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어여쁜 여자 친구가 생겼다. 남자라곤 만나 본 적 없다는 그녀에게 내가 첫 번째 남자 친구가 된 것이다.
그래서 손을 잡을 때도 조심스러웠고, 항상 그녀의 순수한 모습을 다치게나 하지 않을까 염려했다.
그녀를 만나기 시작한 지 2 주쯤 지났다. 이번 주말에는 뭘 할까 궁리한 끝에 기차를 타고 춘천에 가기로 했다.
아침 일찍 출발한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많은 추억을 가슴에 간직한 채 저녁이 되어 춘천역으로 왔다. 열차 시간이 한 시간이나 남아 역 주변을 거닐었다.
아다시피 휑한 역 주변에는 여관과 식당들만 있을 뿐... 겨울이라 밖에 있기도 춥고... 여관 간판을 보며...
"저기서 쉬면 따뜻할 텐데" 하는 생각을 슬쩍 하다가도 천사 같은 그녀를 보면 그런 생각을 한 나 자신이 죄스러워졌다.
"춥지? 아직 한 시간 정도 남았는데... 뭘 할까? 커피숍 갈까?"
"아니. 시간도 애매하고 커피숍 가면 돈만 아까워" 이어서 그녀가 말했다. "우리 여관에서 쉬고 있을까?"
순간 아찔했다. "헉! 아, 아니... 나야 좋긴 한데. 우리 아직 뽀뽀도 안 했는데... 어떡하지? 좋긴 한데..."
당황한 나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그녀를 바라보는데 그녀가 다시 말했다.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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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안에서 쉬고 있자니까 ~." 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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