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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서운이야기] 패밀리마트
    작성자 : 이드 | 조회수 : 1614 (2013-12-11 오후 2:24:52)

    무서운이야기/도시괴담/마트괴담

    무서운이야기/도시괴담/마트괴담

    무서운이야기/도시괴담/마트괴담

     

     

     

     

     

     

    “카드로 할게.”
    “카드는 안 되는 데요?”
    “뭐?”
    “카드는 안 된다고요.”
    “저, 저 버르장머리 없는!”


    조용하고 공기가 탁한 가게 안에서 눈치 싸움이 벌어졌다. 
    카드를 받지 않는 다라. 보통의 상식선에서 가게에서 카드를 받지 않는다 함은 ‘장사 안 해요.’ 나 다름이 없지 않냐, 고 카드를 든 남자는 생각했다. 
    그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이,


    “안 긁혀요.”


    남자는 어쩔 수 없이 가게 문을 박차고 나섰다. 어린 녀석이 두 눈을 동그랗게 치켜들고서 째려보는 꼬락서니 하고는. 
    요즘 가게들은 카드를 받지 않는다. 
    결국 남자는 동네에 있는 가게에서 모두 퇴짜를 맞았다. 
    남자는 생각했다. 반겨주는 이 하나 없으니 외로워서 어찌 살아가야하나. 
    혼자 사는 집에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하나 없고 그 작은 강아지 한 마리도 키우고 있지를 않으니 당연히 외로울 수밖에. 


    당연히 현금을 뽑아다가 가게에 쳐들어가도 된다. 하지만 남자는 현금이 없었다. 
    단 1원도 들어있지 않은 그 작은 카드하나가지고 있는 척 자존심을 치켜세우고 싶어 무작정 카드를 들고서 가게에 들락날락 했던 것이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남자는 외로워서 매일 평생을 울고 말았을 것이다. 


    아내는 오래전에 죽어버렸다. 강물에 뛰어들고 말았다. 
    가난에 사무쳐 더 이상은 이렇게 살 수 없다며 삶을 비난하며 죽었다. 
    남자는 죄책감이 상당했다. 
    가난 자체를 자신이 만들었다며 아내가 없어진 삶 이후 매일을 괴로워하고 슬퍼하며 지냈다. 
    아이는 가지지 못했다. 
    처음에 자신에게 문제가 있나 싶어서 병원에 찾아갔지만 문제는 아내에게 있었다.


    “여보, 내가 문제가 있어서 아기를⋯.”
    “뭐라고요?! 마, 말도 안 돼. 당신 정말 너무해요!”


    남자는 그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죄책감을 아내에게까지 심겨주기란 여간해서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최고보단 최선을 원했다. 어떻게든 남을 배려하려했고, 이해하려했고, 존중하려했다. 
    상사를 배려하기위해 총대를 자신이 메다가 그대로 잘려 버렸다. 
    흔한 동정도 얻지 못했다. 단지 남자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남들은 말했다.


    “미련하기는.”


    남자는 이해했다. 
    미련하다고는 하지만 분명히 저들도 죄책감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그거면 됐다고. 
    50만 파운드가 나가는 자신의 집을 사촌에게 10만 파운드에 팔지를 않나, 그는 나중에 더 비싸게 돈을 주겠다는 사촌의 말을 존중한다고 말했지만 아내는 이해하지 못했다. 
    남자는 아내가 이해하지 못 할 거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이해했다. 
    이처럼 남자는 미련하다면 미련하고, 착하다면 너무 착한 그런 남자였다. 
    하지만 외로움은 남자를 거칠게 만들었고, 멍청하게 만들었고, 불쌍하게 만들었다. 
    찾지도 않던 자존심을 찾고, 한 푼도 없는 카드를 가지고 다니며 ‘나 여기 살아 있소.’ 하며 홍보를 하고 다녔다. 
    그런 남자는 어느 순간 마을의 명물이 되어 있었다. 착한 남자가 아닌 노숙자로. 
    그렇게 외로이 외로움과 싸웠다. 


    갈피를 잡지 못했다. 도대체 어떻게 지내야 할지, 끼니는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할지, 더 이상의 도둑질은 꼬리가 잡히고 말 것이다. 물이야 우물에서 퍼면 된다지만⋯. 
    결국 남자는 기다리기로 했다. 
    자신이 직접 찾아가는 것 보단 느긋하게 기다리며 남은 삶을 즐기기로 했다. 
    가끔 외판원이 와서 꼬드기기도 했지만 그럴 자신이 없었다. 
    이런 누추한 자신을 누가 원하겠냐며 단칼에 거부하기만 했다. 
    그가 기다리는 것은 외판원이 아닌 죽음이었으니.


