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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의 소설입니다.
    작성자 : 바지가작다 | 조회수 : 2858 (2010-02-20 오전 4:23:59)

    *        B사감과 러브레터

    C여학교에서 교원 겸 기숙사 사감 노릇을 하는 B여사라면 딱장대요 독신주의자요 차진 야소꾼으
    로 유명하다. 사십에 가까운 노처녀인 그 는 주근깨 투성이 얼굴이 처녀다운 맛이란 약에 쓰려도
    찾을 수 없을 뿐인가. 시들고 거칠고 마르고 누렇게 뜬 품이 곰광 슬은 굴비를 생각 나게 한다.
    여러겹 주름이 잡힌 훨렁 벗겨진 이마라든지,숱이 적어서 법대로 쪽 지거나 틀어올리지를 못하고
    엉성하게 그냥 빗겨 넘긴 머리꼬리가 뒤 통수에 염소똥만하게 붙은 것이라든지, 벌써 늙어가는
    자취를 감출길 이 없었다. 뽀족한 입을 앙다물고 돋보기 너머로 쌀쌀한 눈이 노릴 때 엔 기숙생
    들이 _=_싹하고 몸서리를 칠만큼 그는 엄격하고 매서웠다.
    이 B여사가 질겁을 하다시피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은 소위 러브레터 였다. 여학교 기숙사라면 으
    레 ]런 편지가 많이 _t_는 것이지만.학교 로도 유명하고 또 아름다운 여학생이 많은 닷인지 모르
    되 하루에도 몇 장씩 죽느니 사느니 하는 사랑타령이 날아들어 왔었다. 기숙생에게 오 는 사신을
    일일이 검토하는 터이니까 그 따위 편지도 물론 B여사의 손 에 떨어진다. 달짝지근한 사연을 보
    는 족족 기는 더할수 없이 흥분되어 서 얼굴이 붉으하기가 무섭게 그 학생은 사감실로 불리어 간
    다. 분해서 못 견디겠다는 사람 모양으로 쌔근쌔근하며 방안을 왔다갔다하던 그는. 들어오는 학
    생을 잡아먹을 듯이 노리면서 한 걸음 두 걸음 코가 맞땋을만큼 바짝 다가 들어서서 딱 마주선
    다. 웬 영문인지 알지 못하면서도 선생의 기색 을 살피고 겁부터 집어먹는 학생은 한동안 어쩔
    줄 모르다가 간신히 모 기만한 소리로, "저를 부르셨어요 ?"
    하고 묻는다
    "그래, 불렀다. 왜 t"
    팍 푸는 듯이 한 마디 하고 나서 매우 못마땅한 것처럼 교의를 우당 퉁탕 당겨서 철석 주저앉았
    다가 학생이 그저 서 있는 걸 보면 장승이냐 ? 왜 앉지를 못해 !
    하고 또 소리를 빽 지르는 법이었다.
    스승과 제자는 조그마한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는다. 앉은 뒤에도. "네 죄상을 네가 알
    지 ! "하는 것처럼 아무 말없이 눈살로 쏘기 만 하다가 한참만에야 그 편지를 끄집어내어 학생의
    코앞에 동댕이를 치 며
    , "이건 누구한테 오는 거냐 ?"
    하고 문초를 시작한다. 앞장에 제 이름이 씌었는지라, 저 한테 온 것이야요."
    하고 대답 않을 수 없다. 그러면 발신인이 누구인 것을 재차 묻는다.
    그런 편지의 항용으로 발신인의 성명이 똑똑지 않기 때문에 주저주저 하다가 자세히 알 수 없다
    고 내대일 양이면, 너한테 오는 것을 모른단 말이냐 ?
    고 불호령을 내린 뒤에 또 사연을 읽어 보라 하여 무심한 학생이 나직 나직하나마 꿀같은 구절을
    입술에 올리면, B여사의 역정은 더욱 심해 져서 어느 놈의 소행인 것을 기어이 알려 한다. 기실
    보도 듣도 못한 남 성이 한 노릇이요, 자기에게는 아무 죄도 없는 것을 변명하여도 곧이 듣지를
    않는다. 바른 대로 아뢰어야 망정이지 그렇지 않으면 퇴학을 시 킨다는 둥, 제 이름도 모르는 여
    자에게 편지할 리가 만무하다는 둥, 필 연 행실이 부정한 일이 있으리라는 등.......
    하다못해 어디서 한 번 만나기라도 하였을 테니 어꺼해서 남자와 접 촉을 하게 되었느냐는 등,
    자칫 잘못하여 학교에서 주최한 음악회나 바 자에서 흑 보았는지 모른다고 졸리다 못해 주워댈
    것 같으면 사내의 보 는 눈이 어떻더냐, 표정이 어떻더냐, 무슨 말을 건네더냐 미주알 고주 알 캐
    고 파며 어르고 볶아서 넉넉히 십 년 감수는 시킨다.
     

