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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멋진이가 스티브승준이게 쓴 글...
    작성자 : 내안의너 | 조회수 : 893 (2010-02-22 오전 11:49:34)

    당신을 골수팬으로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당신의 노래를 즐기던 팬은 아니었지만...

    당신의 깔끔한 이미지와 선해보이던 이미지를 좋아했던 사람입니다.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당신의 하나님의 사랑을 세상에 퍼뜨리는 일을 하던 그 모습이 좋았고,

    방황하는 어린 영혼들에게 꿈을 주던 그 모습이 좋았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저의 순진한 믿음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더군요.

    '자신의 일에 열정적으로 활동하다 허리부상을 입었다 좋습니다.

    꼭 군입대를 앞두고 그렇게 다쳤다는 것이 조금은 미심쩍더라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 불행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것이니까요.

    공익근무지만 열심히 군복무를 수행하겠다고 하는 당신의 모습에서

    그래도 빙그레 웃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새해선물로 우리에게 미국국적 취득이라는 어이없는 선물을 주었습니다.

    '가족과 자신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고.... 많은 고민이 있었다.'

    좋습니다.

    좁디좁은 우리나라보다 넓은 미국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는것도 좋은 것이겠지요.

    사랑하는 가족과 오랜 기간 동안 떨어져 지내는 것 참 슬픈일이겠지요.

    그렇지만 당신이 이야기하던 그 당신의 꿈을 실현하고 있던곳은

    당신이 선택한 미국이 아니라 바로 당신이 포기해버린 한국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당신이 선택한 당신의 가족.......

    결국 그 가족을 지키는 것은

    바로 이 땅에서 2년 2개월이란 청춘을 조국을 위해 바치는이땅의 청년들이란 사실을 기억하세요.

    당신이 아무리 미국국적을 취득하고 미국인이 되었다고 하지만,

    당신이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는 한가지 사실은 당신은 '한민족'이란 사실입니다.

    당신이 아무리 미국에서 미국인으로 살아갈지라도,

    이 땅 '한국'이 타국의 식민지가 되어버린 다면 당신의 미국에서의 존재 또한
    희미하게 사라질 것입니다.

    당신이 아무리 '그린카드(미국영주권)'를 흔들어 보일지라도

    미국인들에게 당신은 그저 식민지의 아들일 뿐입니다.



    저는 당신처럼 수많은 팬들을 거느린 인기최고의 가수도 아니었고,

    저는 당신처럼 미국에서 오랜 동안 살아 미국국적을 취득할수도 없었습니다.

    저는 이 땅의 평범한 젊은이들 처럼 2년 2개월을 군대에서보내야만 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평범한 젊은이로서 원대한 꿈을 위해 큰 결단을 한 당신에게

    초라하지만 소중했던 저의 군대에서의 작은 경험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지난 99년 서해바다 연평도에서는 연평해전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김포에 있던 모육군 수색중대에서 군생활을 하고있었지요.

    연평해전이 있던 그때 제가 있던 부대는 인근의 작전지역으로 훈련을 나가있었지요.

    오전 교육을 받고 있는데 갑자기 행정병이 급작스럽게 달려왔습니다.

    " 모두 복귀하시랍니다"

    저희는 중대장이 또 모슨 일로 집합시키나라고 생각을 했지요.

    투덜대면서 막사로 가고 있는데 또한번 행정병이 급하게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충격적인 말 한마디를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 전쟁입니다. 빨리 복귀하시랍니다"

    저희는 잘못들었는지 알았습니다.

    막사로 복귀하니 모두들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군장을 싸고 차량이 급작스레 이동하고(참고로 저희가 훈련나가 있던 곳은 서부전선의 화력을
    지원하던 탄약보급창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소란스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멍한 정신을 추스려 막사로 들어가려 하니 중대장이 앞에서말을 하기시작했습니다.

    " 오늘 새벽 서해 연평앞바다에서 북측의 전함과 우리측 전함이 서로 교전을 했다.
    여러 척을 배가 침몰하고 수십명의인명사상자가 발생했다..............................................."

    중대장의 이야기가 끝나고 막사로 들어가 바로 부대이동준비를 했습니다..
    이미 내무실안에서는 먼저 들어온 근무병들이 군장을 싸고있었고,

    TV에서는 바다위에서 불에 타고 있는 전함들이 속보로 보여지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군장을 싸고 연대에서 보내준 차량편에 바로 부대로복귀를 했습니다.

    연대본부로 돌아오던 우리는 여느때와 다른 부대모습에 전쟁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연대전체가 얼굴에 새카맣게 위장을 하고 삽탄(탄창을 장전하고)을 한채,

    군장을 메고 이리저리 이동하고 있었고,

    부대에 있던 스피커에서는 호전적인 군가들이 크게크게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중대로 복귀한 우리는 서둘러 부대이동 준비(준비태세)를 마치고,

    탄약불출(수류탄 및 소총탄, 폭파장비, 지뢰 및 기타 전쟁물자)을 준비하고,

    출동준비태세 속에서 명령이 떨어지기 만을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방송으로 중대장의 집합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중대장의 말로는 이제 곧 전쟁이 벌어질지 모르므로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유서를 쓰는 의식을 치룬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각자 내무실로 돌아가 편지봉투와 편지지를 받고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조금씩 잘라 봉투안에 넣고 유서를 쓰기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멍한 생각에 아무런 생각도 나지를 않았었습니다.

