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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서운이야기/소름] 흔들의자
    작성자 : 이드 | 조회수 : 1647 (2013-12-11 오후 2:18:05)


     

     

     

     

     

    내가 중학생때 엄마가 흔들의자를 하나 사왔다

    원목으로 된 비싼 흔들의자 였는데
    전시용 으로 작은 스크래치가 나서 싸게 들고오셨다고 좋아하셨다.
    작은 반동으로 가볍게 흔들리는 의자는 묘한 평온함을 선사했다.

    그렇게 한두달이 흐르고
    처음 목적과는 다르게 흔들의자는 의자로서의 기능보다 옷걸이로 활용이 되던 날이었다.
    초가을인데도 늦더위가 물러가지 않던 그날저녁에
    거실에서 자던 나는 묘한 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보통 천둥벼락이 쳐도 한번 잠들면 아침까지 일어나지 않던 나로서는 꽤 이상한 일이었다.
    그 소리는 아주작지만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마치 사람의 대화소리보다 시계바늘 돌아가는 소리가 더 귀에 거슬리듯이..
    끼익 - 끼익 - 끼익
    일정한 시간에 맞춰 반복적으로 들리는 그 소리에
    잠에서 덜 깬 눈으로 소리가 들리는 곳을 바라보았다.
    거실의 이불에서 베게로, 대나무자리로 점차 시선이 올라가다가
    흔들의자의 다리 부분까지 올랐다.
    그리고 소리의 정체를 알게되었다.
    끼익 - 끼익 - 끼익
    나무로 된 흔들바퀴가 흔들리고 있었다.
    상당한 무게에 눌린듯 힙겹게 소리를 내고 있었다.
    거기서 나는 눈을 감았다.
    왠지 시선을 더 올리면 안될것만 같았다.
    내가 눈을 감고 나서
    끼익
    하더니
    흔들의자가 멈췄다.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거실의 장판이 발바닥에 달라붙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상당한 무게의 무언가가 걸어오듯이
    육중한 발울림이 느껴졌다.
    쿵 쿵 쿵
    어느새 내 머리위까지 가까워진 발울림에
    나는 정신이 없었다.

    몸은 가위가 들린듯 꼼짝도 하지 않았고
    크게 엄마를 부르려 소리치던 입술도 달싹거릴뿐 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때 어디선가 주워들었던 가위를 푸는 법을 떠올렸다.
    마음속으로 천천히 숫자를 세다가
    어느 한 숫자에 맞춰 온 몸의 힘을 팍! 하고 주면 풀린다고 했다.
    하나 둘 셋
    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열! 이라는 마음속 구호에 맞춰 양주먹과 발에 쥐가날 정도로 힘을 주며 몸을 일으켰다.
    다행히 가위는 풀렸다.
    나는 눈도 뜨지 못하고 더듬거리며 안방으로 뛰어들어갔다.
    엄마와 아빠 사이로 파고들었을때
    나는 들었다.
    멀어져가는 발울림을..
    끼익 - 끼익 - 끼익
    흔들의자가 또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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