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절벽 위의 레스토랑에서 바다거북 스프를 주문했다.
스프를 한입 맛 본 남자는 레스토랑을 나가버리고는
절벽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대체, 왜?
감이 오십니까? 손님. 예? 의미를 모르겠다고요?
그건 당연합니다.
손님이 보신 것은 기묘한 이야기의 결말 뿐.'어째서' 그렇게 되었는가,
당연히 이유가 있습니다.
결말에서 추리해서, 무엇이 일어났는가를 찾는 것, 그것이 『수수께끼의 이야기』 입니다.
분위기 잡느라고 인트로가 길었군요. 죄송합니다 ㅠ.ㅠ;
이번 작품은 '이나즈마 일레븐', '레이튼 교수 시리즈' 로 유명한 게임제작사 LEVEL 5에서 제작한 추리 게임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레벨 파이브 내의 두뇌개발 소프트팀 ATAMANIA에서 만든 게임이죠.
게임의 모태가 된 수수께끼를 제공한 사람은 폴 슬론과 데스 맥헤일이라는 분으로 각각
스코틀랜드 출생으로 수평적 사고나 창조적인 문제해결, 리더십에 관련된 책을 많이 쓴 강연의 달인 (폴 슬론)
아일랜드 국립대학 부교수로 수학이 전문. 폴 슬론과는 14권이나 함께 책을 썼다 (데스 맥헤일) 로 부록에 쓰여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멘사 추리퍼즐 관련 서적에서도 볼 수 있죠.
이 두 분이 처음으로 게임에서 힘을 합쳐 기묘한 이야기와 함께 DS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추리퍼즐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 게임에는 게임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스토리 같은 건 없습니다. ㅎㅎ; 총 80개나 되는 작은 이야기들이 각각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있고, 그것들이 모여 게임을 이루고 있습니다. 즉 언제 해도 부담없이 한 문제 즐길 수 있다는 것이죠.
게임 방식은 우리가 익히 들어본 '스무고개' 와 비슷합니다. 여러분이 있고, 이야기의 진실을 아는 출제자가 있습니다. 우리는 출제자에게 질문을 하고, 출제자는 그 질문에 반드시 '예, 아니오, 관계 없음' 의 세 가지로 답해야 합니다. (대답 후에 부연설명은 있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단서를 찾아내면서 진실에 가까워지고, 결정적인 단서를 찾으면 진실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 출제자에게 확인을 마치면 문제 하나가 해결됩니다.
차례대로 문제를 풀어나가긴 하지만 어려울 경우는 스킵하고 다음 문제로 얼마든지 넘어가도 됩니다.
여기까지 보면 어려운 게임이라고 하겠지만 의외로 그 답은 '아니오' 입니다.
이보다 더 난이도를 낮출 순 없다.
오히려 이 게임은 어떻게든 추리게임은 어렵다는 걸 불식시키려는 걸로 보입니다.
우리는 어떤 질문을 해야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 내에서 단서에 도움이 될 만한 단어를 터치하면 그 단어에 분기가 나옵니다. (사과를 터치하면 '먹었다', '개수' 가 나오는 등) 그렇게 터치를 통해 '사과는 확실히 6개였나?' 라는 등의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힌트도 멋집니다. 우리가 단어를 조합해 만든 질문들 중 진실 찾기에 도움이 되는 질문이 있을 경우 '좋은 질문입니다!' 라고 나오면서 문제 밑의 힌트에 저장되어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그 질문이 너무나 결정적인 단서를 찾을 수 있는 질문이라면 '굉장한 질문입니다!' 라고 나오며 직접적으로 진실에 가까워지는 중요단어가 문제 상단에 나타납니다.
만약 중요단어를 찾지 못해 시간을 많이 소요할 경우 힌트에 특별한 선물힌트가 도착해 중요단어를 찾을 수 있는 단어 조합 경로를 거의 직접적으로 알려줍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키워주자.
여기에 하나 더, 우리가 마지막으로 확인 차원에서 출제자의 물음에 답할 때 출제자는 많은 보기를 냅니다. 만일 헷갈려서 질문 하나라도 어긋난다면 우리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 어려움을 종식시키는 것이 새싹입니다.