    이제 죽는 것인가...

    아직 내 나이 23밖에 되지 않았는데....

    나의 가족은...... 나의 사랑은.....

    또 나의 인생은......

    온갖 상념들속에 눈물마저 글썽거리더군요.

    잠시동안 내무반은 술렁거렸습니다.

    내무반 밖으로는 호전적인 군가들이 울려퍼지고..........

    잠시후 마음을 가다듬고 펜을 들어 유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 사랑하는 부모님께.....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생의 마지막 순간을 생각하며,

    유서를 쓰는 동안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이었습니다.

    봉투속에 덩그런이 놓여있는 머리카락을 바라보니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무척 포근하고.... 마음이 진정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전쟁이 나면 죽을 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죽음들로 인해 내가 사랑하는 그 많은 사람들은

    편안한 삶을 누릴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내가 나의 가족을 위해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을 하는 것이었지요.

    유서를 거의 다 쓸 때쯤에는

    모든 부대원들이 얼굴에 미소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까짓거 죽으면 한번 죽지 두번죽냐.... 한번 멋있게 싸우다가 죽자..."

    라는 생각들이 부대원들의 얼굴에 가득했었습니다.

    지금 이순간을 위해 우리는 지난 군생활동안 그 모진 고생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눈을 맞으며.... 영하 20도를 왔다갔다하던 유격장에서 때늦은 유격을 받으며

    군생활이 꼬였다고 투덜대던 이등병때의 기억들.........

    훈련나갔다가 비온뒤 약해진 지반으로 인해 절벽길을 가다가 길이 무너져 벼랑으로 추락하고

    다리를 다쳤지만 그것이 발등과 발가락 뼈가 부러진 것도 모른 채 군생활을 하다가..

    사고가 난뒤 거의 한달이 지난뒤 뒤늦게 기브슬 해야 했던이등병때의 기억과...

    RCT라는 큰 훈련을 앞두고 거의 한달넘게 하루에 1-3시간만의 수면을 취하며

    군대 참 더러운 곳이구나라고 신세한탄을 하던 기억
    들.......

    가시덤불을 헤치며 조그마한 야전삽하나들고 몇시간이고 쭈
    그려 앉아

    비트(조그마한 구덩이를 파서 숨는 은신처)를 지겹도록 파
    던 기억들....

    눈이오나 비가 오나 아침마다 웃통을 벗고 산악구보를 하
    며,

    수요일마다 완전군장을 매고 산악구보를 하며,

    정말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던 기억들.....

    걷고걷고 걷다... 결국 다리의 물집이 터지고 그 물집 터진곳으로 다시 물집이 잡혀 터지던

    그 기나긴 행군속에서 정말 이제는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하던 기억들......

    그 모든 기억들이 지금 이 한 순간의 전투를 위해 준비된 것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결국 그때의 연평해전 당시의 일들은 시간이 흐르고,

    하나의 해프닝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그 기억은 제대한 뒤 술마시면서 가끔 떠올리
    는 하나의 안주거리가 되었었구요.

    그렇지만 그때의 그 생각들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군대'라는 곳.

    없어지는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고,

    한국이란 이 땅에 태어난 이상 자신이 부족하지만 않다면

    당연히 군복무를 받아들어야하는 이 곳에서 태어났다면 그운명을 받아들여야지요.

    '군대'라는 곳.

    정말 더럽고 치사하고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곳입니다.

    그렇지만 그곳이 없다면 우리의 사랑하는 가족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은

    노예로서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이땅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청춘을 군대에 바치는 것입니다.

    그것이 꼭 의무이기 때문만에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희생이 있지 않고서는

    당신이 편안하게 웃음지으며 노래부를수 있는 무대도,

    당신의 가족이.... 당신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마음놓고 편안히 잠들수 있는 집도,

    당신의 하나님을 찬양하고 기도할 수 있는 예배당도,

    그 어떠한 것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당신은 이땅을 버렸습니다.

    좋습니다.

    당신이 당신의 꿈을 위해 선택한 것이므로 뭐라하지 않겠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만은 기억해 주었으면 합니다.

    이번 일들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져 갈 때 이땅에 다시 찾아와 노래하는 그런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당신은 아무런 댓가도 치루지 않은 채

    수많은 희생들의 댓가를 받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을 그 시간에도 수십만의젊은이들은

    잠도 자지 못한 채 죽음이 교차하는 그곳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당신의 그 꿈을 당신이 선택한 미국에서 이루길 바랍니다.

    그러하다면 정녕 그러하다면

    우리는 당신의 선택에 어떠한 비난도 비판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다시 이 땅에 찾아와

    숭고한 희생을 치르고 있는 이땅의 젊은이들을 욕되게 하지말아 주었으면 합니다.

    그러면 오늘 하루도 당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길바라며....

    보잘것없는 저의 편지를 마칠까 합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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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6 느요용 (2010-02-22 14:03:13)
    잘 보고 갑니다. 수고하셨어요.
    Lv.5 천검 (2010-02-22 20:30:27)
    수고하셨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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