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여름방학 때, 도쿄에 있는 친척의 집에 갔다가 귀가하던 길.
도쿄역에서 신칸센을 타기 위해 줄을 서 있었는데 나는 맨 앞에 서 있었고, 내 뒤로는 뭔가 대학교 동아리 MT라도 다녀오는 것인지, 20여명 정도의 대학생 집단이 서 있었다. 승차객들의 줄은 입추의 여지가 없이 끝없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 때.
한 아줌마가, 내 앞의 선두에 끼어들었다. 너무나 당당하게 끼어들어 왔기 때문에 어떻게 할 말을 잃었다. 어쨌든 그 아줌마에게 주의를 주려고 했는데 누군가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뒤돌아보자 그 대학생 집단의 한 누나였고, 다른 대학생들은 모두 일제히 반대쪽 방향을 향해 뒤돌아서 서있었다. 그 누나는 작은 목소리로「너도 우리처럼 뒤쪽으로 돌아봐」라고 귀엣말을 해왔다. 나는 왜 그러는지 몰랐지만 일단 그렇게 했다.
그러자 아줌마가 문득 뒤를 돌아봤는지 이쪽을 향해 물었다.
「여기가 맨 앞 줄 아니야?」
그러자 재빨리 방금 전 그 누나가 전방을 가리키며「네, 저쪽이에요」라고 생긋 웃으며 대답. 아줌마는 투덜투덜 대면서, 선두(실은 후미)를 향해 가서, 그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차 안에서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그 동아리는 심리학의 연구회(?)로, 집단심리를 조사하기 위한 실험을 종종 하곤 했는데 그 때의 일도 돌발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었다고 한다. 어쨌든 확실히 정말 고마웠다.
출처 - 전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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