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주택가가 밀집되어있는 작은 동네에서 치킨집을 운영하신다. 주택가다 보니 꼬맹이들이 많고 다행스럽게도(?) 아버지는 아이들이라면 사족을 못쓰신다. 아버지께선 어서 손주를 보라고 하시지만 아직 마음만은 이팔청춘인 아버지를 벌써 할아버지로 만들고 싶지 않은 나의 효심을 언제쯤 알아 주시련지.. 하나 뿐인 아들이 되서 애비 소원 하나 못들어 주냐고 말씀하신다.. 재벌 2세가 꿈인 내 소원은 언제쯤 들어 주실까.. 아무튼 동네 아이들에게 점수를 따려고 아버지는 늘 가게에 작은 막대 사탕을 구비해 놓으시고 배달 가방에도 늘 사탕을 넣어 놓곤 하신다. 때는 어느 때와 다름 없는 일요일 오전 나 혼자 오픈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한 무리의 꼬맹이들이 지나가면서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꼬맹이들: 안녕하세요!! (어? 아저씨가 아니네 살짝 당황) 나: 어! 그래 안녕 그냥 지나가려니 했는데 녀석들이 쭈뼛 쭈뼛 날 쳐다 보고 있다. 나: (씨익 녀석들..) 사탕 줄까?! 꼬맹이들: 헤헤..네..헤헤 뭐지.. 숨이 막힌다.. 심장에 무리가 온다.. 귀엽다 심장을 부여잡고 애들 숫자에 맞게 사탕을 쥐어준다. 꼬맹이: 삼촌 사탕 하나만 더 주시면 안되요? 나: 너 혼자 하나 더 먹음 친구들이 싫어할텐데? 꼬맹이: 집에 누나가 있는데 누나도 하나 주려고요 커흑.. 커허허허헉.. 미안하다 삼촌이 오해했다 커흑.. 귀여워.. 기특해 이녀석... 그 후로도 녀석들은 종종 가게 앞을 지나면서 인사를 하고 멀뚱 멀뚱 쳐다보곤 했다. 그 때마다 내가 들어오라고 퉁명스럽게 얘기하면(심장은 이미 멈춤) 헤벌쭉 들어와선 언제나 누나 사탕을 하나 더 챙겨서 저희들끼리 꺄르륵 웃으며 돌아가곤 했다. 이 녀석들이 참으로 예쁜건 내가 바쁘거나 손님이 많아서 가게가 북적일 때는 멀찍이서 우렁차게 인사만 하곤 그대로 지나간다는 것이다. 당장이라도 달려나가서 사탕을 쥐어주고 싶지만 끓는 기름에서 어서 꺼내달라고 소리치는 닭들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게 미안할 때도 있다. 아무튼 녀석들 건강하게 자라라 출처: 오늘의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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