새싹은 질문을 많이 해서 단서를 많이 얻음에 따라 큰 나무로 성장합니다. 나무의 성장 정도는 출제자의 보기 갯수에 반비례해 최대로 자랄 경우 겨우 이지선다의 문제가 됩니다.
이 정도면 제작진이 이거 쉬운거에요 ^^ 라고 중무장하며 광고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게 이 게임은 추리라는 장르이면서도 문턱을 낮추고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기에 상황에 너무나 잘 맞는 기묘한 분위기의 BGM(그것도 이야기 전체의 분위기에 따라 4가지로 나뉩니다!), 고전적이면서도 미스터리한 디자인은 플레이어를 확실하게 몰입하게 합니다.
추리는 노가다다
하지만 제작진은 두가지 맹점을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굉장한 질문입니다!!' 이거 하나에 울고 웃는다.
첫번째는 중요단어가 모든 걸 차지한다는 겁니다. 중요단어는 그야말로 이야기 전체의 흐름을 바꿀 정도로 한 이야기 내에서의 위치가 어마어마합니다. 그런데 하나의 중요단어를 찾을 수 있는 단어 조합 루트는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 루트에는 진짜 의외의 것도 있어서 그걸 찾을 때까지 수많은 노가다가 필요합니다. 만약 중요단어가 3개 있는데 1번째 중요단어에서 2번째를 찾고, 2번째에서 3번째를 찾아야 하는 일방통행식 힌트 찾기라면 거의 모든 질문을 다 해봐야 겨우 진실에 도달할 정도로 터치질을 해야 합니다.
그래도 그 고생을 막으려고 특별 선물힌트까지 줬지만 그 선물힌트 때문에 두번째, 귀차니즘이 생겨 버렸습니다. 선물힌트를 받는 데 필요한 건 오로지 시간뿐입니다. 따라서 고생하지 않고 DS만 켜놓고 밥을 먹고 오면 이미 선물 힌트는 도착해 있고 그 루트를 따라 가고 거기에 약간의 살만 붙이면 싱겁게 끝나버립니다. 머리를 써야 하는 추리게임에는 이것보다 치명적인 것이 없지요.
엄청난 몰입도에도 불구하고 중요힌트 하나에 목숨을 걸고 다른 건 신경도 쓰지 않기 때문에 예상 플레이타임과 실제 플레이타임이 꽤 차이가 많이 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2편이 나오긴 했지만 이 시스템이 개선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슬론과 맥헤일의 수수께끼의 이야기』는 추리가 어려운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중독성도 있는 휴대용에 딱 걸맞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 한 가지는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절대 위와 같은 편법을 쓰셔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이야기 하나하나에 정신을 집중하고 플레이하면 어느새 단 한번에 요점을 알아맞히는 달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안에 들어있는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하니 색다른 게임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이 게임을 추천합니다.
아, 빼먹었는데 한 가지 단점이..언압이 심합니다. -3-;; 문턱은 낮춰졌지만 어린이들은 추리와는 거리가 좀 멀기 때문에 어른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게임이라 단순 일본어 말고도 한자가 무지하게 많습니다. 이야기 내용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려면 일본어도 잘 알고 있어야 하고요. 뭐 반대로 옆에 사전 끼고 플레이하면 일본어 실력이 좀 올라갈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공들여 진실을 알아냈을 때 더 빛이 나는 법이니까요.
~평점~
←높다 낮다→
S V A B C D E F (C가 보통)
게임성 : B
발상이 기발하고 재밌습니다. 하지만 좀 짜증날수도.
난이도 : C
그 수많은 힌트가 없었다면 난이도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인터페이스 : S
추리는 쉽습니다!
그래픽 : C
이거..언급 안했는데 그림이 죄다 일러스트에요;
사운드 : A
심플, 그러나 분위기 조성의 1등공신.
소장가치 : B
2회차 추가요소같은건 없지만 친구에게 소개하거나 오랜만에 다시 하면 또 재밌습니다.
총평 : B
신개념으로 무장한 추리 퍼즐 게임. 이거 정발되면 꽤 재밌을거 같은데 말이죠. ㅠㅠ
- 사실 쓰는 도중에 반이 날아갔습니다. 피눈물..
이제 스크린샷도 그렇고 원래 여기가 소감&간단리뷰라..
앞으로 짧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긴 글 쓰는 건 흔치 않을 것 같네요.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