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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carriet | 조회수 : 1849 (2010-03-07 오후 4:03:55)

    [ 주인님~ 일어나세요. 주인님~ 일어나세요 ]


    일어난다고. 이 망할 알람시계야.
    어제 술 마셔서 그런가. 머리 아프네.
    난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교복을 입으며 방문을 열었다.
    역시나 방문을 열자 나를 반기는 건 엄마의 잔소리.


    “ 김현수. 너 어제 또 어디서 놀다 늦게 들어온 거야?
     너는 커서 도대체 뭐가 되려고…. “


    엄마. 엄마도 힘든데 그만 좀 하세요.
    잔소리 좀 그만하면 좀 좋아?
    난 엄마의 시끄러운 잔소리를 무시하며 교복을 마저 입고
    설거지를 하는 엄마의 눈치를 보며 싱크대 위에 있는 엄마의 지갑에서
    돈을 꺼내갔다.
    조심히 지갑을 다시 싱크대로 두려고 할 그때, 설거지를 마친
    엄마와 눈이 마주쳤고, 그와 동시에 엄마는 나를 잡아먹을 듯이 또 잔소리를 했다.


    “ 야! 너 이리로 와봐. 너 이xx. 이리로 안와? ”


    거참 시끄러워라. 하나밖에 없는 자식보다 이까짓 돈이 더 소중하나보군.
    땍땍 거리는 엄마의 잔소리를 무시하며 토스트를 먹으며 대충 준비를 마친 다음
    현관문 앞에 서서 말했다.


    " 학교 간다. 나 좀 늦게 들어올 거야 "
    " 너는 엄마 말 하나도 안 듣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


    아아, 귀 아파라.
    지겹다. 나는 도망치듯 현관문을 세게 닫으며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고개를 올려 푸른 빛깔의 아름다운 하늘을 쳐다본다.


    " 구름은 좋겠다. 넌 네 맘대로 살아갈 수 있잖아. “


    그렇게 학교를 향해 걸어가려는 그때, 내 왼쪽 발목에서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교복을 걷어 발목을 살펴보았다.
    마치 벌에 쏘인 것 같이 따끔거리는 곳을 자세히 살펴보니,
    무당벌레를 닮은 깨알만한 흑색의 벌레가 내 발목 한가운데를 물고 있었다.
    나는 입에서 튀어나온 욕과 동시에 떼어내 보려고 했지만,
    얼마나 세게 물었는지 살이 주 욱 늘어나기만 했다.
    떼어내 보려고 했지만 떼어내려 하면 할수록
    살을 더욱더 파고드는 것만 같은 극심한 고통에 떼어내지는 못하고,
    깨알만한 것이 어찌나 단단한지 손톱으로 짓이겨 보려고 했지만
    손톱만 아플 뿐 허사였다.


    “ 아우…. 아파라. ”


    학교에 도착한 나는 교복을 걷어 다시 발목을 살펴보았다.
    기분 탓 인가? 왠지 조금 더 커진 것 같은데?
    난 발목을 문지르며 양호실로 갔다.
    학교 양호선생님도, 나도 흑색의 깨알만한 벌레를 어떻게는 해야 하기위해
    약을 뿌려보고, 핀셋으로 뽑아보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벌레가
    파고들려고 하는지 피가 좀 흐르고
    극심한 고통과 따가움이 느껴질 뿐 모든 방법이 통하지 않았다.


    “ 일단. 계속 건들이면 상태가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으니까 가만히 두고.
    학교 끝나면 큰 병원 가봐라. “


    쳇. 해결을 못할 거면 하지를 말던가. 더 아프게 하고 있어.
    나는 투덜거리며 교실로 걸어갔다.

    체육시간. 나는 선생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교실에서 쉬기로 했다.
    계속 느껴지는 고통에 나는 책상에 엎드려 나지막한 신음소리를 내뱉고 있었다.


    “ 으아아악!! ”


    급작스럽게 심해진 고통, 너무나 큰 고통과 따가움에 나는 다리를 부들부들 떨며
    소리를 질렀고, 점차 고통이 사그라지자, 땀에 흠뻑 젖은 난
    정신을 차리고 바지를 올려 벌레가 붙어있던 발목을 바라보았다.


    “ 어…억…. ”


    나는 놀라움에 치를 떨었다,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내 발목은 이미 피로 흥건히 적셔져 있었다.
    발목에 붙어있던 깨알만하던 흑색의 벌레는 이미 매미
    만하게 커져 있었고, 이 벌레는 나의 살을 파먹고 자랐는지 내 발목은 많은 피를 흘리며
    이미 매미 만하게 커져버린 벌레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움푹 파여져 있었다.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벌레를 손으로 떼어내려 했다.


    “ 아아악!!"


    그러나 그와 동시에 내 발목과 손에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갑자기 피를 흘리는 손을 바라보니 벌레가 손을 물어 살점을 뜯어버렸는지
    손에서 조그마한 살점이 툭 하니 바닥에 떨어졌다.


    “ 으… 으아아악!! 살려줘!!"


    나는 그만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고, 점점 흐릿해지는 정신으로
    내가 바라본 것은
    내 발목에 붙어있는 매미만하게 커져버린 벌레가 급속도로 크기가 커져가며
    날카로운 이빨로 내 왼발 하나를 게걸스럽게 먹어가는 벌레였다.

    그렇게 나는 온몸이 싸늘해짐을 느끼고 마지막으로 벌레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왼발을 거의 다 먹어가는 벌레는 점점 커짐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완전하게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그 벌레는 온몸이 까만색 반점으로 덮인 거미와 같이 복슬복슬
    징그러운 털이 난 8개의 팔다리.


    “ 끼룩… 끼룩…. ”


    벌레는 내가 죽어가는 것을 느꼈는지
    마치 비웃는 듯이 날카롭고 귀를 울리는 소리를 내며 뒤를 돌아보았다.
    정신이 아주 희미해지고 눈이 감겼을 때.
    나는 죽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내 뇌리를 스쳤고, 온 힘을 짜내어 눈을 떴을 그때.
    내 얼굴에 가까이 얼굴을 맞대고 있는 벌레의 얼굴 을 보았다.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내며 침을 흘리는 벌레의 얼굴은
    입가에 피를 묻히고 붉은 이빨을 드러내며 씨 익 웃고 있는 그 얼굴은
    나의 얼굴 이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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