    요즘 동네에는 노숙자가 보이지 않는 다는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사실상 동네 사람들도 이것이 기쁜 일인지 슬픈 일인지 잘 알지 못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그대로 퍼 올려서 뿌려대기만 했다. 무의미하게 말이다.
    단지 딱 한 소년만 빼고.


    소년은 노숙자 옆집에 사는 중학생 아이였다. 
    눈먼 할머니와 같이 사는 소년은 우연히 하굣길에 바라본 남자의 집에서 행복함을 느꼈다. 아내와 마주보고 앉아 웃고 있는 남자. 
    소년은 저런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보살핌을 자신에게 줬으면 했던 여인은 자살했고, 남자는 노숙자 신세로 처량하게 폭삭 늙어버렸다.
    소년은 여자는 포기해도 남자는 포기하지 못한다고 다짐했다. 
    그때이후로 매일매일 남자를 바라보며 가정을 꿈꿨다.
    단지 소년은 돈이 어서 모이기를 꿈꿨다. 그리고 남자가 제발 죽지 않기를 바랐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고 남자는 재수가 없게도 감기에 걸려버렸다. 약 조차 구비해놓을 돈이 없어서 그저 콜록콜록 기침만 해댔다. 손으로 기침을 막다가 문득 엄지손가락에 이상한 것이 묻어있는 것을 느끼고서는 침을 퉤하고 뱉어 엄지를 닦아냈다. 빨간 것이 제대로 지워지지가 않아 몇 번 문대더니 결국 닦기를 그만두고 말았다.


    ‘똑똑-’


    순간 환청인가 싶어 다시 한 번 남자는 귀를 기울였다. 
    정확히 들려오는 소리를 환청이라고 생각할 만큼 정신이 피폐한 탓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로는 노크소리를 15년 만에 처음듣기 때문이다.


    ‘똑똑-’


    남자는 지친 몸을 느릿하게 움직이며 현관으로 향했다. 
    문을 벌컥 열자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결국 눈을 꾹 감아 버리고는 기침을 한번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청년과 키가 작은 소년 한명. 
    남자는 무슨 일인가 싶어 묘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설마 이 집을 가져가는 건 아니겠지.


    “아저씨. 나, 아저씨 살 거예요.”
    “뭐, 뭐라고?”
    “할머니가 죽었어요.”


    남자는 어리둥절하게 둘을 바라보았다. 청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청년은 저번 달에 찾아왔던 외판원이었다. 소년은 말했다.


    “저는 무상으로 살 권리가 있거든요.”


    그리고 남자는 자신의 엄지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자신을 외판원이 팔아버렸다는 것을 남자는 애써 태연하게 받아 들였다. 다시 이해심이 돋아난 것이다. 그리곤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정부는 가족을 사고파는 특별한 가게를 만들었다. 이름 하여 ‘패밀리마트’
    그곳에서는 카드를 받지 않는다. 세금 때문도 있고, 카드기를 설치하는 비용마저 아까워했기 때문에.


    가족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가족이 한명도 없을 것.
    둘째, 가격은 팔리는 사람이 제시할 것.
    셋째, 여윳돈이 기초로 마련이 되어 있어야 할 것.
    넷째, 단순 변심으로 인한 환불을 막기 위해 15일 간의 동거 후 계약 체결.
    다섯째, 15세 이하의 경우 보호자 사망 시 무상으로 구입이 가능.
    기타 등등⋯⋯.


    사람을 사고판다는 것.
    그 자체로는 잔인하고 인류 배반적이지 않나, 라 생각이 들 것이다.
    노예, 인육 등 심각한 범죄들만 신경이 써질 터.
    하지만 소년과 같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가 없는 행복한 가게였다.
    역대 최고가격이 45파운드였던 것을 생각한다면 충분한 이해가 갈 것이다.


    남자는 더 이상 노숙자가 아니었다. 애초 집을 가진 노숙자가 어디에 있으랴.
    소년과 남자는 동거 기간 전에도 계약을 체결해버려 그대로의 가족 형태를 만들었다.
    외판원은 가끔 찾아와 그들과 파티를 했다.
    소년은 어느 날 남자에게 아니, 아버지에게 말했다.


    “패밀리마트는 제가 나중에 없앨 거예요.”
    “왜지? 마트법이 없었다면 너와 나는⋯⋯.”


    아버지의 말을 자르고 소년이 끼어들었다.


    “할머니가 죽지 않아도 됐으니까.”
    “뭐⋯⋯?”


    두 손을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떠는 소년의 손을 부여잡고서 떨림을 멈추게 한 뒤 소년을 자신의 품에 꼬옥 안았다.


    “돈도 부족했으⋯⋯.”
    “됐다. 거기까지만 하거라.” 

     

     

     



    ---출처 웃긴대학 히피히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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