, 나는 뒤따라 나갔다. 놈이 1405호의 벨을 눌렀고, 간단한 말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문을 연건, 놀랍게도, 딸이었다.

    놈이 문고리를 잡자마자, 문고리를 발로 차 문을 크게 열었다. 그리고, 품속에서 총을 꺼내 놈에게 발포했다. 하지만 놈은 맞지 않았고, 총소리와 함께 복도 유리창이 깨어졌다. 놈은 기겁하고 딸을 밀치며 안으로 들어갔다. 난 총을 겨누며 따라 들어갔고, 딸은 놀란눈으로 현관에 꼿꼿이 선채로 얼어있었다. 그상태로, 현관문이 닫혔다.

    "아름아! 뭐하는거냐! 여기서 지금 뭐하는거야!"

    딸의 이름을 부르며, 총구는 거실쪽으로 겨눈채 고개만 살짝 돌려 딸을 쳐다봤다.

    딸은, 분명히 내 딸이 맞는데도, 아무말도 하지못하고 얼어붙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누..누구세요? 아저씨는.."

    충격이었다. 어째서 날 모른척한단말인가?

    "누구냐니! 날 모르냐! 나야! 아빠라고!"

    "아빠..? 저, 죄송하지만 전 저들과 친구에요. 그리고 전 가족이 없고.. 길거리를 헤맬때 저들이 절 구해줬다고.. 기억은 안나지만.."

    "무슨소리하는거야! 넌 내딸이다! 저들은 널 납치한 납치범들이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니.. 이새끼들! 내딸한테 무슨짓을한거냐!"

    -탕!-

    동시에 세명이 튀어나오며 나에게 총을 발사했다. 내 왼쪽에 서있는 딸은 맞추지 않으려는 듯, 오른쪽 어깨와 팔, 허벅지에 총알이 스쳤다.

    "크악!"

    총을 놓치고 말았다. 놈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가와, 집단으로 구타하기 시작했다.

    "쿠..쿨럭, 쿠엑..!"

    계속 맞다보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놀라 눈을 크게 뜬 딸의 얼굴을 보며,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

    잠시후 고통을 느끼며 눈을 떳을땐, 어딘가에 묶여있다는것을 알았다. 눈앞이 깜깜했다. 빛이 없었다. 아마도, 어딘가의 좁은곳인듯 싶었다. 스티로폼같은게 피부에 닿는느낌이들고, 쾌쾌한 냄새가 나는게, 아무래도 벽 뒤일듯 싶었다.

    "저놈을 어떻게하지? 죽일까?"

    "안돼! 죽이면 곤란해져. 저대로 가둬두는게어떄?"

    "저대로 죽어버리면, 시체 썩는냄새 장난 아니란말이야~ 으구, 저놈을 어떡하니"

    "근데, 저놈이 진짜 내 아빠야?"

    "아빠는 무슨, 그냥 미친놈이야. 음 근데.. 저기 베란다 밑으로 보이는 저거..경찰차아냐?"

    "한대가 아닌데..젠장, 튀어!"

    놈들이 나가고 몇분 뒤, 경찰이 현관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모두 손들어! 응, 아무도 없습니다! 진입합니다!"

    "팍! 여기도 아무도 없습니다!"

    "여기도 아무도 없습니다!"

    "여기도 아무도 없습니다! 다 도망간것같습니다."

    "핏자국은 있는데.. 핏자국이 벽 안쪽으로 이어져있습니다! 벽이 열립니다! 안에 사람이 들어있습니다!"

    "내딸.. 내딸.. 당장 나가! 내딸을 찾아야해!"

    벽속에서 끌어내지자마자, 경찰들을 보고 소리쳤다. 하지만 아무도 내 명령을 들으려 하진 않았다.

    "부상자입니다!"

    "침대가 있습니다! 조사합니다!"

    경찰들중 2명이 놈들이 사용한것으로 보이는 2층침대를 조사하기위해 작은 방에 들어갔다. 그러자, 이불사이에 숨겨져있던 총에서 불이 뿜어졌다.

    "탕! 탕! 탕! 탕! 탕!"

    총 두개가 문쪽을 향해 다섯발의 총알을 발사했다. 두명중 한명은 왼쪽어깨에 총알이 박히는 꼴에 그쳤지만, 한명은 미간에 적중했다.

    "으아악! 한명 사망! 이 집 뭔가가 이상합니다!"

    "불을..불을켜! 내딸의 흔적이 있을거야! 어두워! 불을켜!"

    나는 그렇게 빽빽 소리쳤다. 그러자, 경찰관 한명이 거실에 있는 형광등을 켰다.

    -지지직, 쨍-

    불을 킴과 동시에, 갑자기 형광등이 밑으로 추락했다. 형광등 아래에 있던 경찰관 한명이 형광등에 제대로 맞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형광등이 깨지자 형광등속에서 불붙은 기름이 흘러나왔다. 아마도 형광등에 기름을 넣어둔뒤, 전류가 흐르도록 장치한듯 싶었다.

    형광등 밑에있던 경찰은 온몸에 기름을 뒤집어쓴뒤 ,온몸이 불타면서 소리질렀다.

    그러나 아무도 도와줄수가 없었다. 기름은 생각보다 많았고, 바닥이 불바다가 되고있었다. 불은 곧 벽지에도 옮겨붙었다.

    "젠장, 퇴각, 퇴각합니다!"

    경찰관 두명이 총에 사망한자의 시체를 들었고, 경찰관 두명이 총에 부상당한 동료를 부축한뒤 몸에 물을 축이고 현관문으로 달렸다. 온몸에 불이붙어 고통에 소리치고 있는 경찰관은 안타깝게도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나는 피를 많이 흘렸지만, 살아야 딸을 찾을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필사적으로 현관문으로 걸었다. 다행히 난 현관문 근처에 있었고, 불이 내쪽으로 오기 전에 탈출할수 있었다.

