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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펌] 군대괴담 춘계진지공사
    작성자 : 샷건왕초보 | 조회수 : 2540 (2012-07-06 오전 12:08:04)
    06년 여름 비는 무척이나 많이와서 공포가 흽쌓인 한해이기도 했다.
    다가올 장마를 대비하여
    내가 근무하던 부대에서는 대대적인 배수로 작업과 동시에
    근처 냇가가 범람하는걸 염두하여서 많은 인력이 개비온 작업에 투입되었다.
    모진 중노동을 거쳤지만
    그해 강원도에선 보기드문 폭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많은 도로가 유실되던 해였다.
    부대 사정도 별반 다를것이 없었고
    개비온은 엄청난 폭우에 유실되었고
    배수로 또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어서
    졸지에 태풍후에 다시 부대정비 작업을 거치게 되었다.
    그것이 끝나자마자 바로 추계 진지 공사를 들어갔는데
    내가 속한 본부 병력과 의무병, 각중대 행보관 및 보급병, 취사병을 제외한 대대 전병력이
    GOP 전술도로 보강을 위해서 전부 위로 올라갔다.
    나는 통신병(무전/가설도 간간히 했음)이었는데
    상병이 꺾일무렵 처음으로 대대 탄약고 경계근무와 위병소 근무를 서봤다.
    또한 인원이 없다보니 지휘통제실 무전은
    한명이 조식후 부터 석식전까지 말뚝을 서기로 하고 전원 위병소, 탄약고로 병력을 돌리게 하였다.
    문제는 평소에는 상관이 없었으나
    gop 진지공사와 dmz쪽 행사가 있었는지
    대대 옆방향으로 산을 올라가면 gop방향이었는데
    모르는 상태에서 이곳에서 말을 안해주면 윗분들이 올라갈때 대대장 이하 간부들이 안좋은 일을 당할까
    염려되어 소속 중대장이 위병소에서 걸어나와 외부 독립 초소 (대대 사격장 근처)에도 인원을 투입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쉴 타임 없이 빡센데 없친격 덮친격으로 그러한 상황이 되니 온갖 짜증이 났다.
    가뜩이나 열악한 상황을 이야기 하니 중대장은 절제안으로
    EENT(해지고 50분후) 전까지만 근무를 서는 방향으로 합의를 봤다.
    위병소 근무를 마치고 오니 후두둑 비가 쏟아졌다.
    지통실에는 막내 혼자 말뚝을 서서 걱정되는 마음에 관물대에서 리츠(작은 할아버지께서 리츠란 크래커만 맨날 산더미처럼 소포로 보내주셔서)
    몇개랑 맛스타 몇개 주워다가 지휘통제실로 내려갔는데
    비 때문에 위쪽도 공구리친거 비 맞을까 부랴부랴 철수하고 정신없다는 이야기를 간부들이 하고 있었다.
    철수를 하고 그 다음주에 올라가면 부대계획이 안맞는지라 기상예보 보고 그럴시기였다.
    막내한테 과자랑 음료수 주고 밥교대 금방 보낼테니 힘들어도 조금만 참으라고 위로를 하고
    석식을 먹고 소대 내무실에서 쉬고 있는데
    외부초소에서 근무를 서고 온 후임들이 10년은 푹 삭아보였다
    " 너네 중대장한테 갈굼당했냐? 헬쓱해져서 왜그러냐?
    라고 물어봤더니
    " 저 그게 아니고 외곽초소에서 근무하는데 이상한 소리를 목격했지 말입니다. 그래서 통제실로 96k로 무전을 날렸는데
    아무도 받지 않고 말입니다. 무서워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무전도 안되고."
    " 채널이랑 주파수 틀린거 아냐? "
    " 지휘통제실에서 주파수 맞추고 갔습니다. 근데 통달거리가 통제실까지 직선거리고 500m도 안되는데
    불통이지 말입니다. "
    " 희한하네"
    " 진짜 무섭지 말입니다. 어떻게 조치즘 해주시지 말입니다. "
    애들 기겁하는걸 보면서 내심 어이가 없기도 하고 조치는 취해야 겠다 싶어서
    중대장한테 점호전 청소시간에 외부초소에 가서 ta-312즘 설치하고 온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그렇게 하라 하여
    8시 뉴스가 끝나갈 무렵 청소를 시작하고 그무렵 가설 후임 두명을 데리고 위병소밖을 빠져나가
    외부 초소로 작업을 갔다.
    투광등 작업도 겸사겸사 해서 투광등 작업하는데 한시간 가량 걸렸고
    투광등 작업부터 마치고 ta-312를 물렸는데 신호가 안가기에
    메고온 방차에서 야전선을 꺼내서 새로 물리고 초소뒤에서 가설 막내한테작업 시키고
    앞에서 가설 맞후임하고 담배를 피고 있었다.
    " 저한텐 없지 말입니다. "
    " 뭐가? "
    " 저한테 LED 후레쉬 달라 하셨지 말입니다. "
    " 우리 담배 피고 있었어 LED는 나랑 얘한테 있는데 내가 왜 달라고 하는데?
