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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 얼마나 영특하고 능수능란한 말솜씨를 가지고 있는지..알고 계십니까??
깜짝 깜짝 놀랠때가 한두번이 아니라서
오늘은 기필코
우리 큰아이의 만행과 다소 엽기적인 행각을 밝히기 위해..문을 두드립니다..
같이 사는 시어머님말씀으로는 예전엔 미운 일곱살이라고 하셨는데
우리 큰아이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가 봅니다.
우리 큰딸아이.. 35개월차.. 네살입니다..
이지데이가족님들도 아시다시피.. 네살에다..여자아이다 보니
애교가 장난을 넘어서
살인미소가 아닌 살인애교이구요..
요즘에 유머러스하게 강의 잘하시는 분들.. 많으시잖아요..
우리 큰 딸아이 앞에선 다 깨갱입니다. 왕 수다쟁이랍니다..
우리집 공식 지정 강사시구요..
조금만 큰소리가 나도..
왜들 싸우냐고..싸우면 안된다고..내가 몇번이나 얘기했냐고..! 나원참,,
또 맛보기로..다가 말씀을 드릴라치면..
요즘 물건을 반대로 말하거나,,같이 사는 할머니성함을 아빠이름으로..아빠이름은 엄마이름으로..
아주 우릴 가지고 노는데다가 취미로는 할머니를 귀찮게 하는겁니다.
수족이 불편하신 어머님을 하도 귀찮게 해서
어머님침대로 장난치러 돌진하는 딸아이에게 저..또 큰소리로.
"너 지금..어디가는고야??? 할머니 귀찮게 하면..너 어떻게 되는지 알지??"
이 한마디에.. 우리딸..돌진하는 자세를 바꿔..최대한 슬로우 비디오로 걸음을 옮기며..
침대위로 살포시 앉더니.이럽니다.
"엄마는 나 할머니 빨리 나으시라고 주물러드리러 올라온건데..흥"
흥은 또 어디서 배웠는지..
어머님과,,저를 할말이 없게 만듭니다..
초강력 슈퍼급 사건은 지금입니다.
지난주말에 정말 어처구니 없고 황당하기 그지 없는 딸아이의 만행을.. 소상히 밝히겠사옵니다.
자..
침착하게 들어주십시요..
둘째 딸아이가 조금 어린관계로 외출이 조금은 소홀해지더라구요.
그래서..큰 딸아이의 정서문제도 그렇고..
5월내내 집에 갇혀지내는 것 같아서
큰 맘 먹고 전철을 타고
우리 부부와 큰딸아이와 함께 소래포구를 목적지로..
전철을 타고 가는 중이였습니다.
룰루랄라..
여느 가족들처럼.아주 다정히..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딸아이의 수다한판으로
전철안은..조금은 아주 조금은 하이톤 소음으로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아빠와 큰딸아이는 무슨 대화가 그리 재밌고 우스운지
낄낄깔깔대고 ..
다행히도 한참을 가야하는데
부부 모습도 보기가 좋더라구요..
다른분들도
흐뭇하게 보시구요..
재잘 거리는 딸아이의 그런 모습이 보기 좋으셨는지
옆자리에 앉으신 할머니께서
딸아이 이쁘다고 어쩌면 이렇게 똘망똘망하냐고(이지데이가족님들?우리 주부님들.. 내자식 이쁘다는 소리에 또 한번 꿈뻑 죽는거 아시죠?.)
.물론..저를 닮아서 그렇다고~~~~~~~~~~까지는 말씀을 못드리고 .그저 흐뭇하게 받아들이는 찰나..
할머니께서
딸아이에게 질문을 냅다 던지더군요..
"엄마,아빠랑 어디 가니??"
그런데..그런데..이게 웬일입니까???
딸아이의 말이....가관입니다.
할머니 물음에 호응이라도 하듯이 이쁘게 아주 똘 망 똘 망 하게..
"아빠 아닌데요.. 아는 삼춘인데요??"
허거걱.. !
현대판 신홍길동전 호부호형편을 연상케한 이 대답은..
세식구 다정하게 나란히 앉아가다가..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딸아이의 황당한 대답은 우리 부부를 화들짝 놀라게 했지만.
그제서야..
우리보다 더 놀란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줄에 앉은 사람들과 우리를 보고 나란히 서있는
사람들이였습니다..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하나..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순간..
남편이 먼저 당황하듯 묻더군요..
"아빠가 아,,아니고,고,누구야?? 그럼..나아안..난..누구야~ 얘가 왜이래??"
(울 신랑 충격이 심했는지 말까지 더듬으며 묻더군요..)
그런데
우리 딸아이 한술 더 뜹니다..
"아..그냥 아빠파마머리하고 삼춘파마 머리하고 똑같다고.. 그래서 삼춘이라고 그런거야! "
대답은 그렇! 해서 아빠를 장난으로 삼춘이라고 했다고 변명은 했는데..
어라 중요한건.. 사람들의 시선은 가히.. 믿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결혼식 사진을 가져온것도 아니고.. 같이 덮는 이불 색깔 맞추기 게임도 할 수 없는거고..
졸지에 우리 부부 위신은 지하철바닥으로 내동댕이친채
소래포구까지 그렇게 그렇게 하염없이 불륜버젼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더 우리를 당황하게 만든건..
그 엄청난 결과의 질문을 하신 할머니까지도 우리를 멋쩍어하시면서..
우리를 쳐다보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진짜 부부라구요. 믿어주세요//흑 흑.."
그날 이후..
우린..
외출시에..
딸아이에 다짐을 받습니다.
"난 너의 엄마고 넌 나의 딸이! 야..그리고 저기 서있는 분은 너의 아빠고 넌 그의 딸이야.."
미운 네살로 끝나길 빌면서.
이만.. 총 총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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