    "젠장, 이집 뭔가 이상해! 이상하다구!"

    난 경찰들에게 물었다.

    "당신들, 계단으로왔어 엘리베이터로왔어?"

    경찰들은 말했다. "당연히 엘리베이터로왔죠"

    "그럼, 20대 초,중반의 남자3명과 10대 중반의 여고생 한명을 보지못했나?"

    "아뇨. 못봤습니다. 부상이 심하시니 여기서 가만히.."

    "젠장!"

    난 계단으로 뛰었다. 아니, 굴렀다. 계단에서 구르면서도 밑으로 밑으로 내려갔다. 놈들은 아직 도망치지 못했을 것이다. 계단으로 내려갔을테고, 주위엔 경찰이 깔려있다. 그들은 누군가의 눈에 띌 것이다. 그러니, 아직 희망은 있었다.

    경찰관들이 뛰따라왔다. "가면 안됩니다! 당신은 부상자에요!"

    소리치면서, 하지만, 경찰관 하나가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에 목이 뚫리자, 경찰들은 뛰지 못하고 조심조심 내려왔다. 아마도, 놈들이 도망가면서 장치를 만들어논듯 싶었다. 일반인이 당할수도 있기때문에, 장치는 일회용일것이다. 고로, 놈들은 도망치면서 만들었을테고, 아직 멀리 못갔을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계속해서 밑으로 달렸다. 달리다, 구르다,달리다,구르다. 온몸은 멍들었고 ,정신도 없었다. 상처에선 더 심한 피가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딸을 찾아야했다.

    손을 짚지 않았다. 손을 짚게되면 함정에 빠질수있기 때문이다. 멍청한 경찰관들은 빨리 뛰기위해 손을 짚었을 것이고, 함정에 당했을 것이다. 함정은 더있다.

    -탕!-

    다시한번 총소리가 들렸고, 비명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키가 커서 목이나 머리가 아닌 어깨에 맞은거겠지.

    1층까지 내려오자, 문앞에 경찰들이 쫙 깔려있었다. 아마도, 놈들은 지하주차장쪽으로 내려간듯 싶었다. 난 경찰관들을 뒤로하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달렸다. 밑에선, 놈들로 추정되는사람들이 보였다. 난 주저없이 총을 발사했다.

    -탕! 탕!-

    놈들은 기겁하고 도주용 오토바이에 올랐다. 소용없을것이다. 경찰관들이 입구를 봉쇄해놨을테니까, 난 오토바이 바퀴를 겨냥한채 총을 발사했다. 탕! 탕!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니, 이미 놈들은 도주하고 없었다. 아마 지하추자창 입구에서 경찰관들에게 잡혀있을 것이다. 난 그 생각을 하며, 총을 들고 계단을 올랐다.

    계단 위엔 이미 경찰관들이 쫙 둘러싸고있었다. 난 경찰관들에게 소리쳤다.

    "놈들을 잡았죠!? 놈들! 내딸과 놈들을 말입니다! 입구를 봉쇄했지요? 여긴 계단이라 놈들이 못나올텐데 왜이렇게 경찰관들이 많습니까! 지하주차장 입구에 경찰들을 배치하지않고! 배치를 안한건 아닐테지!? 만약 놈들을 놓치면 당신을 알아서해! 내가 죽여버릴테니까!"

    그러자, 경찰관중 한사람이 옆사람을 보고 말했다.

    "역시, 저자가 확실하죠?"

    다른 경찰도 말했다.

    "내가보기엔 그렇군. 저자가 확실해"

    난 화가 머리끝까지 나버렸다.

    "야이새끼들아! 뭐가 확실해! 내딸! 내딸은 어디에있나! 내딸을 찾아!"

    그러자, 경찰관중 한놈이 말했다.

    "총을 버리십시오. 당신은 포위당했습니다."

    "뭐? 내가왜? 이런 개자식들!"

    난 경찰들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다 죽여버리겠어! 내딸! 내딸내놔! 내딸을 돌려줘!"

    난 경찰들에게 총구를 겨눴고, 날아온 총알에 심장을 관통당했다. 난 그렇게, 의식을 잃었다.

     

     

     

     

     


    "으이구 끔찍해라, 세상에 미친놈 많다지만, 뭐 이런 미친놈이.."

    신문을 보던 아빠가 중얼거렸어요. 궁금해진 저는 아빠에게 다가갔답니다.

    "음 아빠, 뭔데그래? 왜왜?"

    올해로 초등학교를 다니게되는 내가 아빠옆에서 글씨가 빽빽한 종이를 쳐다보니까, 제가 기특하셨나봐요.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해주셨답니다.

    "으구, 우리딸. 음, 나라도 뭐..그럴지도 모르겠네."

     


    신문엔 이렇게 쓰여있었다.

    -'미친 부정' 경찰에 대한 분노로 경찰을 살해한 싸이코패스, 10년전 강도로부터 아내와 아이를 잃은 뒤, 경찰의 수사부진으로 인해 강도들을 잡지 못하자 미쳐버린 40대 남성. 10년간의 준비끝에 경찰에게 복수할 계획을 완성, 경찰을 죽이기위해 딸이 납치됬다 거짓신고. 받아주지 않자 노부부에게 아파트를 빌려 경찰을 살해할 트랩들을 완성. 총성으로 경찰을 유인한뒤, 경찰의 신뢰를 얻기위해 자해, 아파트 내에서 트랩으로 경찰관 살해, 방화. 계단으로 도주하며 트랩을 이용, 경찰관 살해. 마지막까지 저항하여 결국 사살'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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