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서관에서 열공하던 시절.. 도서관 입구에서부터 한 여학생이 살금살금 걸어오더니 내게로 향하는 것이 아닌가. '으응.. 쟤가 왜 그러지?' 하지만, 난 괜한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내가 아니라 내 옆자리에 앉은 남학생에게 발길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음. 둘이 커플인가보군.' 난 마음을 비우고 다시 책을 펴들었다.
여학생은 갑자기 뒤에서 그 남학생의 두 눈을 손으로 가리며 말하길.. "누구~~게?" 남학생은 갑작스런 기습에 당황한 듯한 말투로.. "누구시죠?" "아잉~ 알아맞춰봐~용.." "음… 혹시, 정희니?" "아닌데?" "그럼 누구야?"
그때서야 여학생은 여전히 손을 풀지 않은 채 아주 친절하게 한마디 하는 것이었다.
"이 자리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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