    그런말 한적 없으니 선 신호 가나 후딱 작업하고 요 옆쪽으로 선 안꼬이게 작업하면서
    통제실까지 이어버리자 "
    다시 나랑 맞후임은 히히덕 거리고 있었는데
    후임은 초소 뒤에서 선 물리고 작업하고 있었고
    담배를 다 피고 담배불을 끄려하는데
    " 끄윽 끄으으윽 끅 " 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막내가 전기 잘못 만져서 감전됐나 해서 나도 뒤쪽으로 달려가려고 했는데
    마침 뒤에서 작업하고 있던 막내가 후다닥 이쪽으로 달려왔다.
    " 방금 소리 박상병님이 내신겁니까? "
    " 아니.. 나도 들었는데. 난 니 뭐 잘못만지고 감전된줄 알고 가려고 한건데 "
    "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
    " 낸들 아냐.. 너 혼자 무서울거 같으니 우리들도 뒤에 가서 작업이나 마저 하자 "
    라고 맞후임과 나도 따라가고 방차에서 선을 이어서 대대쪽으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대대쪽 불이 팍 꺼졌다. "
    " 우리가 선 잘못 건드려서 대대쪽 불이 꺼진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
    " 건든거 없어 뭐 잠깐 그런거겠지 "
    그러려나 하고 내가 뒤에갈테니 니네가 랜턴 켜서 앞장 서라고 하고
    막내가 방차에서 선 푸르고 후임이 선로작업을 하며 갈려는 찰나에
    또 외부초소 뒤쪽에서
    끄으으윽 하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적으로 생각한건 아 슈발 망했다.
    후임들도 얼어붙어서 야 내가 후미 맡을테니 니네 무조건 위병소까지 걸어가
    라고 말하는데 순간 오감이 다 열리는 기분이었다.
    비와서 축축히 젖은 숲냄새와 진흙 냄새는 물론 내 뒤에서 찐득하고 더운 공기가 휘감는 느낌이었다.
    원래 발이 느린 나였던지라
    걸으면서 후임들과 조금 뒤쳐졌다.
    이 빌어먹을 놈들은 뒤에 있는 내 생각은 안하고 엄청 빨리 걷고 있었다.
    졸지에 내가 뛰어버리면 이놈들 덩달아 뛰고 이상해질거 같아서
    침착함을 유지하고 걷는데 차이가 금새 많이 벌어졌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끄으윽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예전에 벌에 쏘인적이 있을때
    전신이 마비되는 느낌 뒷목이 뻐근해지면서 몸이 경직되던 그 느낌과
    매우 흡사했다. 재수없게 걸음이 멈춰버렸다.
    순간의 상황을 어찌해야할지 모르는데 후임들은 나와 20m 이상 차이나버리는거 같았다.
    그때
    멀리서 레토나가 쏜살같이 달려나오고 있었다.
    그제서야 내 후임들도 긴장이 풀리는지 레토나 앞을 기다리면서 나를 봤는데
    저기 저만치에서 서있는 나를 본것이다.
    차가 오고 경계를 했는데
    차 안에는 연대 작전과장이 타고 있었다.
    그리고 차를 세우고 내가 있는곳으로 오시면서
    " 야 맹추 거기서 뭐하냐 "
    " 상병. 작전장교님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소령이었는데 대대에서 작전장교를 하다 연대에 과장으로 가신거라 오랫동안 상관으로 모셨기에
    작전장교라는 말이 입에 붙었었다 ."
    긴장이 풀어지며
    " 외부 초소에 전화기 물리려고 작업하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후다닥 복귀하는 중이었습니다. 자꾸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
    말에 작전과장이 얼굴이 굳어지면서 너희 차 타고 일단 대대로 가자고
    레토나에 타고 대대로 복귀하면서
    작전과장은 통제실로 중대장을 부르고 외부초소 근무를 없앴다.
    나중에 병장이 되고서야 이유를 알았는데
    전령 후임이 휴가를 가고 여자친구가 소포를 보냈는데
    소포 수령을 열흘 넘게 안한지라 내가 연대에서 전령임무를 대행 하면서 문서랑 소포를 수발받고
    시간이 남아서 연대 지휘통제실에 들렸는데 작전과장이 차한잔을 주길래 일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물었다가
    본 대대가 A라는 지역과 B라는 지역과 C라는 지역이 있으면 gop 때문에 1~2년에 한번씩 부대이동을 하는데
    현재 있는곳이 A라고 할때 B라는 지역에서 근무하던중 그때도 비가 많이 왔는데
    재수 없게 토사로 외부초소에서 7미터 올라가는쪽에서 정보장교가 토사에 묻혀 사망했다고 한다.
    내일부터 장마가 슬슬 시작된다고 하기에
    지난 추억이 떠올라 끄집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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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18 콩나물밥 (2012-07-10 20:02:52)
    그곳에 남아 있다는 말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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