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꽤 악취미적인 스트레스 발산 방법이 있다. 길가다가 커플을 보면 여자한테
「어이, 미키! 오래간만이야! 여~ 남자친구? 아니면 2차 나가는거야? 멋진데?! 그런데 미키, 요새 가게에서 잘 안 보여? 아니면 뭐 다른 업소로 옮기기라도 한거야? 다음에 또 가게에 들릴 테니까 그때 또 보자구. 후후, 미키는 능숙하니까. 내가 매상 또 올려주러 갈께」
라는 식으로, 마치 여자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것처럼 말을 걸고는 슥 지나친 후 (남자쪽이 나에게 덤벼드는 식으로 흥분하면 부리나케 도망치지지만) 숨어서 그 이후의 상태를 지켜보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한 커플에게 그렇게 말을 걸자, 여자애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굉장한 표정으로
「아니야! 착각일 뿐이야! 난 그런 일 절대로 안 해!」
라면서 격렬히 아우성을 치는 것이었다. 보통은「네?」라는 식으로 오히려 내가 무안해질 정도로 황당한 소리 한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게 정석인데, 이 여자는 실로 굉장한 반응을 보이는거야. 막 소리치면서, 아니야! 절대 아니야! 의 연발.
너무 반응이 격렬해서 오히려 진짜로 틀림없이 유흥업소에서 일한 전력이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을 정도. 그 정도로 여자애가 당황하자 이번에는 남자 쪽이「후, 이제됐어. 그만해」라고 말하면서 짧게 한숨.
- 다행이다, 하마터면 진짜로 큰일낼 뻔 했다, 라며 생각하며 안심한 순간, 남자가 여자의 뺨을 때렸다.
그토록 사람이 많은 길거리 한복판에서. 찰싹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을 정도로 세게 그녀의 뺨을 올려붙인 것이다. 그리고 남자는 뒤도 안 돌아보고 저 편으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버렸다. 한참을 멍하니 서있던 여자는 코피를 뚝뚝 흘리며 울면서 남자의 뒤를 쫓는다.
「아니야! 정말로 아니야! 오해야! 나한테는 OO군 뿐이야!」
라고 외치면서.
그때 진심으로 나쁜 일 했다고 생각했다.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어.
출처 - 전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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