    두 시간이 넘도록 문초를 한 끝에는 사내란 믿지 못할 것, 우리 여성 을 잡아먹으려는 마귀인 것,
    연애 자유니 신성이니 하는 것도 악마가 지어낸 소리인 것을 입에 침이 없이 열을 띠어서 한참
    설법을 하다가 닦지도 않은 방바닥(침대를 쓰기 때문에 방이라 해도 마룻바닥이다)에 그대로 무
    릎을 끓고 기도를 올린다. 눈에 눈물까지 글썽거리면서 말 끝 마다 하느님 아버지를 찾아서 악마
    의 유흑에 떨어지려는 어린 양을 구 해 달라고 뒤삶고 곱삶는 법이었다.
    그리고 둘째로 그의 싫어하는 것은 기숙생을 남자가 면회하러 오는 일이었다.
    무슨 핑계를 하든지 기어이 못 보게 하고 만다. 친부모, 친동기간이 라도 규칙이 어떠니 상학 증
    이니 무슨 핑계를 하든지 따돌려 보내기가 일쑤다.
    이로 말미암아 학생이 동맹 휴학을 하였고 교장의 설유까지 들었건 만 그래도 그 버릇은 고치려
    들지 않았다.
    이 B사감이 감독하는 그 기숙사에 금년 가을 들어서 괴상한 일이 "생겼다"느니보다 "발각되었다"
    는 것이 마땅할는지 모르리라. 왜 그런 고 하면 그 괴상생들이 달고 곤한 잠에 떨어졌을 때 난데
    없는 깔깔대는 웃음과 속살속 살하는 낱말이 새어 흐르는 일이었다. 하룻밤이 아니고 이틀밤이
    아닌 다음에야 그런 소리가 잠귀 밝은 기숙생의 귀에 들리기도 하였지만 잠 결이라 뒷동산에 구
    르는 마른잎의 노래로나, 달빛에 날개를 번뜩이며 울고 가는 기러기의 소리로나 홀려 들었다. 그
    렇지 않으면 도깨비의 장 난이나 아닌가 하여 무시무시한 증이 들어서 동무를 깨웠다가 좀처럼
    동무는 깨지 않고 제 생각이 너무나 어림없고 어이없음을 깨달으면. 밤 소리 멀리 들린다고 학교
    이웃집에서 이야기를 하거나 또 딴 방에 자는 제 동무들의 잠꼬대로만 여겨서 스스로 안심하고
    _1대로 자버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수수께끼가 풀릴 때는 왔다. 이때 공교롭게 한방에 자던 학
    생 셋이 한꺼번에 잠을 깨었다. 첫째 처녀가 소변을 보러 일어 났다가 그 소리를 듣고 둘째 처녀
    와 셋째 처녀를 캐우고 만 것이다.
    "저 소리를 들어 보아요. 아닌 밤중에 저게 무슨 소리야." 하고 첫째 처녀는 휘둥그래진 눈에 무
    서워하는 및을 띤다.
    "어젯밤에 나도 저 소리에 놀랬었어. 도깨비가 났단 말인가 ?" 하고 둘째 처녀도 잠 오는 눈을 비
    비며 수상해 한다. 그 중에 제일 나이 많을 뿐더러(많았자 열여덟밖에 아니되지만)장난 잘 치고
    짓궂은 짓 잘하기로 유명한 셋째 처녀는 동무 말을 못 믿겠다는 듯이 이윽고 귀를 기울이다가, "
    딴은 수상한 걸. 나도 언젠가 한 번 들어 본 법도 하구먼. 무얼 잠 아니 오는 애들이 이야기를 하
    는 게지. "
    이때에 그 괴상한 소리가 떽대굴 웃었다. 세 처녀는 귀를 소스라쳤 다. 적적한 밤 가운데 다른 파
    동없는 공기는 그 수상한 말마디가 곁에 서 나는 듯이 또렷또렷이 전해 주었다.
    "오 ! 태운씨 ! 그러면 작히 좋을까요."
    간드러진 여자의 목소리다.
    "경숙 씨가 좋으시다면 내야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 아아, 오직 경 숙 씨에게 바친 나의 타는 듯
    한 가슴을 이제야 아셨습니까 ?" 정열에 뜬 사내의 목청이 분명하다.
    한동안 침묵......
    "인제 고만 놓아요. 키스가 너무 길지 않아요 ? 행여 남이 보면 어떻 해요 ?"
    아양떠는 여자 말씨.
    "길수록 더욱 좋지 않아요 ? 나는 내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키스를 하여도 길다고는 뭇하겠습니
    다. 그래도 짧은 것을 한하겠습니다." 사내의 피를 뿜는 듯한 이 말끝은 계집의 자지러진 웃음으
    로 묻혀 버 렸다.
     

