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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작성자 : 오도리 | 조회수 : 1083 (2010-02-28 오후 12:22:35)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윤성택

    계단을 오르다가 발을 헛디뎠습니다
    들고 있던 화분이 떨어지고
    어둡고 침침한 곳에 있었던 뿌리가
    흙 밖으로 드러났습니다
    내가 그렇게 기억을 엎지르는 동안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내 안 실뿌리처럼
    추억이 돋아났습니다
    다시 흙을 모아 채워 넣고
    손으로 꾹꾹 눌러주었습니다
    그때마다 꽃잎은 말없이 흔들렸습니다
    앞으로는 엎지르지 않겠노라고
    위태하게 볕 좋은 옥상으로
    너를 옮기지 않겠노라고
    원래 있었던 자리가 그대 자리였노라고
    물을 뿌리며 꽃잎을 닦아내었습니다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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