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6 오후 5:12:25 Hit. 2172
오랜만(?)입니다. 테트리스 리뷰 후 당분간은 짧게 쓰려고 했는데..이번건 좀 길 것 같네요. 할 말이 많다는 거죠. ㅎㅎ
이번 리뷰 작품은 DS 초창기에 나온 퍼즐게임 메테오스입니다. 느낌은 우주인데 퍼즐이라니 살짝 매치가 안되는 것 같기도 한데..하지만 제작사인 Q 엔터테인먼트는 과거 드림캐스트로 Rez, PSP로 루미네스라는 특이하고도 걸출한 게임을 만들어 낸 회사. 그리고 게임 디자인을 맡은 사람이 '별의 카비'와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시리즈의 아버지인 HAL 연구소의 사쿠라이 마사히로.모든 것은 속을 열어봐야 모든 것을 알 수 있겠죠. 바로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3-매치 게임의 혁명
스토리는 상당히 비장합니다. 내용이 정말 길지만 축약해봤습니다.
자원 채취용 별이 유성과 충돌, 융합하여 끊임없이 증식하는 유성 '메테오'를 발사하는 혹성 메테오스.은하의 많은 별이 메테오에 의해 붕괴되었지만 일부 고도문명을 가진 별에서는 이에 대항하는 방위작전을 시작한다.성질이 비슷한 메테오 조각(메타모라이트)를 모아 역분사시켜 우주로 날려보내는 것이 그것. 그러나 언젠가는 당한다.그들은 메테오스의 근원을 자르기 위해 메테오의 에너지를 엔진으로 쓰는 메타모아크를 만들어 메테오스로 떠난다..
제목 메테오스는 주인공이 아닌 보스입니다. 우리는 메테오스를 쓰러뜨리러 가는 일원이죠.게임을 해 보시면 알겠지만 플레이 화면은 바로 메타모라이트를 모아 날리는 과정인데, 이걸 개발사는 아주 기막히게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하다보면 뒷배경 잘 안 보게 된다.
메테오스의 기본 시스템은 낙하 + 3-매치 퍼즐입니다. 가로, 세로로 3줄 같은 메타모라이트(이하 블록)를 맞추면 로켓처럼 위로 날아갑니다. 블록은 위에서 계속 떨어지고(L,R로 스피드 업), 세로 한 줄이 블록으로 꽉 차면 일정 시간 후 패배가 됩니다. 반대로 이쪽이 화면 밖으로 블록을 날리면 그 일부가 상대방에게 쌓이고, 그렇게 상대방을 패배하게 만드는 것이 승리 조건이죠.이 때 조작은 터치 방식과 방향키 방식 두가지 모두를 쓸 수 있는데 게임의 스피드로 보나 편리함으로 보나 터치 방식이 훨씬 낫습니다. 단 빠르게 내리다보면 어긋나는 부분이 좀 있다는 게 아쉬운 점입니다. ㅜㅜ그러나 그 아쉬움도 기우에 불과할 정도로 메테오스는 너무나 매력적인 독자적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로 블록은 세로로밖에 이동하지 못하는 대신 이동 범위는 자유롭습니다. 맨 윗줄에 방금 쌓인 블록도 제일 밑 칸으로 내려보낼 수 있다는 건데, 터치펜을 사용한 빠른 조작과 맞물려 분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물론 가로로는 이동시킬 수가 없어서 운이 나쁘면 블록이 쌓여 끝날 수도 있지만, 어떻게든 올릴 수 있도록 적당히 보정이 되어있고 실력이 올라가면 아무 문제없이 분사시킬 수 있습니다.
그 누가 역분사와 이중 발사를 생각했겠는가?
둘째는 연쇄입니다. 플레이 무대가 되는 각 혹성에는 중력이라는 것이 있어 이에 따라 분사된 블록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려오게 됩니다. 그런데 이 때 떠있는 블록 내에서 한번 더 분사를 시키거나 분사된 블록이 땅에 떨어진 후 시간이 지나 일반 블록으로 돌아오기 전에 다른 부분과 연결시켜 분사를 시키면 분사된 부분을 합쳐 전체 블록이 다시 한번 힘차게 날아오릅니다. 이 연쇄를 통해 모든 블록을 로켓화하여 없어지게 하는 일명 싹쓸이도 가능합니다.