    그것은 묻지 않아도 사랑에 겨운 남녀의 허물어진 수작이다.감금이 지독한 이 기숙사에 이런 일
    이 생길 줄이야 ! 세 처녀는 얼굴을 마주보 았다. 그들의 얼굴은 놀랍고 무서운 및이 없지 않으되
    점점 호기심에 번쩍이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머리 속에는 한결같이 로맨틱한 생각이 떠올랐다. 이
    안에 있는 여자 애인을 보려고 학교 근처를 뒤돌고 곱돌 던 사내 애인이 타는 듯한 가슴을 걷잡
    다 못하여 밤이 이슥하기를 기다 려 담을 뛰어 넘었는지 모르리라.
    모든 불이 다 커지고 오직 밝은 달및이 은가루처럼 서린 창문이 소리 없이 열리며 여자 애인이
    횐 수건을 흔들어 사내 애인을 부른지도 모르 리라. 활동 사진에 보는 것처럼 기나긴 피륙을 내
    리워서 하나는 위에 서 당기고 하나는 밑에서 매달려 디룽디룽하면서 올라가는 정경이 있 었는지
    도 모르리라.

    그래서 두 애인은 만나 가지고 저와 같이 사랑의 속삭거림에 잦아졌 지 모르리라.......
    꿈결같은 감정이 안개 모양으로 눈부시게 세 처녀의 몸과 마음을 휩
    싸 돌았다.주

    괴상한 소리는 또 일어났다.
    "난 싫어요. 당신같은 사내는 난 싫어요."
    이번에는 매몰스럽게 내어대는 모양.
    "나의 천사, 나의 하늘, 나의 여왕, 나의 목숨, 나의 사랑, 나를 살려 시오. 나를 구해 주어요."
    사내의 애를 졸이는 간청.......
    "우리 구경가 볼까 ? "
    짓궂은 셋째 처녀는 몸을 일으키며 이런 제의를 하였다. 다른 처녀들
    도 그 말에 찬성한다는 듯이 따라 일어섰으되 의아와 공구와 호기심이 뒤섞인 얼굴을 서로 교환
    하면서 얼마쯤 망설이다가 마침내 가만히 문 을 열고 나왔다. 쌀벌레같은 그들의 발가락은 가장
    조심성 많게 소리나 는 곳을 향해서 곰실곰실 기어간다. 컴컴한 복도에 자다가 일어난 세 처녀의
    횐 모양은 그림자처럼 소리없이 움직였다.
    소리나는 방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찾고는 나무로 깎아 세 운 듯이 주춤 걸음을 멈출
    만큼 그들은 놀랐다. 그런 소리의 출처야말 로 자기네 방에서 몇 걸음 안되는 사감실일 줄이야 !
    그떻듯이 사내라 면 못 먹어 하고 침이라도 배맡을 듯하던 B여사의 방일 줄이야 ! 그 방 에 여전
    히 사내의 비대발괄하는 푸녕이 되풀이되고 있다.......
    나의 천사, 나의 하늘, 나의 여왕. 나의 목숨. 나의 사랑. 나의 애를 말려 죽이실 테요. 나의 가슴
    을 뜯어 죽이실 테요. 내 생명을 맡으신 당신의 입술로.......
    셋째 처녀는 대담스럽게 그 방문을 빠끔히 열었다. 그 틈으로 여섯 눈이 방안을 향해 쏘았다. 이
    어쩐 기괴한 광경이냐 ! 전등불은 아직 끄지 않았는데 침대 위에는 기숙생들에게 온 소위 러브레
    터의 봉투가 너저분하게 흩어졌고, 그 알맹이도 여기저기 두서없이 펼쳐진 가운데 B여사 혼자 아
    무도 없이 저 혼자 일어나 앉았다.누구를 끌어당길 듯이 두 팔을 벌리고 안경을 벗은 근시안으로
    잔득 한 곳을 노리며 그 굴비쪽같은 얼굴에 말할 수 없이 애원하는 표정을 짓고는 키스를 기다
    리는 것같이 입을 쫑긋이 내어민 채 사내의 목청을 내어 가면서 아까 말을 중얼거린다. 그러다가
    그 넋두리가 끝날 겨를도 없이 급작스레 앵 돌아지는 시농을 내며 누구를 뿌리치는 듯이 연해 손
     


    짓을 하며 이번에 는 톡톡 쏘는 계집의 음성을 지어, "난 싫어요. 당신같은 사내는 난 싫어요."
    하다가 제물에 자지러지게 웃는다. 그러더니 문득 된지 한 장(물론 기 숙생에게 온 러브레터의
    하나)를 집어 들어 얼굴에 문지르며, "정말이야요 ? 나를 그렇게 사랑하셔요 ? 당신의 목숨같이
    나를 사 랑하셔요 ? 나를, 이 나를."
    하고 몸을 추스르는데 그 음성은 분명히 울음의 가락을 띠었다.
    "에 그머니, 저게 웬일이냐  "
    첫째 처녀가 소곤거렸다.
    아마 미쳤나 보아, 밤중에 혼자 일어나서 왜 저러고 있을꼬." 둘째 처녀가 맞방망이를 친다.....
    "에그 불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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