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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비군 7년차 봤습니까?
    작성자 : 내안의너 | 조회수 : 773 (2010-03-07 오후 2:34:33)

    국방색 얼룩무늬 군복은 사람의 성격을 근본부터 바꾸어 버리는 마법의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만약 그대가 ‘건실하고 참 바른 생활스러운 청년일세’ 라고불린다 하더라도 일단 야비군복만 입으면 괜시리 귀가길에 막걸리 한 잔빨고 싶고, 마려우면 아무 데고 등돌리고 **를 내놓게 된다.

    야비군복은 세일러복과 더불어 이 시대가 낳은 양대 변신복으로 위풍당당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러나 이 야비군복을 입었다고 하여 모두다 동일한 급수의 야비군으로취급하면 곤란하다.

    현역 때를 벗지 못하고 다림줄이 퍼렇게 서 있는 야비군복을 입고 오는1년차에서 풍모부터가 남다른 7년차까지 야비군은 무릇 7개 등급(8년차는보통 옷을 입는 일은 안 생긴다)으로 나뉘어지기 때문이다.

    옛말에 ‘고수는 설치지 않는다’ 했다. 설치지 않아도 위병소에서부터은은한 기가 주위를 감화시키기 때문이겠다.

    자, 그럼 입소시의 상황을 단편적으로 들어 7년차 야비군 고수님의 공력을 가늠해 본다.

    조교의 요구 ‘선배님, 앞에 맞춰서 빨리 걸어 주십셔!’에 대한 년차별대답.

    1~2년차 : ‘어, 그래요 미안해요. 빨리 걸어야 하는데 발이 좀 아프고어쩌고저쩌고… 이러저러했어요. 아유, 빨리 가야지…’ -> 높임말과 반말이 뒤섞이고(높임말 우세) 긴 상황설명.

    3~4년차 : ‘내가 발이 좀 아프거덩? 그래서 힘들거덩. 니도 나중에 예비군 돼보면 이해할꺼야. 그냥 뒤에서 걸을께 상관하지 마’ -> 반말이 되고, 상황을 약간 설명해 준다.

    5년차 : ‘아, 씨바! 냅둬. 그냥 너 혼자 가. 귀차너.’ -> 욕이 약간 섞이고 대꾸를 해 준다.

    6년차 : … 후우~ … -> 슬쩍 한 번 쳐다 보고, 한숨 한 번 쉬고 다시 걸어간다.

    그리고 7년차 : ‘업고 가라’

    아아..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7년차의 공력이시다.

    무시하자니 미안하고 걷자니 귀찮고 맞춰주고 싶으나 몸이 무거워 오히려조교에게 되돌려 받아치는 적반하장격 청유형 답신 ‘업고가라!’ 풀이해보자면. ‘자네의 권유를 듣고 나 역시 줄을 맞추어 걷고 싶으나 힘이 없고 귀찮아서 그러하지 못하겠네. 만약 정히 줄을 맞추어야 한다면 자네가나를 좀 업고 가 주겠나. 후배!’ 라는 뜻의! <업.고.가.라.>

    상상해 보시라. 30살이 넘어 느리고 게을러 터져버린 7년차의 선배예비군형님을 20살 갓 넘은 파릇파릇한 총각후배장병이 등에 업은 채로 뛰어가는모습을.

    가히 진정한 고수의 향내를 마음껏 내뿜으며 현역장병과 하나로 어우러드는 눈물겨운 모습이라 하겠다.

    이렇듯 고수는 길게 말하지 않으며, 단지 눈빛만으로 현역후배장병들의눈시울을 적시어 감동에 찬 똥꼬저림을 경험케 해 버리신다.

    어떠냐 이 땅의 야비군들이여!

    쓰잘데기 없는 말장난으로 불쌍한 현역애덜 괴롭히지 말고, 진정한 고수가 되어 명랑야비군세상 창조에 이바지 하시라.

    조교애덜이 은근히 불쌍한 6년차 야비군 백작가  [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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