셋째가 중요한데, 바로 무대가 되는 혹성마다 기믹이 다르다는 겁니다. 어떤 혹성은 가로 분사는 평범하지만, 세로 분사는 확 날아갑니다. 어떤 혹성은 연쇄를 하지 않으면 날아가지 않습니다. 이런 혹성별 설정에 따라 플레이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몇 번을 해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생기게 됩니다.추가로 플레이어를 도와주는(혹은 방해하는) 여러 아이템이 존재합니다. 메테오스를 DS 퍼즐의 혁명으로 부르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손이 떨어지지 않는 혹성
환영합니다 고객님 ^^ 고객님은 적어도 1시간 후에 이 게임을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
이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본 게임인 메테오스를 터치하면 심플, 스타 트립, 타임 어택, 챌린지 등등이 있습니다. 심플은 CPU와 대결하는 모드, 스타 트립은 여러 행성을 다니면서 메테오스를 물리치러 떠나는 스토리 모드, 타임 어택은 몇 개의 혹성으로 미션에 도전하는 모드, 챌린지는 혼자 하는 1미스 서바이벌입니다.이 중 메인은 스타 트립인데, 3가지 루트를 선택할 수 있고 각각에는 또 분기가 존재해 총 12가지나 되는 엔딩이 존재합니다. 이 엔딩 후의 스탭 롤에서도 블록을 날릴 수 있으니 팬서비스도 충실하죠.합성실은 파고들기 요소 중 하나로 이용합니다. 게임 중 로켓으로 날려 없어진 블록들은 여기에 쌓이게 되는데, 플레이할 수 있는 혹성, 아이템, 사운드를 이 블록들을 이용해 언락(unlock)시킬 수 있습니다. 많이 즐기면 즐길수록 보상이 많아지는 셈입니다. 레어메탈이라는 희귀한 블록도 이 합성실을 통해 합성시킬 수 있습니다.이 게임에서는 사운드 테스트도 존재하는데, 메테오스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가 바로 사운드입니다.사운드는 혹성마다 다르게 설정되어 있고, 연쇄를 할 때마다 바뀌는 사운드에 위급 상황이 되면 BGM도 급박하게 변합니다. 사운드와 상황의 절박함이 만들어내는 대단한 긴장감에 중간에 START 버튼을 누르지 못할 정도입니다. 나중에 합성실에서 소리를 모으면 사운드 테스트에서 게임 내 모든 소리가 다 나올 정도로 이 게임의 사운드는 풍부하죠.
아쉬운 점은 짧게 적습니다. 사실 이거밖에는 적을 게 없어서..^-^;;먼저 DS 초창기에 나왔기 때문에 그래픽이 썩 좋진 않습니다. 엉망이라기보다는 괜찮은데 살짝 조잡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이는 플레이 화면 그래픽 뿐이고 전체적 구성이나 그래픽은 깔끔합니다.치명타가 역시 DS 초창기에 나왔기 때문에 생긴 건데, Wi-Fi 대전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_=;
통신 대전이 있긴 하지만 와이어레스 대전이죠. 만약 와이파이 지원이 됐다면 아마 DS 극강의 게임이 탄생했을 거라 자부합니다. 참고로 이 Wi-Fi 문제는 뒤에 디즈니와 합작한 '메테오스 디즈니 매직' 에서 해결되었습니다. 이쪽은 DS를 눕혀서 하는 대신 블록 크기가 커지고 가로 이동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사운드가 막장으로 변하고 게임 스피드가 느려서 긴장감이 없습니다. 취향 차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메테오스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ㅎㅎ
메테오스는 발매 당시 초기 닌텐도 작품에 밀려 전혀 빛을 보지 못했다가 한참 뒤늦게 입소문을 타고 명작이 된 케이스입니다.그 때문에 Q 엔터테인먼트의 실적은 그리 크지 않았고 이후 XBOX360으로 후속인 '메테오스 워즈' 를 낸 뒤 관련 소식이 전혀 없습니다. 메테오스 워즈 자체도 터치의 손맛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평가가 낮았죠.결국 이제는 거의 묻히기 일보 직전의 메테오스이지만 언젠가는 부활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물론 좀 무섭긴 하네요. 저에게 메테오스는 '손이 떨어지지 않는' 혹성이니까요. ㅎㅎ;
스크린샷은 일본판입니다만 북미판이 존재합니다. 북미판으로 하실 분은 북미판으로, 일본판으로 하실 분은 일본판으로 즐기시면 되겠습니다. ^-^
아직까지 공식 홈페이지가 살아있다. (http://planetmeteos.com/index.html) 내가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
~평점~
←높다 낮다→
S V A B C D E F (C가 보통)
게임성 : V
이만큼 바쁜 퍼즐도 흔치 않습니다. 누구나 빠져들 수 있는 좋은 게임입니다.
난이도 : A
난이도를 별로 조절이 가능한데, 4개부터 급격히 어려워집니다.
인터페이스 : A
메뉴도 알기 쉽고 조작법도 재미있고 친절합니다. 노가다하는게 재밌을 정도ㅎㅎ아쉬운건 역시 Wi-Fi죠.
그래픽 : C
게임 그래픽만 조금 튈 뿐 모두 무난하지만 초기라서 패널티가 좀 있네요.
사운드 : V
그야말로 미친 사운드입니다.
소장가치 : A
열거 다 열어도 즐길 게 풍부합니다. 역시 Wi-Fi때문에 조금 깎습니다.
총평 : V
그야말로 DS의 다이아몬드입니다. 적극 추천!
p.s : 하늘색 글씨가 뒷문단까지 덮어버리는 오류가 발생하여 몇번이고 수정을 하네요; 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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